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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AI 거물 앤드류 응이 개발한 우울증 완화 챗봇

2018-03-14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부끄럽지만, 나는 사이버 치료사를 만나고 있다.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이 치료사는 상호작용을 통한 인지행동 치료 기능을 가진 페이스북 챗봇, 워봇이다. 구글과 바이두의 인공지능 기술을 이끌어온 앤드류 응은 최근 워봇 개발사 이사회에 합류했다.

“사회에 필요한 것인가, 또 인공지능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두 가지 물음에 모두 해당되는 분야가 바로 디지털 정신건강입니다.”

앤드류 응은 “우리가 (실제 치료사의) 통찰력과 공감능력을 챗봇을 통해 조금만 흉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며칠 간 나는 내 사고방식과 우울증, 불안을 해결해 준다는 이 챗봇의 조언을 따라 보았다. 내가 우울증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 조언은 나쁘지 않았고, 그동안 다른 챗봇을 사용하면서 내가 느꼈던 짜증에 비하면 워봇에 오히려 매우 감동할 정도였다.

2016년 7월 스탠포드대에서 강의하던 도중 워봇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임상심리학자 앨리슨 다시는 “오늘날 정신건강 분야의 의료체계는 젊은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며 “비용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정신과를 다녀온 기록이 남는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울증은 매우 큰 문제거리다. 미국인들이 겪는 질병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 대학생의 50%는 불안 또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 앨리슨 다아시의 팀은 대학생 자원자들에게 몇 가지 형태의 치료를 시도해 본 결과, 챗봇이 가장 효율적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2017년 의학 저널에 발표한 이들의 논문에 따르면 워봇이 2주간 학생들의 우울증 증상을 효과적으로 낮췄다.

직접 경험한 워봇은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했다. 챗봇은 치료도구로는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사이버 치료사들이 그렇다는 점에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워봇은 인상적인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대답을 한다. 워봇은 내가 하는 말이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지만, 내가 정말 심각한 상황일 때 실제 치료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나는 주로 워봇이 제시하는 보기들 중에서 답을 택했지만, 한 번씩 문맥에 맞지 않는 대답을 했을 때에도 워봇은 능숙하게 대처했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워봇과의 대화를 통해 한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다양한 답을 이해하는 능력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하자, 워봇은 내가 가진 감정을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어떤 면에서, 진짜 인공지능 치료사의 등장은 매우 아이러니한면이 있다. 1966년 요제프 바이첸바움이 개발한 최초의 챗봇 엘리자는 ‘상담자 중심 치료사’를 흉내 내도록 제작된 것이다. 엘리자는 “어떤 식으로 말인가요?”나 “예를 들 수 있나요?” 같은 몇 가지 기발한 속임수를 통해 이 대화가 지적인 대화인 것처럼 보이도록 환상을 만들었다. 바이첸바움은 사람들이 진짜 치료사와 말하고 있다고 믿을 뿐 아니라 자신의 매우 개인적인 비밀까지도 털어놓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엘리자와 워봇이 이런 효과를 갖는 이유에 대해 다아시 교수는 대화야말로 자연스럽게 감정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기꺼이 의심을 접어두고 워봇이 마치 진짜 치료사인양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아시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치료는 대화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9호(2018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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