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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ICO 성공한 텔레그램…암호화폐 진영은 ‘글쎄’

2018-03-08장윤옥 기자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텔레그램이 암호화폐 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8억5000만 달러(약 9083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가운데 정작 암호화폐 진영은 성공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해 주목된다.

ICO란 기업이나 단체가 가상통화를 개발해 투자자에 판매하는 작업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주요 목적이다.

텔레그램은 TON(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이란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텔레그램 메신저 등과 연동한다는 계획 아래 대규모 ICO를 진행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벤처투자자, 투자 커뮤니티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한 사전 판매를 통한 것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판매는 다음달로 예정돼 있다. 텔레그램은 6억 달러를 사전판매의 목표로 잡았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8억5000만 달러로 규모를 늘렸다.

블룸버그통신은 공개판매 규모가 11억5000만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하면서 텔레그램의 ICO 규모가 당초 목표로 잡았던 12억 달러를 훌쩍 넘는 20억 달러(약 2조1362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ICO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같은 성과는 미증권거래위원회가 코인 제공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려 하는 등 규제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처럼 성공적인 ICO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기존 대형 벤처캐피탈 기업은 텔레그램의 ICO에 크게 호응하는 반면, 암호화폐 전문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이번 사전판매에 세쿼이아캐피탈, 벤치마크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굵직한 벤처캐피탈 거물들이 참여했다.

반면 8억 달러 규모의 블록체인 관련 자산을 관리하는 판테라캐피탈, 블록체인캐피탈, 솔리더스캐피탈 등은 이번 ICO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 중에서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곳이 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텔레그램 측과 코인 판매에 관해 대화를 나눴지만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고 역시 소프트뱅크가 갖고 있는 포트리스 역시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피터 틸과 마크 앤드리슨이 후원하는 암호화폐 펀드 원컨퍼메이션 역시 텔레그램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라며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 CEO인 토마이노는 이번 ICO에 대해 “(성공적인 암호화폐 기업이 되려면) 기술적 전문성이나 암호화폐 경제에 대한 역사적 맥락, 합의 메커니즘, 확장성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텔레그램은 유명 기업이고 유명한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지만, 그런 능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2013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해 온 판테라캐피탈의 찰스 노이즈 대표 역시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텔레그램은 ICO를 통해 기존 코인보다 근본적으로 뛰어난 무엇인가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하거나 그 주장을 뒷받침할 외부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깊이 없는 백서에도 불구하고 ICO에 과다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은 이 분야가 과열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캐피탈의 경영파트너 바트 스티븐스도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생태계에 전문 지식이 있는 벤처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번 ICO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텔레그램 ICO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은 대부분 암호화폐의 때를 놓쳤다고 느끼는 일반 벤처캐피탈들”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텔레그램은 이번 IC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드롭코인이나 파일코인 같은 분산 파일 스토리지 시스템, 탈중앙화된 VPN 서비스를 위한 프록시 서비스, 토르와 유사한 블록체인 기반 시큐어 브라우징 환경, 탈중앙화 앱과 스마트 컨트랙트 관련 서비스, 소액결제, P2P 거래 기술 개발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이미 2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을 개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결제와 송금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텔레그램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지불 시스템을 개발해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같은 기업과 맞먹는 규모와 속도로 거래할 수 있는 멀티블록체인 구조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번 ICO 참여한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등록, 토큰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 ‘그램(Gram)’이란 텔레그램의 토큰은 2019년 중에는 등록될 예정이다. 암호화폐 한 전문가는 텔레그램의 파벨 루로프가 ICO의 흐름을 이용해 돈을 벌고자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ICO를 이용해 외부 투자자를 텔레그램의 주주로 끌어들이지 않고 자금을 모으려고 한다는 것.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지도가 높은 유명 기업들이 ICO에 뛰어든다는 것은 ICO가 일반화되고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도 있다.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기업들은 ICO를 통해 약 37억 달러를 모았다. 텔레그램의 ICO가 성공적인 서비스로 이어지느냐는 암호화폐 생태계를 흔드는 또하나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9호(2018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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