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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로 해외송금 수수료와 시간 줄인 ‘모인’
해외송금기업 모인
2018-07-18신다혜 기자

김씨의 자녀는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가 자녀에게 300만 원을 송금하려고 한다. 그런데 시중은행을 통해서 일본에 송금하면 자녀가 300만 원을 다 받을 수 없다. 바로 환전 수수료와 중계 은행 수수료 같은 다양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제하고 받는 금액은 A은행이 약 294만 원, B은행이 약 293만 원이다. 그러나 ‘모인’ 앱으로 송금하면 298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시중 은행 대비 4만 원 정도를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60만 원까지는 9000원의 송금 수수료를 받고, 60만 원이 넘으면 송금액의 1.5%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중개자와 수수료 없는 새로운 송금 솔루션
모인은 기존에 스위프트(SWIFT)망을 통한 해외송금 시스템과 달리 중계은행을 거치지 않고 송금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스위프트 수수료인 전신료, 중계은행 수수료, 해외은행에서 받는 수취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존 해외송금 시스템이 송금인과 수취인 사이에 여러 중계 은행, 전산망 등이 존재하면서 처리해야 하는 프로세스가 많아지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비용도 많아진다. 그래서 모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중계자를 거치지 않고 송금한 금액을 암호화폐로 전환해 해외 거래소에 보내고, 다시 해당국 화폐로 바꿈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줄였다.” 모인이 수수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유다. 2016년에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신뢰를 얻고 암호화폐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모인의 솔루션을 이용한 해외송금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일석 모인 대표는 “모인 솔루션이 중개자를 없애고 탈중앙화 시스템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 나온 목적과 부합한다”며 “현재는 암호화폐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가격변동성이 심해지고 트랜잭션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모인은 현재 일본과 중국의 유학생들을 주요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이 두 국가와 소비자층을 선택한 이유로 시장성을 꼽았다. 한국에서 일본과 중국으로 오고가는 송금 물량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유학과 사업, 전자상거래 등으로 인해 한국과 이들 국가들 간의 개인 송금 커넥션이 많은 점을 들었다.
서 대표는 “유학생과 인터넷으로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매해 늘고 있기 때문에 소액 송금 시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수수료 절감 같은 비용적 측면보다 시간과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학생들이 서비스를 한 번 쓰도록 하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만 한 번 쓰고 나면 주사용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암호화폐 거래량이 많은 순서가 중국과 미국, 일본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동남아와 미국, 유럽으로 서비스 대상 국가를 늘릴 예정이다.

수수료보다 안정성과 불편함 해소가 더 중요
서 대표는 해외송금 시장이 현재 전체 금융 산업 시장에서 성장궤도에 올랐다고 말한다. 유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이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송금 규모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외환거래법이 개정되면서 해외송금업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캡스톤파트너스 같은 주요 벤처캐피털(VC)에서 30여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그 성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서 대표는 삼성전자 연구원 시절을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 퓨처플레이 투자 총괄을 지낸 뒤 2016년 3월 모인을 창업했다. “벤처투자사들을 거치면서 스타트업 대표들이 고민하는 지점과 비즈니스, 수익 모델 등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하는 그가 수많은 산업 중 핀테크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유학길에 오르기 전, 한국에서 씨티뱅크 계좌를 만들었다. 그런데 미국에 가보니 정작 사는 동네에 씨티뱅크가 거의 없었다. 한국에서는 메이저 은행 지점과 ATM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미국이나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위치한 로컬은행을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마다 멀리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컸다.”
서 대표는 “미국 유학생 시절 느꼈던 불편함이 10여 년이 지난 뒤에도 해결되지 않은 것을 보고, 해외송금 아이템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해외송금은 은행에서 취급하는 분야지만 주요 업무가 아닌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이기 때문에 느린 송금 시간, 높은 수수료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던 중 2015년부터 외국환거래법이 완화되려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고, 송금시장을 조사해보니 규모는 커지고 있었지만 기존의 솔루션으로만 운영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보였다. 마침 스위프트 망을 대체할 만한 수단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눈에 띄었고, 다행히 작년 7월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덕분에 조건을 갖춘 기업들이 소액 해외송금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
아시아 핀테크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
한국의 해외송금 시장이 이제 막 성장궤도에 오른 것에 반해, 유럽과 미주권의 해외송금 시장은 이미 많이 성장한 상태다. 특히 미국의 송금 서비스회사인 웨스턴 유니언(Western Union)은 150년 된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 이에 비해 아시아권에는 해외송금을 전문으로 하는 주요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이다. 일찍 서비스를 시작한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등이 있지만 서구권 유입인구가 많기 때문에 마켓이 크다는 점을 제외하면 서비스 측면에서 개선할 여지가 많다.
현재 아시아권에서 핀테크 전체 산업 내 1위 가도를 달리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같은 결제 인프라가 급성장해, 보유한 데이터와 거래량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높다. 그러나 암호화폐를 비롯한 외환 부문에는 규제가 엄격한 상황이다. 서 대표는 “중국 외환 서비스가 막혀 있는 부분이 기회”라며 한국 기업들이 해외송금 서비스를 주요 동력으로 핀테크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지원으로 핀테크 스타트업 성장 유도해야
그렇다면 한국이 아시아의 해외송금 주요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서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금융 서비스는 돈과 직결돼 확실한 믿음을 주지 않으면 소비자를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성장 동력을 갖추려면 정책적으로도 꾸준한 개선이 필요하다.
서 대표는 “은행은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우리는 해외송금만 취급한다. 따라서 해외 송금 솔루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에너지를 쏟고 있음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대형 은행에 비해 굉장히 까다로운 절차들을 거쳐야 한다”며 토로했다. 기존 금융권과 다르게 적용되는 제도가 스타트업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다.
또 1년 송금한도가 2만 달러로 정해져 있는데 유학생만 해도 한 학기 등록금이 2만 달러가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조건 때문에 법인 소비자를 유치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게다가 갖춰야 하는 자본금과 요건도 까다로운 편이다. 자기자본 20억 원에 외환 전문 인력과 전산 설비 같은 일정 조건을 갖춰야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2008년도부터 해외송금을 시작했다. 현재 소규모 기업 서비스를 사용한 거래량이 6대 4 정도로 은행을 이용한 송금보다 더 많다. 송금한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소비자를 원활하게 취급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서 대표는 한국에 창업하기 좋은 요건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우수한 인력이 많아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토대가 잘 마련돼 있다. 또 정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한 점을 꼽았다. 부처별로 많은 프로그램이 있어 중복되거나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대표는 “정부 지원에 덧붙여 펀드 자금과 인프라가 풍부하다”며 “기존 금융권과 비금융권 기업, 스타트업들이 협업하며 많은 시도를 해야 핀테크 시장이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크M=신다혜 기자(dhshin131@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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