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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자본 중심의 음원 유통 구조, 블록체인 이용 ‘창작자 중심’으로 개혁

LECTURE NOTE 영이노베이터’s 리포트

2018-07-27안신영 재미컴퍼니 대표

안신영 재미컴퍼니 대표

[테크M=안신영 재미컴퍼니 대표] 온라인 음원서비스 시장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벅스뮤직의 창업멤버이자 작곡가(창작자)이기도 한 필자는 기술의 발전이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생생하게 실감한 경험이 있다.

2000년을 전후로 mp3와 인터넷, 스트리밍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기존의 CD를 기반으로 하는 물리적 음반 산업을 궁지로 몰았다. 법과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단계에서 불법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던 온라인 음원서비스 업계와 음반 산업계는 크게 충돌했다. 몇 년간의 법정 공방과 정부의 조정 끝에 관련 법안이 마련되고 신탁 단체가 지정되면서 음반 산업계에서 온라인 유통 구조가 자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온라인 음반 유통산업 성장은 새로운 갈등구조를 불러왔다.

 

디지털 음원 산업 성장했으나 혜택은 일부 자본에

처음 온라인 음원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편리한 이용자 환경을 만들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 생산자와 창작자들이 더 큰 파이를 만들어 나눌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 산업은 성장과 함께 거대자본의 독점구조가 창작과 유통, 서비스 부분을 차근차근 잠식해갔다. 디지털 음원시장은 10여년 만에 전체 음악 산업의 50%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산업의 성장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 산업을 일으키고 성장시키는 주체들이 함께 나눠야 할 혜택이 일부 극소수 자본집단에 집중되고, 나머지는 그 끝자락에 매달려 아등바등한다면 뭔가 잘못된 일이 아닌가.

이 산업의 핵심인 음원 창작자들은 여전히 가난하고, 중소 제작자들은 여전히 종속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형, 알바 필요하지 않아요?”

“작곡가는 직업이 될 수 없는 걸까요?”

사업을 하면서 남들보다 뒤늦게 작곡가로 입문한 필자가 종종 업계 동료 선후배들에게 듣는 이야기다. 많은 창작자들은 본인의 창작활동을 영위하기 위한 적절한 저작권료 수익을 얻지 못한다. 생계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작곡가들이 더 많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두고 그들의 작품이 ‘히트’를 하지 못했거나 음원이 온라인 시장에서 불법으로 유통돼 저작권료를 징수하지 못하는 것을 이유를 든다. 하지만 사실은 유통구조에 그 이유가 있다.

음원제공자들은 신탁잔체, 음원사이트로부터 각 지분을 공제한 수익금을 받는다.

음원도 산업구조에서 보면 일종의 상품이다. 따라서 생산과 유통, 소비의 과정에는 당연히 투자비용이 필요해 자본에 일부 종속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음반 산업계는 유독 독과점행태, 종속관계가 과히 폭력적이다.

끊임없이 제작비가 소용되는 중소 제작사들은 자금난 때문에 금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음원사이트에 서비스와 마케팅을 위해서라도 유통사 앞에 줄을 서야 한다. 1인 창작자들의 처지는 더욱 고달프다. 저작권료를 받아보기는커녕 데뷔하기도 어렵다. 이는 상위 몇 %에 해당하는 잘나가는 그룹을 말하는 것이 아님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짐작하리라 본다.

이러한 구조는 제도와 관습과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힘없는 창작자들에게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씌운다.

창작자들이 ‘굴레’를 과감히 벗어 던질 수 없는 이유를 다시 설명하면, 첫째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료, 즉 음원 사용자들이 지불하는 저작 사용료와 멜론 음원사이트, SP 등에 지불하는 월정액 등을 스스로 징수할 수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멜론에서 자신의 음악이 플레이됐을 때 해당 창작자가 그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이러한 ‘굴레’ 안에 소속돼야 한다.

예를 들어 멜론이 이용자들에게 징수한 요금이 100이라고 했을 때 멜론은 40을 제작사 몫으로 신탁단체인 한국음반산업협회, 10을 작사, 작곡, 편곡자의 몫으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함께하는한국음악저작인협회에, 6을 실연자의 몫으로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로 배분하고, 40을 자신의 몫으로 가져간다. 유통사와 금전적인 관계가 얽힌 제작사는 44가 아니라 업계 추산 평균 35.2%, 40을 분배받는 서비스사와 한 몸과도 같은 유통사가 추가로 8.8을 받는다.

멜론으로부터 저작권료를 배분받은 신탁단체는 일정 수수료를 제하고 창작자들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한다. 이때 신탁단체에 회원으로 가입돼 있지 못한 창작자들은 저작권료를 받을 수 없다.

 

‘굴레’에서 벗어나 ‘우리들’의 리그로!

‘재미뮤직(GemmyMusic.com)’이 탄생한 배경은 여기에 있다. 재미뮤직의 궁극적인 목표는 콘텐츠 창작과 소비를 통해 창출된 가치가 다시 콘텐츠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음악 산업에서 콘텐츠에 대한 투자란 사람에 대한 투자다.

재미컴퍼니는 2015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씨랩(C-Lab) 2기로 첫발을 디뎠다. ‘저작권 보호기반의 음원 클라우드 서비스’로 비즈니스모델(BM) 특허를 출원하고 ‘재미뮤직’을 시작했다. 데뷔 기회를 미처 얻지 못한 창작자들이 재미뮤직 클라우드 서버에 음원을 등록하면 ‘공표’의 효과가 즉시 발생되며, 멜론과 같은 서비스제공(SP) 사이트에 음원을 등록하기 위해 ‘굴레’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특히 ‘재미뮤직’은 중개자(미들맨) 없이 개인 대 개인으로 직접 연결하는 P2P 서비스 구조로 창작자와 팬들이 직접 소통한다. ‘재미뮤직’은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 예를 들면 특정 음원에 투자한 유통사라든지 그 특정 음원이 상위에 올라가기를 바라는 유통사들의 개입 없이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음원에 열광하는 팬들, 즉 이용자들이 이끌어 가는 구조다.

재미뮤직은 뮤지션 데뷔 플랫폼인 재미스타(Gemmy Star)와 작사 작곡가의 데뷔 플랫폼인 뮤직메이커재미(MMG)와 음원포털서비스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MMG는 다양한 악기세션, 사운드 효과 등이 포함돼 있는 사용자 주도형 모바일 캐주얼 음악 창작앱이다.

MMG로 만든 음악을 연주하는 동영상을 재미스타에서 배틀, 우승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지원받은 자금으로 공연과 음반을 제작하고 재미뮤직을 통해 데뷔한다.

2016년 재미컴퍼니는 다뮤소(다시 보고 싶은 뮤지션 소환작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데뷔하지 못한 실력 있는 슈퍼스타K 출신 뮤지션들이 재미스타를 통해 배틀해서 우승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확보하고, 음원과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해 아프리카 TV와 여러 SNS를 통해 홍보하고 기획사를 통해 매니지먼트를 받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제작비였다. 크라우드 펀딩 규모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또 저작권보호와 저작권료 징수 부분도 쉽지 않았다. ‘굴레’에 들어가지 않고도 가능한 독자적인 징수 시스템과 플랫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불가역적인 데이터 구성 등이 난제였다.

 

재미뮤직과 블록체인, 그리고 음악 산업

4차 산업혁명의 가운데로 블록체인의 광풍이 지나가고 있었다. 블록체인은 누구도 임의로 수정할 수 없고, 누구나 변경 결과를 열람할 수 있는 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근본적으로 분산 데이터 저장기술의 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변경되는 데이터를 모든 참여 노드에 기록하는 탈중앙화된 전자장부이며, 스마트계약 기능과 함께 가장 완벽한 조건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판단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또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이 형태에 기반하고 있다.

재미뮤직은 블록체인 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하기로 결정하면서 ‘유레카’를 외쳤다. 우리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는 고맙고 놀라운 기술이었다. 기획팀과 개발팀은 바로 사업기획에 착수했고, 곧 재미코인 암호화폐공개(ICO)에 들어간다.

블록체인 기반의 재미뮤직은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기능인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능으로 저작권을 완벽히 보호한다. 또 데이터 조작 등으로 신뢰를 잃어가는 기존 음원사이트에 대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음원사용에 대한 불가역적인 데이터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참여 노드들이 제공하는 분산 서버로 인해 음원서비스를 위한 대량의 서버장비 비용과 인건비를 줄여 저작권자를 비롯한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ICO라는 개념을 통해서는 플랫폼 개발비용을 지원받는 것은 물론 플랫폼 내에서 프로젝트 ICO ‘GMC(Gemmy Music Coin)’를 진행해 창작자들의 제작환경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 이 모든 요건들은 창작자들이 더는 ‘굴레’를 쓰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이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것으로 며칠간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음악 산업으로 일어난 가치가 창작자들의 창작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재투자된다면 한 해에 5만 명이 넘게 배출되는 신규 창작자들이 제2의, 제3의 방탄소년단이 돼 빌보드를 휩쓸고 다니지 않을까.

필자는 작곡가다. 필자가 속한 산업구조의 긍정적인 혁신을 위해서, 동료 선후배를 위해서 GMC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또 후원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서 좋은 생각이 담긴 이 서비스를 완성하는 데 남은 시간을 투자하려 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63호(2018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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