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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4년만에 주가 2배…경험 많은 '아재'들은 달랐다

2020-02-13테크M 허준 기자

여민수(왼쪽부터)·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카카오 제공

 

#4년만에 주가 2배 #카카오는 이제 블루칩 #연매출 3조, 영업이익 2000억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해 '잡주'라고도 불렸던 카카오 주식이 다음+카카오 합병 시점인 지난 2014년 이후 무려 6년만에 주당 18만원선을 돌파했다. 13일 12시 현재 전일대비 5%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15.5조원으로 하루새 7000억원이 더 쌓였다.

카카오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실적이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광고서비스 '톡보드' 덕분에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2066억원에 달하며 183%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이같은 호실적은 지난 2018년 부임한 여민수 대표와 천재 디자이너 조수용 대표의 '아재 리더십'의 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돈 못벌던 카카오, 절반의 성공에 그친 30대 CEO 체제 

지난 2016년 11월, 카카오의 주가는 7만원까지 폭락했다. 지난 2014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당시 주가는 20만원. 통합 카카오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다.

당시 카카오의 주가가 끝없이 밀려났던 이유는 30대 최고경영자(CEO) 임지훈 대표가 주도했던 신규 사업에 대해 투자업계의 기대감이 낮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와 내비로 대변됐던 모빌리티 사업은 '밑빠진 항아리'로 전락했고, 그나마 수익을 내던 카카오게임하기 역시 부침을 거듭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 대표는 온오프라인 연계사업(O2O)에 몰두했다. 프로젝트 당 30~40여명의 인력이 할당됐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했다. 

음원서비스 '멜론'에 대한 영업이익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도 당시 주가 불안의 원인으로 꼽혔다. 2016년 당시, 멜론을 도려낸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은 단 8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카카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봐도 85.10배(와이즈에프엔 기준)에 달한다. 이 당시 네이버의 PER는 33.7배다. PER는 기업이 한 주당 얼마의 순이익을 냈는가를 판단하는 주당순이익(EPS)을 기업이 발행한 주식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EPS가 평균 수준인 반면 주가가 비싼 경우에 PER가 높게 나타난다. 당시 순이익보다 주가가 높다는 의미인 만큼 카카오의 주가 하락은 신사업 기대감이 빠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카오 브랜딩 뿌리내리기 성공…이제 주당 20만원 노린다 

그렇게 2년6개월의 임지훈 체제가 마무리된 이후, 새롭게 부임한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의 키워드는 확장보다는 생존에 가까웠다. 사실 투자전문가로 명성을 떨쳤던 전임 CEO와 달리, 두 사람 모두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브랜드 전문가라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의아해 했다. 통상 공동대표 체계에선 1명이 경영을 총괄하고 다른 1명이 투자나 마케팅·연구를 총괄하는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 

이로인해 당시 관련업계에선 60여개로 늘어난 계열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합 카카오' 브랜딩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두 공동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두 사람은 포털과 콘텐츠 외에도 금융까지 범위가 대폭 확장된 카카오 개별 사업의 뿌리를 내리는데 집중했다. 대표적으로 멜론 외의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웹툰서비스의 유료화를 주도하며 카카오페이지를 안착시켰다. '기다리면 무료'라는 카카오만의 독창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며 매년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일궈냈다. 

카카오택시와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한 곳으로 모은 카카오T의 성과 역시 두 공동대표의 작품이다. 카풀로 인해 택시업계와의 갈등은 여전하지만 카카오T 자동결제 이용자를 통해 카드 데이터를 확보했고 카카오 전기자전거도 내놓으며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 올해는 증권시장으로도 보폭을 확장하고 있다. 

여민수 대표의 장기인 광고 플랫폼 매출도 꾸준히 성장해 어느덧 카카오의 최고 먹거리인 톡비즈로 우뚝섰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일평균 5억원의 매출을 발생하고 있고 광고주는 만여개를 넘어선 상황이다. 올해 톡비즈 매출 목표는 무려 1조원이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취재 後>

51세 여민수, 47세 조수용은 관록의 사나이들이다. 혁신과 거리가 먼 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여민수 대표는 광고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다. 김범수 의장과는 2000년부터 NHN 시절에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6년 9월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광고사업 총괄부사장을 맡아 카카오의 최대 약점이었던 광고매출을 늘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유명 가수와 결혼해 더욱 주목을 받았던 조수용 대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브랜드디자인 전문가다. 2003년 NHN에 합류하며 김범수 의장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 10월에 JOH를 경영하다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브랜드를 총괄했다. 두 사람은 한달 간격으로 카카오에 합류했고, 각각 광고와 브랜드로 특화돼 있긴 하지만 브랜드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임지훈 전 대표시절에 입사해 카카오 브랜드를 다듬고 키우는데 손발을 맞췄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렇게 호흡을 맞춘 지 벌써 2년. 아재 리더십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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