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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근 기자의 게임세상] "밤새 안녕?"...中 리스크에 잠 못이루는' 게임한류'
기자>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정보과학부 서정근 기자의 '게임세상' 코너입니다. 최근 에픽이 밸브와 구글이 장악한 게임 마켓 시장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올해 최대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출시 후 성과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이러한 이슈에 대한 관심을 잠시 덮었던, 중국 정부의 게임 검열 강화 소식에 게임업계가 '잠 못 드는 밤'을 보냈습니다.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게임 마켓을 연 에픽의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요즘 기발한 광고로 한국 게이머들을 도발하는 '포트나이트' 제작사죠.
기자> 네, '포트나이트'는 회원수가 2억명이 넘은 히트작입니다.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놓을 때 구글플레이 마켓에 게임을 입점시키지 않고 삼성 갤럭시스토어를 통해 선출시하고, 갤럭시폰을 쓰지 않는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은 한 달 후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URL을 에픽 홈페이지를 통해 받게 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했습니다.
'탈 구글' 행보를 보인 후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회사 게임들도 함께 담는 게임 마켓 에픽게임즈 스토어 론칭 계획을 알렸습니다.
게임사가 애플이나 구글, 밸브의 게임 마켓을 통해 게임을 판매하면 수익 중 30%를 이들 마켓이 가져갑니다. 에픽은 수수료를 12%로 낮췄습니다.
앵커> 안드로이드 버전을 삼성 갤럭시 스토어에 먼저 낸 배경도 궁금하네요. 그동안 앱마켓 수수료로 30%가 시장 관행으로 자리잡은 배경은 뭔가요?
기자> 갤럭시노트9이 출시될 때 사실 이전 기종에 비해 뚜렷히 달라진 어필 포인트가 없었죠. 한동안 삼성전자가 밀었던 빅스비도 뚜렷한 개선점이 없었구요.
'포트나이트'가 글로벌 저변이 넓은 것을 감안해 게임폰 마케팅으로 포인트를 주려 한 것이죠.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팀 스위니 에픽 CEO가 막역한 사이여서 전격 제휴가 가능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30% 관행이 정착된 것은 초기 글로벌 게임 마켓을 열어간 애플, 구글, 밸브가 다 이 선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개발사들도 OS 홀더들이 담합해 만든 룰을 받아들였으나, 생각해볼수록 돈을 너무 많이 떼이니 억울한거죠.
때맞춰 밸브도 스팀에 입점한 PC게임의 매출이 1,000만달러를 넘어선 후에는 수수료로 매출 25%를, 5,000만달러가 넘어가면 20%를 받기로 정책을 바꿨습니다.
30%가 '불변의 법칙'이 더 이상 아니게 된거죠. 애플과 구글도 마켓 수수료 할인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에픽 스토어 흥행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할 수 있는 에픽 런처에 다른 PC게임을 붙이는 형태로 진행할텐데요. '포트나이트' 흥행이 6개월만 더 이어지면 스토어 붐업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수천만명의 활성 고객이 오가는 장터에 물건을 진열하는게 큰 메리트가 되죠.
다만 휴대폰에 앱마켓을 선탑재하지 않고선 모바일 게임 생태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수수료 인하가 확산되면 개발 생태계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네요. 화제작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100대의 서버로 이용자들을 수용하고 있는데요, 오늘 자정에 체크해보니 이중 49개 서버가 혼잡 상태였습니다. 수십만명의 이용자들이 잠 안자고 게임을 잘 즐기고 있는거죠.
구글플레이 마켓 매출 2위에 올라 있는데, 1위 게임 '리니지M'의 3분기 매출은 2,100억원을 조금 상회했습니다. 일일 평균으론 2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죠. '블소 레볼루션'의 매출은 일평균 20억원을 조금 밑돌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얼핏 들으면 꽤 많은 매출인데, 서정근 기자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기자> PC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는 한달에 매출 100억원씩 벌던 게임이었습니다. 모바일게임 '리니지M'은 7개월만에, '리니지2 레볼루션'은 1년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습니다. '블소 레볼루션'은 두 게임의 성과에는 못 미칩니다.
지금과 같은 흥행규모가 연중 이어지면 연매출 최대 6,000억원이 가능하고, 일정한 하향안정화가 이뤄져도 연매출 3,000억원은 안정권입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4조원을 약간 밑도는데, 이중 '리니지M'이 1조 벌고 다른 최상위 게임 2~3종이 합쳐서 1조원 벌고, 그런 상황에서 '블소 레볼루션'이 또 1조원을 찍는 것은 쉽지 않죠. 잭팟은 가끔 나와야 잭팟이지, 늘 나오면 잭팟이 아닌거죠.
앵커> 그런데 최근 넷마블 주가를 보면 미끄럼틀 타듯 내려오고 있는데요. 대체 왜 그런겁니까
기자> '리니지M'의 초창기 매출에 근접하는 성과를 내주길 바라는 주주들의 '욕망'을 채워주진 못했기 때문이죠. 전교 1등하는 학생이 전국 수석 못했다고 부모가 실망하는 양상이라고 할까요.
'테라M'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일각의 비관적인 전망도 작용한 거 같습니다. 넷마블의 '테라M'의 첫날 매출은 37억원이었던 것으로 저는 파악했는데요, 1년 지나 이 게임의 구글 매출 순위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앵커> 이용자들의 반응, 서 기자의 플레이 소감을 바탕으로 전망해본다면 어떨까요.
기자> 과도한 기대로 인한 실망감, 투자 성과를 바라는 욕망을 걷어내면 게임성 자체는 호평받고 있습니다. 초반 과금설계도 아주 공격적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세력전이 도입된 오늘 이후 매출 상승도 기대해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서두에 말씀하신 게임업계가 잠 못 이룬 사연은 뭐였나요?
기자> 중국 국영방송 CCTV가 지난 주말을 앞두고 보도한 내용 때문이었는데요. 온라인게임 도덕위원회가 인터넷게임 11개에 내용 수정을 요구하고 9개 게임은 '비준'을 불허했다는 뉴스 때문이었습니다.
앵커> 비준을 불허했다면 서비스가 정지되는 게임이 나왔다는 의미인가요? 온라인게임 도덕위원회라는 이름이 낯설게 들립니다만.
기자> 서비스가 정지됐다는 건지, 신규 출시 희망작에 서비스 허가권을 안 내주겠다는 건지 자체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게임이 처분 대상인지도 알리지 않은, 그야말로 단신 뉴스였습니다.
온라인게임 도덕위원회는 공산당 선전부 산하기구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관련 전문가와 학자로 구성된 검열 기구인데, 중국 게임업계도 그 존재 자체를 몰랐던 거 같습니다.
앵커> 그 위원회가 게임 심의를 전담하는 기구가 된건가요?
기자> 중국 문화부가 게임 검열권을 갖고 있다 선전부로 관련 행정이 이관됐는데, 이관 이후 검열 행정 재개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지난 봄부터 서비스 허가 자체를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에선 현지 업체들도 1년 가까이 신작을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선전부가 인터넷게임 검열과 심의, 서비스 허가 업무를 전담하고, 도덕위원회가 콘텐츠 유해성 여부를 심사하는 기능을 맡는 내부 분업체계가 갖춰진 거 같습니다.
앵커> 국내업계가 전전긍긍한 이유가 있겠네요.
기자> 9개 게임 중 한국 게임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아보였기 때문이죠.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위메이드-액토즈의 미르의전설2, 한빛소프트의 오디션 등이 서비스 허가 취소 대상이 됐다면 해당 기업들의 존립 기반이 무너지거나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 소식이 국내 업계에 알려진 건 지난 금요일 밤이었는데, 해당 기업들은 주말이라 중국 협력사와 소통조차 되지 않아 기나긴 48시간을 보내야 했죠.
앵커> 이번 주초 국내 상장 게임사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이 그러한 영향 때문이었군요. 그럼 실제 페널티를 입은 국내 기업들이 있었나요?
기자>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선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의 서비스가 취소되고 왕자영요, 블레이드앤소울, 디아블로, 리그오브레전드 등이 내용수정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돌았는데요.
현 시점까진 다들 멀쩡히 서비스 중이고 내용수정 지시를 받았다는 국산게임들도 그런 통보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토종게임 중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히트작 중 서비스가 중단됐거나 중단을 예고한 게임은 없습니다.
앵커> 참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인데요, 관련해서 이 문제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기자> 중국 정부가 청소년게임에 셧다운제를 도입하고, 기업들에게 서비스 총량 규제를 시행할 계획을 밝혔죠. 인터넷서비스 전반을 옥죄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은퇴했는데, 텐센트 마화텅 회장도 곧 퇴진할 것이라는 루머도 돌고 있습니다.
서비스 허가 발급 정지, 총량규제 여파로 한국게임 현지 진출이 봉쇄된 것도 타격인데, 이미 서비스 중인 한국게임도 검열 강화 리스크로 안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온라인게임 도덕위원회가 포문을 열면서 그 우려가 현실화 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보다 생생하게 부각시킨 것이죠.
다들 "일단 당장 뭐가 없긴 한데, 앞으로 어찌될지 안심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텐센트 본사가 위치한 중국 심천은 텐센트 고액 연봉자가 많이 거주하고 홍콩과 인접하다는 특성 때문에 집값이 서울만큼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무슨 이슈가 생겨서 던전앤파이터나 크로스파이어의 서비스를 중지시키면 텐센트가 대폭 구조조정을 해야 할테고, 심천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파장이 클 겁니다.
중국 정부가 그 정도까지 상황을 몰고 갈 가능성은 높진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불확실성 만큼 높은 리스크는 없지요. 한국 게임산업이 동아시아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북미, 유럽으로 확장하지 못하면 성장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 내몰린 것은 분명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서정근 기자 (antilaw@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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