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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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복잡한 환경이 바로 인공지능이 필요한 이유다
그 나라의 다양한 문자와 사투리, 의상, 문화의 다양성은 인공지능을 더 탄력 있게 만드는 도전이다.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2010년 나는 인도의 한 대학을 졸업한 두 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해 구직자의 영어 말하기 점수를 자동으로 매기는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었다. 약 1년 뒤 그들은 내 문을 열고 들어와 이런 걱정을 털어 놓았다. “우리가 기계학습을 하고 있는데, 친구들은 모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하고 있어요. 우리한테 미래가 있을까요?”
이제 세상이 크게 바뀌었다. 오늘날 인도에서 모든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이 어떤 기계학습 문제를 풀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기업에는 인공지능을 자신들의 사업과 제품에 결합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런 분위기를 따르고 있으며, 올해 연방 예산에 대한 연설에서 인도의 재무장관 아룬 자이틀리는 인공지능 연구와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은 열광에 가깝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현실적이지는 않다. 인도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기계학습 분야 연구자가 있으며, 결과물 또한 마찬가지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인공지능 학회에 발표된 논문 중 인도 연구자들에 의한 것은 미국이 발표한 양의 15분의 1이며, 중국이 발표한 양의 8분의 1이다. 가장 최근에 열린 인공지능진보협회(AAAI) 학회에서 인도 연구자들은 20편의 논문을 발표한 반면, 미국은 307편을, 중국은 235편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인도 연구기관은 초보적인 인공지능 연구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인도는 기계학습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데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의 연구자들에 의해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이 분야의 지식을 제대로 이해하는 연구자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같은 모든 상황은 인도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말해준다. 인도 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인도의 사회적 문제, 특히 부패와 기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공지능 혁명 또한 인도를 필요로 한다. 인도가 가진 언어와 지역 방언, 악센트, 글자, 복식, 문화의 다양성은 인공지능이 도전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가 될 것이다.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은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능력에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인도가 가진 다양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인들이 해결을 원하는 문제들 또한 인공지능이 흥미롭게 도전할 수 있는 문제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이 의사를 더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문제는 인도에서 의료 지원이 열악한 시골에서 인공지능이 의사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바뀐다. 인도에 투자함으로써 해당 분야 전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인도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IT 서비스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체로 아웃소싱 형태를 띤다. 이 산업은 기본적으로 수학과 전산학,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은 다수의 영어 사용자들이 존재한다는 인도의 인구배당 효과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의 노동력과 인도의 낮은 물가가 지난 30년 동안 이 분야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 아웃소싱 산업의 상당 부분은 말을 글자로 옮기고, 손 글씨를 디지털 형태로 바꾸며, 사진에 설명을 다는 일 정도로 나눌 수 있으며, 이 일들은 이제 인공지능으로 매우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기계학습은 또한 문서를 분류하고, 점수를 매기며, 문서에서 체계적인 데이터를 뽑아내는 것 같이 기본적인 분석 능력이 필요한 작업까지도 할 수 있다. 챗봇은 단순한 대화나 이메일 요청을 처리하며 복잡한 것은 사람 담당자에게 넘기고 있다. 심지어 기계학습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답들을 만들어내며, 담당자는 이 중 적당한 것을 선택하거나 수정하면 된다.
그러나 아직은 사람이 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상황이 인도의 IT 산업에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로그래밍 영역에도, 네트워크 감시, 테스트, 기반시설 유지 같은 분야에도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인도의 IT 산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IT 회사들이 AI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아직 인도에는 이를 위한 인재가 부족하다.
인도는 ‘인도에서 제조’라는 구호처럼 제조업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 기술에 상당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제조업에 자동화를 도입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충분하지 못하다. 로봇기술과 인공지능을 통해 효율을 향상시키려면 첫 번째 핵심 조건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기계학습 문제로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해낼 수 있는 인도 회사가 거의 없다. 이들은 기계학습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른다. 인도에 있는 대부분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기계학습이 겨우 동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정도의 기본 개념밖에 갖고 있지 못하다.
이 두 번째 기계의 시대에 지난 30년간 인도의 강점이었던 인구가 더는 경쟁력을 주지 않는다. 인도의 서비스 회사들은 사람을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보조하거나 심지어 대체하려는 다른 나라의 회사들과 경쟁해야 한다.
인도 정부는 국민들을 잘 살게 만들겠다고 말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인도 정부는 인공지능에 본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충분한 수만큼 데려오는 것이다. 나는 인도 정부가 다음 5년 동안 인공지능 분야에서 교수와 박사과정을 위한 충분한 규모의 연구지원사업을 만들어 인도의 국립연구소에 500명의 인공지능 연구자로 이뤄진 팀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연구소 역시 같은 작업을 진행할 경우 인도가 가진 문제를 해결할 촉매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의료와 금융, 위생, 농업, 교육 분야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도는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값싼 진단기술, 문서 처리 자동화, 학습과 교육 보조 도구 등의 방법으로 인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이나 부패 같은 인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자이푸르의 한 젊은 기업가가 내게 쌀 사진으로 품질을 확인하고 시장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여줬다. 이런 프로그램은 농부와 도매상이 공정한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다른 예로는 지금 우리 회사가 개발 중인 프로그래밍 교육에 자동화 기술을 가미한 시스템이 있다.
산업계는 문제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학계는 알고리즘과 해법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산업계와 학계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공생할 수 있다. 인도 회사들은 지난 30년 동안 초급 프로그래머 수요를 만들고, 대학과 연구소의 학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도 발전에 기여했다. 이제는 박사들로 이뤄진 팀을 만들고, 대학이 뛰어난 박사들을 배출하도록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여기에 인도의 미래가 걸려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4호(2018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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