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일본 포털업체인 야후재팬이 경영 통합을 공식화했다. 이로써 한국과 일본 대표 정보기술(IT)기업이 손잡고 1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일본 포털업체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ZHD)는 18일 경영통합을 위한 자본제휴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와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CEO는 이날 오후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의 경영자원을 집약해 일본과 아시아로부터 세계를 리드하는 AI(인공지능) 테크(기술) 업체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사장은 "야후와 라인은 형제회사로서 동등한 경영통합을 한다"며 "럭비에서는 원팀(ONE TEAM)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도 여기에 편승해 최강의 원팀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데자와 라인 사장 역시 "오늘 서로 손을 잡고 더욱 높은 곳을 목표로 하기 위해 굉장히 큰 결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두 회사는 통합 회사의 비전으로 'AI와 인터넷 기술을 통해 보다 풍요롭고 편리한 생활을 창조·제공한다'를 제시했다.

일본 노동인구 감소에 대비해 생산성을 높이고 자연재해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일본과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AI 기술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양사는 이번 합의에 따라 라인 지분의 72.6%를 보유한 한국 네이버와 Z홀딩스 지분 44.6%를 갖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아 내년 10월까지 경영통합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번 통합으로 인터넷 기반 검색서비스, 대화 응용프로그램, 인터넷 쇼핑몰, 금융을 아우르는 1억명 규모의 거대한 디지털 플랫폼이 탄생하게 됐다.

Z홀딩스와 라인의 매출 총액 합계는 약 1조 1600억엔(약 12조 4200억 원)이다. 일본 IT 기업 라쿠텐(?天)을 넘어서는 수준을 일본 내 주요 인터넷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라인은 월간 실사용자(MAU) 수가 8000만명에 이르는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최대 검색 엔진 야후재팬 이용자는 5000여만명에 달한다.

이번 통합 결정에 대해 IT업계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10년 내 한·일 양국 사이에서 일어난 경제협력 중 가장 의미가 큰 사례"라며 "시가총액 30조원을 넘는 일본 1위 인터넷 회사로 발돋움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같이 공략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수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