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자영업자들은 ‘24시간이 모자라’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새벽부터 재료마련과 손질 등 장사준비를 시작해야 하고, 오픈한 뒤로는 고객응대로 바쁘다. 영업을 마친 뒤에는 청소를 비롯한 마감 업무에 정신이 없다. 매출관리와 세금신고를 제대로 하고 싶지만 해야 할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뒤로 미루기 일쑤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에게 자영업자들이 처한 이같은 상황은 비즈니스 기회였다. 그는 카카오톡으로 쉽게 매출관리와 세금신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카드사별로 다른 정산주기와 입금일정을 정리해 매일 알려주고 미지급 대금이 얼마나 있는지 추적해준다.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자영업자들은 현금흐름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매장별 맞춤 마케팅 전략도 짤 수 있게 된다. 

제각각 카드 대금 ‘통합관리’

캐시노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서비스다. 식당이나 카페, 약국, 병원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모든 매장들이 서비스 대상이다. 국내에서요식업 관련 오프라인 매장은 업종을 불문하고 약 200만 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장을 운영하려면 매출관리와 세금신고는 필수다. 이것저것 할게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귀찮고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세금신고는 매장을 폐업해도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매일매일 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한다”고 설명했다.

캐시노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오프라인 카드매출 조회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카드로 나오는 매출이 얼마고, 당일 어느 정도의 금액이 입금되는지 조회가 가능하다.

카드 매출은 국내 8개 카드사마다 결제일 및 정산 수수료가 다르다. 소비자가 카드로 결제한 날 자영업자가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카드사도 8개다보니 입금 날짜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당일 카드매출이 총 100만 원이 나왔을 경우 바로 그날 즉시 금액이 입금되지 않고 2~7일간 쪼개져 들어오게 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당일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

캐시노트는 해당 카드사들의 정산주기와 수수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일 카드 결제액이 얼마 입금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김동호 대표는 “카드 매출이 당일 얼마 들어오는지 알게 되면 자영업자들은 현금흐름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다”면서 “예컨대, 식자재를 사려면 얼마의 금액이 필요한데, 오늘 얼마가 들어오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개별 카드사에 일일이 전화해서 당일 대금이 얼마 들어오는지 물어보거나, 카드 앱을 설치하거나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따”면서 “캐시노트는 이런 부분에서 불편함을 현저히 줄여준다”고 밝혔다. 

 받을 돈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입금액은 매출전표 단위로 쪼개져 들어오는데, 간혹 제때 돈이 안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평상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규모 거래에서 미수가 나타나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난감해진다. 식당을 예로 들어, 어떤 회사에서 대규모 인원으로 회식을 해 매출이 많이 나왔지만,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자영업자는 금전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캐시노트는 이같은 상황을 빨리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캐시노트는 매출 분석도 제공한다. 단순히 매출 증감 여부만 아니라 재방문 고객 비중, 카드사별 매출 비중과 같이 매장 운영에 참고할 만한 다양한 지표를 보여준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잠재력은 크다고 보고 있다.

그는 “배달 관련 O2O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에 등록된 업체는 약 20만 개지만 실제 오프라인 매장은 200만 개가 있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아직 잠재력이 큰 시장이며 배달을 하지 않는 분야의 매장도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캐시노트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는 4만2000명, 관리되는 금액은 총 7조7176억 원이다. 내부 통계에 따르면 이들의 97%는 하루 한 번 이상 캐시노트를 사용한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전화통화를 잘 안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장님들이 전화기능보다도 캐시노트를 더 자주 쓰는 경우가 나타난다”면서 “마케팅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아도 사장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소개받아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처음 창업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캐시노트를 이용한 뒤 고객 재방문율을 분석해 매장운영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가 있다”면서 “막연하게 ‘단골이 늘어나는거 같다’는 느낌이 아니라 데이터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게 운영을 더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통한 CRM 가능”

김 대표는 앞으로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카운슬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캐시노트는 한국에 있는 8개 카드사 매출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개별 카드사 매출만 알때와 달리 더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진다는게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개별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센터를 통해 상권분석을 하면 자신들의 결제 데이터만 분석하게 되지만,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일례로, 어떤 소비자는 식당에서 할인되는 A사 카드는 식당에서만 결제하고 주유할인이 되는 B사 카드는 주유소에서만 쓰게 된다면 A사 조사에선 소비자가 식당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고만 분석된다.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반면 캐시노트에 축적된 데이터는 8개 카드사 전체를 수집하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많이 극복할 수 있다. 예를들어 한 가게의 평균 재방문고객 비율 알고 싶다면 한 개의 카드사 정보로는 데이터 표준편차에 한계가 있지만 캐시노트는 더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된다. 이를 활용한 고객관계관리(CRM)서비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호 대표는 캐시노트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그는 “식당에서 제일 중요한건 음식의 맛이다. 근데 본질 아닌 영역에서 신경쓰며 시간을 많이 아깝게 쓴다”면서 “필요하지만 본질적이지 않은 업무를 덜어내 사장님들이 훨씬 많은 시간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