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e스포츠를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 중인 SK텔레콤이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SK텔레콤는 8일 싱가포르의 싱텔, 태국의 AIS와 함께 아시아 주요 지역 8억명의 게이머를 대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게임 플랫폼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사는 동일한 금액을 투자해 합작회사에 대한 지분과 권리를 똑같이 갖기로 합의했으며 연내 관련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한다.

이번 합작회사 설립은 지난해 2월, SK텔레콤과 싱텔이 체결한 'e스포츠 게임 공동 사업' 파트너십에 따른 후속 결과물이다. 이로써 SK텔레콤은 세계 21개국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싱텔에 이어 태국 최대 통신사 AIS를 사업파트너로 초대해 아시아 주요 지역에 신사업 전초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SK텔레콤과 싱텔, AIS는 게임 서비스 및 e스포츠를 신사업으로 주목하고 장기간 준비해온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통신사들이 이례적으로 이동통신이 아닌 신사업으로 손을 맞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합작회사,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 및 e스포츠 미디어 콘텐츠 제공

3사는 합작회사를 통해 ▲게이머 대상 전문 커뮤니티 ▲e스포츠 연계 사업 ▲게임 미디어 콘텐츠 사업 등을 우선 추진한다. 게임을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보는 게임' 등 게임 플레이 외적으로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가장 먼저 추진하는 서비스는 게임 산업 킬러 서비스로 자리잡은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다. 3사는 국경과 장르를 넘어 게이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전문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를 허브로 삼아 다른 연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2년 3조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 예상되는 e스포츠도 합작회사의 핵심 사업 영역이다. SK텔레콤은 인기 e스포츠 구단 'T1'을 보유하고 있으며, 싱텔과  AIS 역시 각국에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등 저변을 꾸준히 넓혀왔다. 

3사는 e스포츠 산업 내 각자의 위상을 활용한 다양한 연계 사업을 모색할 예정이다. 5G를 통해 e스포츠 경기를 가상현실(VR) 생중계를 하거나 여러 프로게이머 시야를 멀티뷰로 중계하는 등 한국에서 상용화된 다양한 방식을 해외 팬들에게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3사는 게임, e스포츠를 통해 나오는 경기 영상이나 프로게이머를 주인공으로 하는 게임 미디어 콘텐츠 등을 게이머들에게 제공하는 등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3사 CEO, 원격 화상회의 통해 계약서 서명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를 1년에 걸쳐 준비하며 심혈을 기울여 왔다. MWC2020 취소 등 최근 대외 환경에 따라 프로젝트가 지연될 위기도 있었으나, 3사는 글로벌 위기를 첨단 ICT로 극복하자고 뜻을 모아 일정 변경 없이 신속하게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위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추아 쿵 싱텔 CEO, 쏨차이 AIS CEO는 서울-싱가포르-방콕을 잇는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만났다. 박 사장은 지난 5일 저녁 서울 을지로 T타워 집무실에서 화상회의 솔루션을 활용해 회의를 진행, 계약서에 서명했다. SK텔레콤이 합작회사 설립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 계약을 원격으로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호 사장은 각국 CEO들에게 "글로벌 유력 회사들이 힘을 모아 세계 경제에 활력을 높이는 것이 글로벌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위기를 사회 진화 계기로 전환할 수 있도록 5G, AI 등 첨단 ICT를 활용한 슬기로운 협력을 함께 추진하자"고 전했다.

이에 공감한 다른 CEO들은 "직접 만날 수는 없으나 화상회의를 통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어 기쁘다"라면서 "3사가 서로 다른 역량과 강점을 융합한 대표 협력 사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임수 기자 imsu@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