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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반도체 소재 대체 두달이면 된다. 여름 휴가를 못가는게 아쉬울 뿐"
100년에 한번 있을 일 벌어져, 한번 바꾸면 다시 일본 업체거 못써
질문: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까요?
S그룹 반도체 엔지니어 답변: 여름 휴가를 못가게 됐다는 정도?
일본 수출 규제가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공식적으로는 명쾌한 대답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정치적 갈등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수출 규제를 단행한 소재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 S그룹의 반도체 엔지니어의 답변은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속된 말로 엔지니어를 갈아 넣는 상황이 되겠지만 두 달 안에 모든 부분이 정상화 될 겁니다. 일본 업체들이 잘 하니까 한 건데 이 정도 상황이 되면 국내나 네덜란드, 독일 업체랑 하면 됩니다. 대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엄청 귀찮고 어려워서 못했던 건데 오너가 바꾸라고 지시를 했으니 합니다.”
S그룹의 엔지니어들은 이미 야전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재 대체라는 총력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한국의 반도체 엔지니어들은 두달간 전력 투구를 하면 대체가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을 설계할 때 소재를 바꾸는 상황은 거의, 아니 아예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며칠만 멈춰도 수천억원의 기회 손실이 발생하는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소재를 바꾸기 위해 2~3개월 동안 라인을 멈추고 소재에 맞춰 2000여개의 공정을 하나하나 조율하는 일은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소재 업체 변경은 막말로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입니다. 일본 소재업체가 더 곤경에 처하게 될 겁니다. 자기 복을 걷어 찬 겁니다. 한번 바꾸기도 힘들지만 다시 되돌리기도 힘듭니다. 오너가 다시 일본 업체 물건으로 돌리라고 하진 않을 거 아닙니까.”
한번 소재 대체가 이뤄지고 나면 일본 업체들이 누렸던 기득권은 반대로 진입장벽이 됩니다. 그동안 한국 업체들이 한국 반도체 회사에 납품을 하지 못했던 것은 반도체 공정 전체를 조정하는 번거로운 일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어쩔 수 없이 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소재에 맞춰 조정을 한 후에는 다시 일본 소재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한국 반도체 업체가 입을 타격은 ‘엔지니어들의 여름휴가 반납’에 그칠 전망이지만 일본 소재업체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칭가스를 만드는 일본 소재업체 스텔라케미파는 마치 현재 상황을 예언이라도 하듯 감사보고서에 ‘비지니스 리스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리스크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을 주주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항목입니다.
스텔라케미파는 “그룹 매출에서 고순도 약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52.3%) 고객사의 상황이 그룹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일부 제품은 수출을 할 때 ‘외환 및 외국 무역법’ 등 제도에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법령 개정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외국환 및 외국 무역법’을 근거로 최대 고객사인 한국 반도체업체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혹시나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해놓은 그 상황이 실제로 발생한 겁니다.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에 사용하는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도쿄오카공업은 더 황당한 상황입니다. 도쿄오카공업은 감사보고서에서 “올해부터 차세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성공해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반도체 회사에 수출을 하기 위해 수천억원을 들여 연구개발을 하고 공장을 지었는데 1년 만에 공장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 JSR은 연구개발비 24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1400억원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재료(디지털 솔루션 사업)에 쏟아 부었습니다. JSR은 “디스플레이 재료 가격이 하락해 매출이 줄었지만 최첨단 포토레지스트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확대돼 전체 매출액은 전분기를 상회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 “최첨단 7-10nm 세대 프로세스를 포함한 첨단 재료 시장에서 글로벌 주요 고객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JSR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중일 분업 체계가 매우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이뤄져 왔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사슬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이런 유산을 한번에 무너뜨린 것에 엔지니어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여름휴가도 못 가고.”
자연 생태계가 그렇듯 기술 생태계 역시 오랜 역사의 누적으로 만들어집니다. 한번 생태계가 파괴되고 나면 원래대로 돌아가기 매우 힘듭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수십년간 이뤄온 반도체 생산의 유산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소재업체 관계자는 “신뢰가 무너진 것은 수출 규제가 해지된다고 해도 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일본 업체의 자리를 노리던 전 세계 소재업체들이 한국 반도체 업체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것일까요?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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