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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COLUMN 미래의 눈
[테크M=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 원장] 지난 4월 ‘1호 인공지능(AI) 의사’가 미국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의료기기업체 IDx가 개발한 IDx-DR는 안과용 인공지능 의료기기다. 인공지능으로 당뇨병 환자의 당뇨성 망막병증을 선별해 검사하는 용도의 의료기기로 FDA 허가를 받았다. 의료 인공지능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수년 전부터 적지 않은 인공지능 장치들이 미국 FDA나 유럽의 CE 승인을 받았는데, 새삼스럽게 인공지능 의사의 탄생을 조망하는 기사에 대해 의아해할 수 있다.
‘인공지능 의사’의 등장
기존의 의료 인공지능은 의사가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을 도와주거나 의사가 진단하는 것을 보조해 주는 용도로 허가를 받았다. 전자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아터리스 종양 DL(Arterys Oncology DL)’이 있다. 허가 내용을 보면 ‘여러 영상 기법 또는 서로 다른 시간에 찍은 다양한 이미지를 보고, 조작하고, 3D화하고, 비교하기 위한 의료 기기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돼 있어서 판독하는 의사가 의료 영상을 효율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임을 알 수 있다. 후자에 해당하는 제품으로는 흉부 CT에서 폐결절 발견을 도와주는 ‘ClearRead CT’가 있는데 허가 내용에서 ‘영상의학과 의사를 도와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돼 있다.
이들과 이번에 허가 받은 IDx-DR의 가장 큰 차이는 IDx-DR은 인공지능이 독자적으로 의미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허가 내용을 보면 ‘경증을 넘어서는 당뇨성 망막병증을 자동으로 발견하는’이라고 돼 있다. 망막 사진을 찍는 과정에는 의료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찍은 사진을 보고 안과 의사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게 필요한지, 아니면 당장 그럴 필요는 없고 1년 뒤에 다시 검사를 받는 것만으로 충분할 지를 인공지능이 판단해 준다. 이런 점을 좀 과장해서 ‘1호 인공지능 의사’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같은 ‘인공지능 의사’의 등장은 의료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지금까지의 의료 기술 발전 과정을 보면 새로운 기술은 항상 의료의 중심을 환자에서 의료인과 병원으로 옮겨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세기 초까지는 의사가 진찰할 때 환자가 설명하는 증상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환자의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에서 중심은 환자에게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청진기가 발명되면서 의사는 환자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조금씩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청진기에서 들리는 소리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청진기의 등장과 함께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를 점차 의사가 주도하게 된다.
X레이 발견은 이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청진기는 그 순간에 환자 옆에 있었던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의사 개개인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 이와 달리 X레이는 당시 상황을 보존 가능한 형태로 남길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다수의 의사가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에게만 의존하던 것에서 여러 전문가의 공동 지성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X레이의 등장과 함께 다수의 의사와 설비를 갖추고 있는 병원으로 의료의 중심이 옮겨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X레이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의료기기는 큰 흐름에서 볼 때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했다고 볼 수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이어지는 의료 영상 진단 장비가 그렇고, 전신 마취를 동반한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로 이어진 치료 기술이 그렇다.
인공지능 의사와 보험 수가
의사와 병원으로 의료를 집중화해 왔다고 할 수 있는 지난 200년 간의 의료 기술의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 의사’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낼 것이다. 의료의 본질은 전문 지식에 기반을 둔 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인은 환자가 잘 모르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의료를 주도해왔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이런 전문 지식에 대한 독점이 깨지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이 의료 지식에 대한 독점권을 주장하기 힘든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해 의사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환자가 꼭 의사와 병원에 일방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없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이 다양한 산업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 이와 같이 의료는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그 본질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산업보다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의료기관과 정부기관들이 의료 인공지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여러 회사들이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데이터 확보와 알고리즘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뷰노와 루닛을 비롯한 몇몇 회사들은 식약처 승인 절차를 시작한 상태로 올해 안에 우리나라에도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은 인공지능이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는 작년에 의료기기 승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규제 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렇게 훌륭한 의료 인공지능이 만들어져도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의료 행위에 대한 가격인 보험 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어 병원들이 박리다매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은 비용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병원들이 선뜻 구입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나라에서 의료의 큰 방향을 결정할 인공지능이 크게 발전하기도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인공지능 사용에 대해서 별도의 보험 수가를 책정하는 것이다. 수가가 책정되면 병원들이 수가를 받기 위해서 인공지능을 도입해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더 많은 데이터가 모이면서 인공지능 성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돼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데이터 축적이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는 인공지능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지금 나온 인공지능의 성능이 다소 만족스럽지 않은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가 적용을 마중물 삼아서 앞으로 펼쳐질 인공지능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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