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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놀이터’ 깃허브 인수로 SW주도권 잡으려는 MS
COLUMN 미래의 눈
[테크M=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창업지원단장] 지난 6월 4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깃허브(Github)를 75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 인수한다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크리스 완스트래쓰(Chris Wanstrath)가 2008년에 설립한 깃허브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 코드 저장소로서 개발자 커뮤니티이자 개발자들의 허브 역할을 수행했다. 개발자가 직접 프로그래밍한 소스를 깃허브에 공유하고, 다른 개발자가 이를 검증하고 재활용하면서 유명해졌다. 2017년 깃허브 발표에 따르면 2800만명 이상의 회원과 8500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 소스코드를 유지하고 있다.
MS의 OSS에 관한 관점은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2001년 6월 당시 MS의 수장이었던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는 OSS의 대표 주자격인 리눅스(Linux)에 대해 ‘지적 재산권 관점에서 암 같은 존재다’라고 말했다. 당시 개발자들 사이에서 MS가 0과 1도 특허를 냈을 것이라는 농담이 돌 정도였다. 스티브 발머는 2006년에 개발자 행사에서 ‘개발자’를 무려 14번이나 반복해 외치며 소프트웨어에서 개발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MS로부터 개발자를 위한 정책적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드라마틱하게 바뀐 MS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관점
이런 상황은 2010년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내놓으면서 급격하게 바뀌었다. 많은 애저 클라우드 고객들이 리눅스와 OSS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MS도 본격적으로 OSS를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MS는 애저 클라우드의 클라이언트 운영체제로 리눅스를 허용했으며 급기야 MS의 새로운 CEO 사티아 나델라는 2014년 10월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당시 MS는 이미 클라우드 환경에서 컨테이너 기반의 가상화 기술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OSS인 도커 (Docker) 같은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 그룹과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 2015년에는 디버깅을 포함한 기능이 풍부하고 성능도 좋은 도구인 비쥬얼 스튜디오 코드(Visual Studio Code, VSC)를 리눅스와 OSX용으로도 발표했다. 특히 MS가 운영하는 코드저장소인 코드플렉스(CodePlex)가 아닌 깃허브에 VSC 오픈소스로 공개해 OSS에 대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했다.
깃허브보다 앞서 2006년부터 시작한 코드플렉스는 리누스 토발즈가 개발한 소스 코드 관리 툴인 git도 지원하며, 기능적으로는 깃허브를 능가한다. 하지만 깃허브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의 프로젝트만 유지됐다. 2017년 초 MS는 이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대신 깃허브와 파트너 관계를 맺으면서 코드플렉스의 프로젝트들을 깃허브로 이전하도록 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인수를 어떻게 봐야할지 의견이 갈린다. 이는 또 다른 소프트웨어 공룡인 오라클의 오픈소스 관련 행보가 오버랩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IBM과 HP가 오픈소스를 사랑한다고 고백했을 때보다 MS가 커뮤니티에 더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OSS 진영의 많은 개발자들이 MS가
OSS에 우호적인 회사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믿지 못하고 있다. 깃허브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들도 감지된다.
깃허브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깃랩(GitLab)이 일부 유료서비스 가격을 75% 할인한다고 발표하며 코드저장소를 깃허브에서 옮겨오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코드저장소인 빗버킷(BitBucket)과 소스포지(SourceForge)도 MS의 깃허브 인수로 깃허브에 호스트되던 프로젝트가 이전돼 오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발표 후 4일 동안 25만 프로젝트가 옮겨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깃허브가 MS 소속이 됐다고 해도 강력한 OSS 프로젝트나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깃허브를 탈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MS의 깃허브 인수는 MS가 OSS 개발자 생태계의 핵심인 코드저장소와 협업 플랫폼을 온전히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MS는 2017년에 깃허브 기여자 수 기준으로 1위에 위치했으며, 기여 대상 프로젝트 수도 구글에 이어 두 번째였다.
MS의 공격적인 OSS 생태계 주도 의지 표명
한편으로 깃허브 인수는 내부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사티아 나델라가 오픈소스를 처음 이야기하자 MS 개발자들은 열광했고, 곧 리눅스를 포함한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가장 기여가 큰 회사로 변모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와 개발자 사이에 있던 중간관리자들은 예전과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진정성 있는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또 함께 일하던 개발자들이 MS를 그만두고 오픈소스 진영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오픈소스에 대해 애매모호한 상태로 미적거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이런 미적거림에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다.
이번 인수에도 불구하고 깃허브는 이전처럼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깃허브 자체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 같지는 않지만 MS가 자랑하는 도구와 응용들을 더 적극적으로 깃허브에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마도 조금씩 깃허브에서 생산성이 낮은 영역들을 개선할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는 완성도와 생산성 높은 개발과 협업 도구들을 가진 아틀라시안(Atlassian) 같은 회사를 추가로 인수할 수도 있다. 결국 개발자들을 위한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 OSS와 개발자 중심으로 발전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도 자신들이 주도하는 판을 만들려 할 것이다.
올해로 오픈소스는 20주년을 맞았다. 오픈소스는 30년 전부터 존재했으나 지금과 같은 오픈소스 정의가 널리 받아들여진 것은 1998년을 시작으로 본다. OSS가 개발자 주도의 자발적 프로젝트 중심의 시기를 지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개발 패러다임으로 정착돼가고 있다. 이런 시점에 MS의 공격적인 OSS 생태계 주도 의지 표명은 시장에 기대와 우려를 같이 부르고 있다. 지금은 MS, 아니 MS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의 진정성을 믿어야할 뿐이다. 혹시 MS가 변심한다 해도 재미와 자부심으로 혁신을 이루어내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4호(2018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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