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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내다본 테크핀 세상... 이준호의 '뚝심'이 만들어낸 '게임체인저' 페이코

2020-03-13테크M 이수호 기자

NHN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소개 이미지 /사진=NHN 제공
NHN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소개 이미지 /사진=NHN 제공

#게임사에서 종합인터넷 기업으로 #네이버-카카오 안무서워 #이제는 금융플랫폼 

 

네이버와 결별한 뒤, 네이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NHN. 게임포털 한게임을 운영해 그냥 게임사 아니야라는 시선을 받던 NHN이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를 통해 핀테크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3등 간편결제서비스 도대체 누가 쓰냐'는 핀잔이 무색하게 어느덧 누적 결제 이용자가 1000만명, 연간 거래액은 6조원에 달하는 메이저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뻥튀기' 할 수 없는, 진실한 숫자 월간순이용자(MAU)수도 410만명에 달한다. 어느덧 생활 속 서비스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특히 페이코는 간편결제하면 떠오르는 스마트폰을 많이 팔기 위해 개발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자기들의 플랫폼인 포털 네이버와 메신저 카카오톡의 '락인(이용자를 가두는 것)' 극대화를 위해 등장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출시 후 지난 5년간, 단말이나 별도의 플랫폼 없이도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묶는 '콘텐츠 트리'를 만들어냈다. 아무것도 없던 페이코가 5년간의 투자 끝에 스스로 플랫폼이 된 것이다. 올해부터는 핀테크의 대명사로 불리는 토스와 같은, 핀테크 서비스 선두주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페이코의 등장… 게임사가 그걸 왜? 

네이버와의 분리 이후, 한게임을 앞세운 게임사였던 NHN이 지난 2015년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내놨다. 주변에서는 '게임사가 도대체 왜 결제 서비스를 하는거야'라는 말이 나올만도 했다. 하지만 이준호 NHN 의장은 네이버와의 결별을 선택하면서 게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IT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간편결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출시부터 온오프라인 겸용 서비스를 지향한 페이코는 모바일 단말제조사와 플랫폼 제약없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ID 등록으로 결제가 가능하게 했다. 이후 지난 2017년 물적 분할을 결정, 그해 4월부터 페이코 주식회사로 독립해 신사업 확장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페이코의 온라인 가맹점은 약 10만개다. 특히 결제 업무를 지원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사) 한국사이버결제를 관계사로 직접 두고 있어 운영효율이 남다르다. 국내 6대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페이코 가맹점이 아니어도 페이코를 통한 결제를 가능하게 했다. 오프라인 가맹점 역시 8만개에 달한다. 삼성페이의 MST 결제방식을 탑재해 전국 270만개 매장에서 페이코로 결제할 수 있다. 가맹점 숫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이미 전국 대부분 매장에서 페이코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페이코는 지난 2016년 12월 최초로 월거래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2018년 5월 분기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1월에는 연간 거래액 4.5조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4대 간편결제서비스로 거듭난 것이다. 

페이코의 급성장 덕분에 NHN은 단순 게임사업자에서 종합 IT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게임서비스 외에도 음원서비스인 벅스, 여행업체 여행박사, 예약대행업체인 티켓링크, PG사인 한국사이버결제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분야를 확장했다. 아울러 중고나라와 티몬 등 다양한 커머스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며 관계사로 엮어 일종의 '콘텐츠 트리'를 완성했다.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톡처럼 중심이 되는 플랫폼 없이도, 각 분야의 서비스를 페이코로 연결했다. 종합 인터넷 기업으로의 밑그림을 완성한 것이다.

이는 네이버의 창업멤버로 오늘날 네이버 검색의 기틀을 다진 이준호 NHN 회장의 뚝심있는 투자의 결과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이 중심이 되는 인터넷 세상을 5년전부터 내다보고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온 결과"라며 "NHN은 페이코 출시 첫해 500억원이라는 거액의 마케팅비를 투입한 이후, 매년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페이코 활성화에 사활을 걸었다. 덕분에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전국민의 모바일 지갑을 구현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NHN 회장 / 사진=NHN 제공
이준호 NHN 회장 / 사진=NHN 제공

◆페이코는 더 무서워진다…목줄 풀린 핀테크+자체 클라우드까지

증권가에서 올해 페이코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핀테크 규제완화 덕분이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향후 토스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가치평가가 지속적으로 상향돼 페이코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데이터3법 통과로 중금리 맞춤 대출,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능해져 잠재가치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핀테크 업계에선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와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연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전면 시행될 경우, 페이코는 지금까지 NHN 서비스를 묶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진출할 예정이다.

기존 페이코 송금 서비스 외에도 ▲신용등급 조회 ▲보험 추천 ▲맞춤 대출 추천 ▲청구서 조회 및 납부 ▲외환 등 신규 금융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당장 올해 생애주기별 금융상품 추천서비스 외에도 금융사의 핵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돼, 다양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졌다. 

이밖에도 페이코는 최근 비대면 주문서비스 '페이코 오더' 가맹점을 1만곳 확보했다. 동시에 페이코 식권 서비스도 700개 기업에 공급하는 등 결제를 기반으로 한 신규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NHN은 이 모든 사업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자체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안정성 측면에서도 타사 대비 경쟁력이 높다. 

동시에 그간의 외형적 성장을 위한 투자로 좋지 않았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더욱 공격적인 신사업 추진도 가능해진다. 지난해 NHN의 핀테크 비즈니스 손실액은 약 38억원이었다. 매년 적자규모를 줄여오던 페이코가 드디어 올해 최초로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처가 크게 확장되면서 당분간 수익화 모델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페이코의 적정 기업가치는 1.6조원으로 추정되며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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