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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기술로 밝아지는 세상①] 시각장애인 눈 대신하는 AI

AI가 사람의 나이와 기분, 문서, 주변 풍경 등을 음성으로 설명해줘

2019-01-08곽예하 기자

2017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총 25만 2632명이다. 무려 25만 명이 넘는 인구가 세상을 또렷이 보지 못하거나 아예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각장애인들은 스마트폰 같은 최신 기기도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는 편견으로 인공지능(AI)이 이런 편견을 허물고 시각장애인들에게 다양한 편리함을 가져다 줄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AI를 기반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작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서비스 ‘씨잉AI (Seeing AI)'를 국내에 소개했다.

씨잉AI는 2017년 MS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출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 앱의 가장 큰 특징은 AI가 카메라를 통해 인식한 사실을 시각장애인 사용자에게 음성으로 설명해 준다는 데 있다.

카메라를 이용해 AI가 주변 사람이 사용자와 얼마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대략적인 나이와 기분까지 설명해 준다. 또 사진으로 문서를 찍으면 내용을 읽어주고, 주변 정경을 찍으면 이를 묘사하기도 한다. 심지어 화폐 단위도 인식해 음성으로 설명한다.

현재 씨잉AI는 한국을 포함해 70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는 영어만 지원한다. MS에 따르면 씨잉AI는 출시 이후 2018년 6월 기준으로 다운로드 수가 15만 건이 넘었다. 또 시각장애인에게 일상에서 500만 건이 넘는 업무를 지원했다.

 

MS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AI기반 앱 ‘씨잉AI’는 인물의 나이와 기분, 그리고 사용자와의 거리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그렇다면 씨잉AI는 어느 정도 정확도를 보일까. 직접 다운로드해 테스트해 본 결과 사람 나이를 인식하는 부분에서 대체적으로 실제 나이보다 낮게 측정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43세 성인 남성을 33살로, 26세 성인 남성을 13살로 측정하기도 했다.

영어로 된 문서는 정확하게 인식해 음성으로 읽어줬다. 하지만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한국어 문서는 인식하지 못했다. MS는 이에 대해 “다른 언어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출시 이후 수시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국내 서비스에는 대표적으로 ‘설리번’이 있다. 설리번은 AI 기반 시각장애인 음성안내 앱으로 작년에 출시했다.

처음 설리번은 씨잉AI처럼 문자인식과 이미지 묘사, 얼굴 인식, 색상 인식 같은 기능으로 시작했다. 이때 이런 기능으로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 시 사용자가 앱 내에서 빠르게 지인과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AI기반 국내 앱 ‘설리번’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출처:투아트)

최근에는 저시력자를 위한 돋보기 기능과 숫자 인식 기능, 빛 밝기 확인 기능을 추가했다. 이는 설리번이 상시적으로 실제 사용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며 개선해 온 결과다. 설리번을 개발한 조수원 투아트 대표는 “씨잉AI는 매우 훌륭한 서비스지만 국내에 서비스 되지 않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씨잉AI의 몇몇 기능을 한국에서 사용하려면 최적화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설리번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시각장애인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최고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나날이 고도화하고 있는 설리번의 AI 신경망도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설리번은 한국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물건이나 주변 환경들을 하나씩 신경망으로 학습해가고 있다. 조 대표는 “1년 정도 지나면 해외 기술로 만든 유사 서비스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수준의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설리번은 시각 보조가 필요할 때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시각장애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각장애인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 할 거라는 고정관념의 벽을 기술로 허물고자 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밖에 구글도 지난해 시각장애인을 위해 AI가 주변 물체나 문자 등을 소리로 알려 주는 앱 ‘룩아웃(Lookout)’을 선보인 바 있다. 구글은 이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AI”라는 의미로 ‘AI 민주화’를 강조한 바 있다. MS와 구글이라는 글로벌 공룡들과 함께 설리번같은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나서준다면, AI가 사회 깊숙이까지 도달할 그날이 더욱 빨리 올 것으로 기대한다.

 

[테크M = 곽예하 기자(yeha179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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