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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시선] 넷마블 방준혁의 야심작 'A3'가 반드시 성공해야하는 이유

철옹성 '리니지' 넘을 열쇠는 융합장르, 자회사 기살리기도 중요해

2020-03-10테크M 이수호 기자

/사진=넷마블 제공

기자 중심의 뉴스를 지향하는 테크M이 새로운 기획기사를 선보입니다. 한 이슈에 대해서 IT전문기자 세명이 서로 다른 시선에서 이슈를 분석하는 '세가지시선'입니다. 이슈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각을 독자분들께 전달하기 위해, 기자들은 사전 논의 없이, 각자의 시각에서 이슈를 분석합니다. 사안에 따라 세명의 시선이 모두 다를수도, 같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시각이 살아있는 세가지시선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리니지를 엎어야 산다 #대세는 융합장르 #자회사 기살리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장르, 일 최대 100억원 매출을 거둬들이는 게임업계의 황금알 MMORPG. 국내에 처음으로 모바일 MMORPG 게임을 내놓은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새해부터 '탈 MMO' 행보에 나서며 업계 관심이 쏠린다.

모바일에서 아이템 구매를 통해 캐릭터를 키워 전장을 나서는, 일종의 MMO 흥행 공식을 만든 방 의장이다. 하지만 경쟁자이자 오늘날 국내 게임시장을 석권한 엔씨소프트에게 MMORPG 시장을 통째로 내주면서 그가 약속한 2020년 연매출 5조원 달성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렇게 '탈 MMO'의 행보가 시작됐다.

◆방준혁이 개척한 MMORPG 시장…일 100억 시장으로 '껑충'

애니팡으로 촉발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지난 2014년 네시삼십삼분(4:33)의 '블레이드'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 액션 RPG 중심의 시장이 됐다. 이때를 기점으로 게임시장의 주도권은 PC에서 모바일로 완전히 넘어간다.

이후 '레이븐'과 '히트' 등 화려한 그래픽을 탑재한 RPG들이 잇따랐지만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게임을 즐기는 모바일 MMORPG는 당시만해도 중국산 게임들을 제외하면 국내에선 전무했다. MMORPG는 PC 온라인게임처럼 친구와 함께 한 화면에서 RPG를 동시에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대용량 서버가 필요했고 스마트폰 발열 등 기술적 난제가 산적했다. 

당시 방 의장은 경쟁을 통해 '남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이용자의 특성을 정의하고 100억원 이상의 거액을 투입해 첫 MMORPG 개발에 착수했다. 한데 모여 경쟁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용자들의 게임 몰입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고, 아이템 거래의 활성화로 제품수명주기(PLC)를 늘리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16년 12월 출시 첫날 7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한달이 지나선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고, 1년만에 1조원을 거둬들이며 국내 모바일게임의 모든 역사를 새로 썼다. 이를 통해 넷마블은 2017년 코스피에 입성, 시총 13조원에 달하는 게임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넷마블의 성공을 본 모든 게임사들이 일제히 MMORPG 개발에 착수했고, 현재는 MMORPG 시장의 일매출 규모가 약 50억~100억원 규모로 형성되며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집어 삼켰다.

◆방준혁이 깔아놓은 판인데… 과실은 김택진 몫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 후, 약 반년간 누구도 넷마블을 넘보지 못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가 2017년 6월, 첫 자체제작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을 내놓으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화려한 그래픽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달리, 리니지M의 그래픽은 단조롭지만 PC게임 리니지의 올드 이용자를 그대로 모바일로 흡수했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PC와 모바일을 혼용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공식화하면서 PC게임판을 모바일로 옮겨버렸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주 매출원인 3040세대가 고스란히 리니지M으로 이동하면서 넷마블의 매출 감소가 본격화됐다. 이를 만회하고자 등장한 넷마블의 신작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제외하면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와 반대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에 이어 리니지2M까지 출시하며 일 100억원 시장을 통째로 먹어버렸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시장을 주도하던 2017년 하반기, 넷마블 주식은 17만원대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금은 주당 9만원선으로 3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반대로 엔씨소프트는 2017년 6월 리니지M 출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주식도 주당 21만원에서 66만원으로 3년만에 3배 뛰었다. 방준혁이 깔아놓은 MMOPRG 판을 김택진이 고스란히 가져가며 대장주 자리도 뺏어간 셈이다. 

◆MMO에 배틀로열을 더하다…방준혁의 승부수 

지난해 단 한차례의 기자간담회도 열지 않고 내실다지기에 주력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새해 들어 처음 꺼낸 카드는 'A3:스틸얼라이브'다. 넷마블의 장기인 화려한 액션그래픽의 MMORPG와 배틀로얄 콘텐츠를 섞은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리니지M과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을 뒤섞은 것이다. 이는 기존 넷마블의 핵심 유저층인 1020 뿐만 아니라,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까지 모두 잡겠다는 의지다.

모처럼만의 신작인 만큼, 100억원대 이상의 마케팅비가 투입될 공산이 크다. 실제 방준혁 의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행사장에서 "PC 게임 때도 MMORPG에서 산업이 정체됐는데 모바일 게임도 장르로서 MMORPG는 한계에 와버렸다"며 "이제부터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야 하며 다양한 융합 게임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3에 담긴 숨은 키워드…'자체 IP+자회사 기살리기' 

넷마블의 올해 첫 신작 A3:스틸얼라이브에는 융합장르라는 특성 외에도 두가지 숨은 의미가 있다. 먼저 A3 스틸얼라이브는 로열티를 주고 구입한 것이 아닌 순수 자체 IP다. 이 게임은 지난 2002년 출시된 넷마블의 PC 온라인 게임 A3를 모바일 MMORPG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자회사 이데아게임즈가 개발했다.

현재 넷마블의 흥행작으로 꼽히는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은 모두 타사 또는 해외 인기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이에 따른 로열티 부담으로 넷마블은 경쟁사에 비해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3분기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은 13.6%로 넥슨(46.6%), 엔씨소프트(32.4%)보다 낮았다.

또하나는 연이은 흥행작 부재로 침체에 빠진 개발자회사의 기살리기라는 측면이다. 개발을 맡은 이데아게임즈는 여러가지로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한 넷마블네오와 비슷하다. 넷마블네오는 부침을 겪으며 흥행작을 내지 못했던 개발사 3곳이 하나로 합친 융합시너지를 통해 흥행작을 발굴했다.

이데아게임즈 역시, 지난해 4월 넷마블블루와 이데아게임즈가 합병을 통해 만들어진 신설 회사다. 양사 모두 수년간 흥행작을 발굴하지 못해 절실함이 남다르다. 지난해 순손실도 50억원에 달한다. 반드시 성공해야 생존할 수 있다. 

아울러 '방준혁 키즈'라 불렸던 창업공신 유석호, 배봉건, 김홍규 등이 모두 회사를 떠나 A3:스틸얼라이브의 흥행을 통해 새로운 인물이 리더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넷마블 내부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조직 축소와 코웨이 인수 등으로 개발 조직 전반이 위축된 데다, 김건을 제외한 핵심 공신들이 모두 회사를 떠나 새로운 리더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A3:스틸얼라이브 흥행을 통해 올해 주요 개발사의 상장 및 개발 동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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