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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유니콘' 꿈꾸던 이재웅...'타다 금지법'에 막혀 쓸쓸한 퇴장

타다 금지법 밀어붙인 정부에 마지막까지 쓴소리

2020-03-13테크M 남도영 기자

이재웅 쏘카 전 대표 / 캐리커쳐 = 테크엠

"어찌 됐든 졌다. 뭘 해도 안됐다."

13일 이사회에서 쏘카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후임 박재욱 대표에서 자리를 넘겨 준 이재웅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며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제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제는 다음 세대에게 문제 해결을 맡겨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쏘카는 타다의 독립법인 분사도 철회했다. 렌터카 기반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다음 달 11일 잠정 중단된다. 회사 측은 타다 드라이버에게 이런 사실을 공지하고 관련 사업을 담당하던 파견 사무직에게 권고사직을 요구하는 등 사업 축소 수순을 밟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타다는 독립법인으로 가는 꿈, 또 하나의 유니콘으로 가는 꿈을 접는다"며 "회사는 분할을 취소하고 어떻게든 다시 쏘카와 힘을 합쳐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쏘카 대표로 10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포털 사이트 '다음'의 창업자 이재웅 대표는 초단기 렌터카 대여 서비스 '타다'를 내놓으며 국내 모빌리티 산업 혁신을 주도했다. 타다는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며 입소문만으로 출시 1년5개월 만에 이용자 170만명과 타다 드라이버 1만2000명을 거느린 서비스로 성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택시 중심으로 모빌리티 제도화를 추진하며 타다의 법적 근거를 제한하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시도했고, 지난 6일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전 대표는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킨 정치권과 국토교통부를 향해 마지막으로 울분을 토했다. 그는 그동안 타다 문제를 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고위공무원 등과 거침없는 설전을 펼쳐왔다.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그의 직설화법을 통해 타다 이슈가 '혁신 대 반(反)혁신' 프레임을 형성하며 공론의 장으로 올라왔다. 이 전 대표는 모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섰으나 결국 택시산업 보호를 앞세운 정부와 정치권의 견고한 벽에 가로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민간에서 일해본 경험도 없고 경제나 산업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면서 경제부처를 책임지고 있는 국토부장관을 포함한 경제관료들은 상생과 타협을 이야기한다"며 "더 이상 어떤 상생을 해야 이 나라에서 기업을 하고 혁신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수많은 드라이버들에게 사정하고 사과하고 대규모 적자를 무릅쓰고 한달이라도 더 운행해서 그분들 생계를 도우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택시 혁신을 위해서 타다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밀어붙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잘못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에게는 최소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마지막까지 타다 금지법 통과에 대한 아쉬움 마음을 전했다. 입법으로 타다를 금지시키며 모빌리티 혁신을 정부가 그려 놓은 택시 기반 사업에 가둬놨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 투자하려던 투자자들에게도 나쁜 메시지를 줬다는 것.

그는 "이제는 모빌리티 혁신을 정부가 그리는 그림대로 택시기반으로 이루는 방법밖에 없는데 모빌리티 혁신을 택시 혁신이라고만 본 이 정부의 단견이 아쉽다"며 "다른 여러나라처럼 모빌리티 혁신을 과감하게 허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제도권내에서 하는 타다 같은 시도는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규제할 부분이 있으면 규제하면 될텐데 가장 나쁜 입법으로 금지시키는 선택을 한 정부는 혁신을 꿈꾸는 많은 이들은 물론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아주 나쁜 메시지를 줬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다"며 "타다에 환호했던 170만 이용자들의 성원도 눈에 밟히고, 몇대 안되는 타다어시스트에 환호했던 교통약자들의 응원도 눈에 밟힌다"고 심경을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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