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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1] 인터넷에서 1분 동안 벌어지는 일

동영상 430만 뷰와 26만 시간 시청, 영상 시대 도래

2018-09-03신다혜 기자

ⓒ큐물러스 미디어
ⓒ큐물러스 미디어

1분 동안 사람 106명이 죽고 새로 250명이 태어난다. 또 2500톤 쓰레기가 쏟아지고, 우주는 4500km 팽창하며, 나무늘보는 15m를 움직인다. 60초에 불과한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렇게 가지각색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1분은 어떨까? 미국 가치투자 전문 매체 큐물러스 미디어는 매년 인터넷 세계에서 1분 동안 일어나는 일을 조사하고 있다. 이메일과 메신저를 비롯해 해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미디어를 선정해 이용량을 분석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구글과 페이스북,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16개 미디어에 모인 사용자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토대로 인터넷 산업 트렌드를 전망했다.

큐물러스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1분 동안 오고가는 이메일 건수는 1억8700만건이다. 1초에 300만건이 넘는 이메일이 오고가는 셈이다. 가입자 3억3600만명을 보유한 트위터에서는 1분에 48만1000건의 트윗이 오간다.

인간과 인공지능(AI) 스피커의 교류도 눈에 띈다. 물론 이메일이나 트위터 같은 사람들끼리의 교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조사에 따르면 1분에 67대의 아마존 에코 AI 스피커가 출하되고 있다. 미국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2017년도 아마존 에코 판매량은 2200만대 이상이다. 2018년도 1분기 AI 스피커 판매량은 구글 홈이 320만대, 에코가 250만대로 구글이 아마존을 뛰어 넘었다. 하지만 아마존은 여전히 전체 AI 스피커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동영상 미디어는 얼마나 이용하고 있을까? 유튜브는 1분에 430만건의 뷰를 자랑한
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는 1분에 26만6000시간에 달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넷플릭스에 접속한 사용자가 1분에 1억5960만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외쳤던 ‘비디오 퍼스트’를 입증하는 데이터다.

아마존 에코를 비롯한 인공지능 스피커의 사용량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아마존 에코를 비롯한 인공지능 스피커의 사용량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년 사이 SNS와 동영상 미디어 급성장

2016년에 조사한 결과와 2018년을 비교하면 검색엔진 구글, 인맥사이트 링크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동영상 플랫폼에서 급격한 이용량 증가세가 눈에 띈다.

인스타그램은 2016년 게시물 수 3만8194건에서 2018년 17만4000건으로 무려 5배 가깝게 증가했다. 인스타그램 성장세는 국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KT그룹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의 ‘2018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전년대비 주요 SNS 이용률이 하락한 가운데 인스타그램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률 수치만 놓고 보면 페이스북이 67.8%, 인스타그램이 51.3%로 페이스북이 앞선다.

하지만 전년 대비 성장세는 인스타그램이 36.4%에서 14.9%포인트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성장세는 여성과 20~30대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여성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이 59.7%로 페이스북 59.4%를 넘어섰다.

특히 동영상 미디어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브 조회수는 지난 2016년 270만 뷰에서 1.7배 증가했으며, 넷플릭스는 2016년 6만9444시간에서 4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불과 2년 만에 달라진 변화다.

이 같은 성장세 덕분일까. 올해 넷플릭스는 콘텐츠 수급에만 약 8조 원을 투자할 정도로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넷플릭스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넷플릭스가 발표한 1분기 매출은 37억달러(약 3조9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또 3개월 동안 74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 가입자가 1억2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넷플릭스가 예상했던 65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시가 총액도 1370억달러(약 146조5490억원)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글로벌 네트워킹 솔루션 기업 시스코는 “올해 세계 인터넷 트래픽에서 77%가 인터넷 동영상 시청에서 발생할 것”이며, “오는 2021년에는 동영상이 전체 인터넷 트래픽에서 81%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세계 동영상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인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산업에서도 ‘메기’로서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만 봐도 성장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앱 시장조사 업체 와이즈앱은 올해 3월, 지난 2년 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모바일 앱 4종에 대한 소비 시간 추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이용한 시간이 257억분으로 이용 시간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톡이 179억분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네이버 모바일 앱과 페이스북이 각각 126억분, 42억분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대항마 네이버TV 약세, 콘텐츠 전략 실패

이는 2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결과다. 지난 2016년 3월 조사에서 유튜브 이용량은 79억분으로 카카오톡 189억분, 네이버 109억분에 밀려 3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는 불과 2년 사이에 3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며 국내 모바일 앱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네이버는 유튜브의 대항마로 지난 2015년 ‘네이버 TV’를 출시했다. 유튜브에서 다양한 1인 크리에이터들이 탄생하고 인기몰이를 하는 점을 간파, 중소 제t작사와 크리에이터들에게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국내 플랫폼이라는 한정된 환경에서는 유튜브가 착실히 쌓아놓은 수많은 글로벌 콘텐츠들을 따라잡기 쉽지 않았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일반인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동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 TV는 일정 구독자 수를 확보한 후에야 일반인이 채널을 운영할 수 있다. 게다가 유튜브에 비해 잦은 광고와 두드러진 광고성 콘텐츠로 인해 시청이 불편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점을 해소하지 못하고 차별화 전략에서도 실패해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설명한다.

네이버는 지난 7월26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2018년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인터넷 시장이 이용자 행태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동영상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이런 위협적인 상황에서 네이버도 동영상 역량을 강화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올 하반기에 블로그에서 동영상을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무비에디터를 출시하고, 동영상 검색 기능 강화, 가상현실(VR) 영상 개선 같은 동영상 콘텐츠 확산에 집중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콘텐츠로 동영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웹툰 IP를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 생방송 퀴즈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콘텐츠 확보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내년까지 스마트콘텐츠에 6000억원 규모로 투자를 확장하면서 공격적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넷플릭스가 추진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전략과 기존 미디어 시장 잠식에 따른 대응책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OTT시장 점령, 미디어 산업에 ‘메기’ 될까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제작과 수급에만 80억달러(약 9조원)를 투자했으며, 700여개의 신규 오리지널 TV쇼와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최근 킹스맨과 올드맨 로건 같은  만화를 제작한 출판사 밀러월드를 인수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 리서치 기업인 맥쿼리 리서치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비율을 2017년 25%에서 2020년 60%까지 끌어올려 콘텐츠 저작권료 중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넷플릭스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TV방송 시대는 2030년까지만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디어 영역 확장을 넘어 수익과 이윤창출에 주력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공격적인 전략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 지난 7월7일부터 방영한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이 넷플릭스와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회당 최소 12억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가 5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2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넷플릭스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옥자’, ‘범인은 바로 너’, ‘킹덤’ 같은 영화와 예능 분야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와 제휴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에 대해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낼 정도다. 지난 5월 한국방송협회는 “넷플릭스가 영향력을 확대하면 국내 미디어 산업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글로벌 미디어 공룡이라 불리는 넷플릭스가 미디어 시장을 장악해 국내 콘텐츠 유통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월간 이용자 1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미디어 업계는 정책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고착화된 미디어 시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상준 CJ ENM 다이아TV 브랜드운영팀장은 “국내 미디어기업들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이 기존에 이뤄놓은 동영상 플랫폼을 잘 활용해 크리에이터, 콘텐츠 등 자사만의 차별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영상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인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터넷 트래픽을 차지하고, 어떤 방식으로 트래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5호(2018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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