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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테크리뷰] 역대 최강 축구팀 2009 바르셀로나, 네트워크 과학으로 강점과 약점 찾아내

2019-10-19김지현 인턴기자

2009-2010시즌 당시 바르셀로나의 (왼쪽부터) 부주장 사비, 감독 과르디에롤라, 주장 푸욜. 사진제공 바르셀로나 공식홈페이지

스페인의 하비에르 불두 교수 연구진이 축구 역사상 ‘최강의 팀’이라 불리는 2009년의 FC 바르셀로나(FC Barcelona)를 분석했다. MIT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이 연구진이 사용한 분석법은 네트워크 과학(Network science)이다. 연구진은 각각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점으로 표기하고, 선과 교점을 만들어 선수들끼리의 연관성을 파악한 뒤 바르셀로나의 플레이 스타일에서 비롯해 강점과 약점에 관해 분석했다.

과거 축구팀 분석은 선수들의 패스, 슛 횟수 같은 기본 지표를 기록해 실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 지표를 통해서는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깊이 있게 파악하기가 어려워, 축구 분석가들은 더 나은 분석 방법을 찾았다. 이런 과정에서 산불과 질병 확산 연구에 주로 사용되는 네트워크 과학을 축구 분석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불두 교수 연구진은 네트워크 과학을 활용해 2009년 바르셀로나를 분석했다. 2009년 바르셀로나는 축구 역사에서 ‘최고의 팀’이라 평가받는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비롯해,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 스페인 슈퍼컵, 코파델레이, 클럽 월드컵까지 최초로 6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불두 연구진은 바르셀로나 선수를 점으로 표기하고, 선수들끼리 서로 패스를 할 때마다 링크를 만들었다. 패스 횟수가 늘어날수록 선수들 사이의 링크가 강해졌다. 이를 선 굵기로 표현했다. 바르셀로나는 선수들이 공을 오래 소유하고, 선수 사이 간격이 좁은 특징을 갖고 있다. 좁은 간격을 이용해 짧은 패스를 위주로 공격을 전개한다. 이러한 바르셀로나 축구는 ‘티키타카’로 불린다. 이러한 바르셀로나의 플레이 특징이 네트워크 과학을 통해서 더 세밀하게 분석됐다. 이 같은 플레이 분석을 통해 연구진은 바르셀로나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냈다.

2009-2010 시즌 당시 바르셀로나 공격수 (왼쪽부터) 메시, 이브라히모비치, 앙리. 사진제공 바르셀로나 공식홈페이지

연구진에 따르면 2009년 바르셀로나는 중앙에 위치한 선수들을 거친 뒤 플레이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즉 중앙 미드필더 선수가 볼배급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다른 팀과 비교해 중앙 플레이 시간이 길었다. 또 당시 바르셀로나 선수들 중에서는 사비(Xavi)가 가장 높은 중심성을 보였다. 즉 사비가 중앙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에 맞게 중앙에서 플레이를 많이 펼쳤으며, 동료들에게 볼배급을 가장 많이 했다. 사비와 함께 중앙에 위치한 부스케츠, 이니에스타도 동료들에게 짧은 패스를 정확하게 구사했으며, 볼 키핑력도 좋아 상대에게 볼 소유권을 잘 주지 않았다. 중앙에서 호흡을 맞춘 이 세 명의 선수는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바르셀로나 축구의 핵심이었다. 이 당시 바르셀로나는 2009-2010 시즌 기준 경기당 6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즉 상대팀에 비해 약 2배 가량 볼을 가지고 있었다.

높은 점유율 축구를 보인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로부터 도출된 강점은 상대팀 수비진의 체력 소모를 가중시켰다. 상대팀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공을 뺏기 위해 적극적으로 압박에 나선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볼을 자신들이 최대한 소유하려고 하고, 실제로 잘 뺏기지 않았다. 상대팀에게 공격 기회를 잘 주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상대팀은 볼을 뺏으려 압박을 하다가 오히려 체력을 소모하며, 바르셀로나에 빈틈을 제공했다. 체력이 소모되면 선수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고, 벌어진 간격은 공격적인 패스를 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준다.  바르셀로나는 이렇게 자신들이 볼을 소유하다가 빈틈을 노리고, 정확하게 동료에게 'Killer pass(킬러 패스)'를 전달해 골을 만들어낸다. 메시를 비롯해 골 결정력이 뛰어난 공격수도 보유해, 바르셀로나의 높은 점유율 축구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바르셀로나 축구는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어 다른 팀도 흉내 낼 수 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만큼 좁은 간격에서 정확한 패스, 볼 소유, 호흡 등을 보여주기가 힘들어, 이들의 전술을 똑같이 구사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 바르셀로나 플레이 스타일을 짧은 기간의 호흡으로 흉내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2009-10시즌 바르셀로나에서 1000분 이상 뛴 선수 10명 중 7명(사비, 푸욜, 발데스, 이니에스타, 메시, 부스케츠, 페드로)이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을 거쳐 탄생한 선수들이다. 그만큼 오래 호흡을 맞춰 왔다는 얘기다.

2009-2010시즌 당시 메시. 사진제공 바르셀로나 공식홈페이지

반면 연구진이 밝힌 바르셀로라 약점은 팀 중심으로 분포한 주변 선수들의 분산력이 증가할 때 발생한다. 즉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서로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퍼져 나갈 때 실점률이 증가했다. 이로부터 상대팀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선 중앙에 위치한 바르셀로나 선수들 간의 간격을 넓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약점은 상대 팀의 수준 높은 압박과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라는 조건이 같이 발생할 때 나타난다.

하지만 전방부터 상대팀을 압박하는 게겐 프레싱(Gegen Pressing) 같이 수준 높은 압박을 구사하려면 바르셀로나의 높은 점유율 축구만큼이나 조직력이 뛰어나야 한다. 또 짧은 시간 동안 볼을 소유한만큼 몇 안 되는 기회를 꼭 골로 연결시켜야 바르셀로나를 이길 수 있다. 앞선 두 조건을 만족시키기는 상당히 어렵다. 이런 이유에서 당시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이들의 플레이를 저지하고 승리할 확률은 극히 낮아진다. 2009-2010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는 38경기 31승 6무 1패를 기록했다. 1패는 2010년 2월 14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기록했다.

 

김지현 테크엠 인턴기자 jihyunsports@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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