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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원격개발 문제에는 동의...해법은 제각각

2018-02-02강진규 기자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SW원격개발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원격개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전면 개정을 앞두고 SW원격개발 문제가 다시 업계의 화두로 부상했다.  SW원격개발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는 업계와 전문가들 모두 동의하나 해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와 민경욱 의원실(자유한국당)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SW원격개발 활성화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여전히 SW원격개발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SW원격개발 관련) 제도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 십년 간 이뤄진 관행이 깨지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요구사항 명확화가 안 된다고 이야기가 나오는데 주변에 개발자들이 있기 때문에 요구사항 명확화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혜원 SK 그룹장도 “여전히 맨먼스(투입 인력과 시간으로 SW사업 대가를 산정하는 방식)로 사업비용을 산정하고 인원이 현장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람이 없으면 감사를 받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W원격개발은 SW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사업을 발주한 발주처에 개발자들이 모두 상주해야 하느냐의 문제와 관련 있다. 많은 발주처 관계자들이 관행적으로 SW개발을 할 때 IT회사 개발자들을 옆에 두고 개발, 수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가령 충북 진천에 위치한 기관이 내부 시스템을 만들게 되면 개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프로젝트 기간 동안 충북 진천의 기관에서 개발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IT기업은 직원들의 현지 체류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개발자들은 프로젝트가 바뀔 때마다 근무지를 이동해야 한다.

이후 IT기술이 발전해 원격개발, 화상회의 등이 가능해지면서 꼭 개발자들이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원격개발을 활성화하자는 논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원격개발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입 인력과 시간으로 SW개발 사업비용을 산정하는 구조에서 발주처 관계자들은 투입 인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명확하지 않은 요구사항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요구사항이 수시로 바뀌면서 개발 방향이나 기능을 수정해야하기 때문에 발주처 관계자들이 개발자들을 옆에 두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행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7일 유영민 장관은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SW 생산국 도약을 위한 “아직도 왜” 태스크포스(TF) 제7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원격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이후로도 원격개발 만큼은 반드시 정착시키겠다는 뜻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격개발 문제를 어떻게 정착시킬지에 대한 해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채효근 전무는 “단칼에 풀려고 해야 한다. (원격개발 정착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관행을 한 번에 끊어야 한다”며 강력한 대책을 요구했다.

김숙경 카이스트 글로벌IT기술대학원 교수는 “원격개발이 무조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특성을 고려해 개발 장소를 일원화하지 말자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생각해서 발주처와 기업이 상호협의를 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원격개발을 위해서는 발주처와 기업 간 의사소통이 잘 돼야 하며 SW개발사업에서 요구사항을 매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원격개발이 잘되기 위해서는 보안문제 해결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승주 교수는 “기본적으로 SW원격개발 취지에는 100% 동의하지만 기술적으로 용이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원격 근무 시 구멍이 생길 수 있다”며 “원격개발 해외 사례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은 보안을 고려한 SW개발을 하고 있다. MS의 경우 윈도 비스타 개발 시 SDL(보안개발생애주기)을 적용했는데 이전 버전보다 취약점을 46% 줄였다. 해외에서는 이게 잘 돼 있어서 원격개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병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W산업과장은 발주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격개발로 자율성, 효율성, 생산성 측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IT기업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발주 기관 입장에서 원격근무를 활성화했을 때 어떤 장점을 얻을 수 있는지도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에서는 SW개발 문화와 관행 개선, 발주제도 개편, 정부 및 공공기관 감사 제도의 개편 등도 원격개발 정착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지적됐다.

한편 곽병진 과장은 원격개발과 관련해 조만간 SW산업진흥법 전면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며 앞으로 계속 원격개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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