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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게임 개발자에게 기회의 땅
로저 왈코 엔진 최고개발책임자(CCO) 인터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 게임 속에서 번 돈으로 현실에서 쇼핑을 하는 일이 가능해 질지도 모르겠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엔진(Enjin)은, 2017년 7월 자사의 이름을 딴 암호화폐 ‘엔진코인(Enjin Coin)’을 출시했다. 게임 개발자와 이용자들은 엔진코인을 활용해 서로 다른 게임으로 ‘디지털 자산’을 옮길 수 있으며, 이것을 현실의 가치로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실 같기도, 가상 같기도 한 이야기가 어떻게 가능해졌는지 머니투데이방송(MTN)이 로저 왈코 엔진 최고개발책임자에게 직접 물어봤다.
[대담 = 강채원 블록체인 전문 앵커]
한국은 이번이 처음인가.
그렇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마음에 든다. 한국어를 할 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오자마자 참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회사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엔진은 설립된 지 이제 10년 정도된 세계 1위의 게임 커뮤니티 제공 회사다. 현재 약 2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커뮤니티는 25만 개에 달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해 마인크래프트, WOW, GTA 같은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지원한다. 나아가 스토어 기능을 추가해,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의 가상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회사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맥심 블래고프(Maxim Blagov) 엔진 대표를 포함해 지난 10년간 회사를 일궈온 세분의 창립자가 있다.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을 맡고 있는 릴리아(Lilia P.)와 비텍 (Witek Radomsk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나머지 두 분이다. 약 1년 전쯤 회사가 AAA 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을 때 저와 파트너 라빈(Pat LaBine) 부사장을 영입했다. 둘 다 게임 개발자 출신으로 20여년간의 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함께 게임 사업 확장에 몰두하며 고객이 원하는 바를 만들어가고 있다.
팀워크는 어떤가.
정말 마음이 잘 맞는 팀이라고 느낀다. 게임 산업에도 종종 정치가 만연하곤 하는데, 우리 팀은 유대가 강하고 정치가 개입되지 않았다. 이것이 이 일을 맡고 지금까지 팀을 떠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덕분에 많은 일을 함께 해내고 있다.
엔진코인은 작년 7월에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ICO)됐다.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아시다시피 현재 수많은 암호화폐가 상장되고 있다. 간혹 훌륭한 암호화폐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 팀은 언제나 ‘상품’을 우선시해왔다. 결국 ICO를 한 가장 큰 목적은 ‘상품 발전’을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상품은 기본적으로 게임 개발자들이 가상 게임 오브젝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많은 비디오 게임에는 거래와 제작, 구매 등이 가능한 ‘게임 오브젝트’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오브젝트는 실제 상품은 아니다. 게임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코인의 핵심은 게임 제작사들이 이 같은 게임 오브젝트를 현실에서 실제 가치를 지니는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더 쉽게 설명한다면.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를 봤다면 이해하기 쉽다. 영화를 보면 게임 산업에 어울릴 만한 공상 과학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가상으로 친구 집에 놀러간다던가, 누구를 대신해 퀘스트(미션)를 해결하면 그 즉시 현금을 지불받는다던가 하는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가치 있는 물건을 현실 세계에서 거래하는 장면도 있다. 우리의 개발 툴은 게임 개발자들이 실제 이런 일들을 현실화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게임 개발 경력만 25년이지만 아직까지 실감 나지 않는 수치가 있다. 바로 ‘세계 게임 산업의 성장 속도’다. 세계 게임 산업은 1년에 무려 1200억 달러(약 129조 6000억 원)씩 성장하고 있다. 이 중 약 600~700억 달러(약 64조 8000억~75조 6000억 원)는 가상 거래에서 나오고 있다. 말하자면 게임 내에 등장하는 유리컵을 가져다가 실제 내 손의 유리컵과 다를 바 없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건 자동차나 기타 현실세계의 모든 사물에 똑같이 적용된다. 이런 놀라움이 제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엔진코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세상에는 능력 있는 훌륭한 게임 개발자들이 많다. 우리는 현재 이들을 위한 툴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수수료가 전혀 없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툴을 기본적인 게임 엔진에 통합시켰기 때문이다. 이 엔진을 약 한 달 뒤에 출시할 예정이다. 첫 번째 버전은 ‘유니티 엔진(Unity Engine)’에 적용하겠지만, 이후 ‘언 리얼 엔진(Unreal Engine)’이나 ‘마인크래프트(Minecraft)’ 등에도 차례로 적용할 예정이다.
툴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이 툴은 유정(油井)에 비유할 수 있다. 석유를 만드는 회사에게 유정을 무료로 제공하고, 이들이 스스로 휘발유를 만들고 트럭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는 게임 내 자산과 연결된다. 마치 석유를 거래하듯 사고파는 과정을 거치며 그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우리와 같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있어 좋지만, 무엇보다도 게임 제작사와 제작자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실제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경제활동 구조를 창출해낼 것이다.
엔진코인은 한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 특별한 마케팅 전략을 갖고 있나.
우수한 경영진을 갖추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게임 개발자다. 가끔 투자자들에게 우리가 양복이라도 입고 나타나는 게 마케팅에 도움이 되겠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변은 그러지 말라는 거다.
투자자들은 보통 하나의 팀을 구성할 여력이 없을 만큼 분산돼서 일을 하곤 한다. 반면 우리는 한 번에 30명의 팀을 꾸려서, 일 년이 넘는 시간을 하나의 상품 개발에 몰두한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개발’에만 집중하는 그런 자세를 더 선호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우리도 더 전형적인 마케팅에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게임시장은 매우 크다. 한국 게임 기업과 협력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회사 경영진들은 적재적소의 인재를 찾는 데 매우 뛰어난 감각을 갖추고 있다. 그 비결은 모르겠으나 우리 회사가 우수한 인재를 많이 끌어들이고 있음은 확실하다.
최근 회사에서 새로운 팀 구성 계획이 생겼다. 한국인으로 구성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팀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회사에서 일해 온 분들과 금융 업종에서 경력을 쌓은 분들을 바탕으로 팀원을 구성했다.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예절과 존경의 문화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한국 게임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 출장을 많이 오게 될 것 같아 기쁘다.
정리 곽예하 기자
<본 기사는 테크M 제63호(2018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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