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 움직임을 그대로 흉내 낼 수 있는 로봇 학습법을 개발해 로봇 기술이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김기훈 박사팀이 표면 근전도 신호를 이용해 로봇이 사람 움직임을 유연하게 학습하는 방법을 개발해, 로봇이 마치 축구 선수처럼 떨어지는 공을 트래핑하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등장한 유연한 로봇은 기존 단단한 로봇과 달리 사람 근육이나 관절처럼 유연한 탄력을 가져 새로운 로봇 시대를 열고 있다. 유연한 로봇은 마치 사람처럼 달리고, 점프하며 장애물을 넘고,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유연한 로봇에게 실제 움직임으로 가르쳐 줄 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이다.

KIST 연구팀은 유연한 로봇에게 사람 생체 근육 신호를 이용해 새로운 동작을 직접 가르칠 수 있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사람이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근육의 전기 신호인 표면 근전도 신호를 활용, 로봇에게 자세뿐만 아니라 유연성을 함께 알 수 있도록 해, 사람이 운동을 직접 로봇에게 시연하며 가르칠 수 있게 만들었다.

KIST 김기훈 박사팀은 이렇게 개발한 로봇 학습법으로 로봇이 마치 축구 선수처럼 빠르게 떨어지는 공을 단단한 부분 위에 공이 크게 튀지 않도록 트래핑하는 기술을 학습시키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사람 팔에 표면 근전도 센서를 부착해 위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 위치와 유연성 두 가지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게 했다. 또 빠르게 떨어지는 공을 보고 사람이 직접 로봇에게 시연하며 트래핑하는 방법을 학습시켰다. 이렇게 학습한 로봇은 사람 없이도 떨어지는 공을 능숙하게 트래핑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유연한 로봇 작업을 수학적으로 계획적으로 프로그래밍하지 않고 사람이 직관적으로 직접 학습시킬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로봇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발전시켜 로봇을 생활 속으로 한 발짝 더 가깝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김기훈 박사는 “로봇에게 사람이 갖고 있는 다양하고 능숙한 기술을 학습시킬 수 있어, 앞으로 로봇과 사람이 상호작용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제어분야 국제 저널인 ‘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 최신호(VOL.15, 2월호)에 게재됐다.

[테크M =박응서 기자(gopoong@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