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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미래 맡은 길 프랫, “자율주행보다 운전자 수호천사”

[테크M= 글 장길수 IT컬럼니스트]
2015년 9월 도요타는 깜짝 발표를 했다. 로봇과 인공지능 전문가인 길 프랫(Gill Pratt)을 실리콘밸리에 세우는 도요타연구소(TRI)의 대표로 영입한다는 것. 길 프랫은 2015년부터 이미 도요타 기술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도요타와 인연을 맺었지만 CEO 영입은 뜻밖의 뉴스였다.
도요타는 그의 영입을 통해 향후 5년 간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분야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이를 계기로 로봇 내비게이션과 매핑 전문가인 존 레너드 MIT 교수, 구글 자율주행차 엔지니어 출신인 제임스 커프너, 머신러닝 전문가이자 ARPA 프로그램 매니저였던 래리 자켈 등 쟁쟁한 인물들이 속속 참여했다.
길 프랫은 미 국방성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최한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의 프로그램 매니저로 우리에게 더 익숙한 인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때 재난 현장에 투입한 로봇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대형 재난상황에서 과학자들이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실제 대규모 재난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재난구조 로봇에 관한 도전적 과제를 과학자들에게 던진 것. 이는 인공지능 로봇 연구가 결코 현장의 요구와 유리되어서는 안된다는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온디맨드 기반의 자율주행 택시 사업이 활성화 돼 사람들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 것이란 전망이다.
1860년대 방직기 사업으로 일가를 이뤘던 도요타는 1935년 첫 자동차 생산을 계기로 변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변화를 앞두고 또 한 번의 대변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사명이 도요타의 미래 비전 수립에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도요타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앞세워 모빌리티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전략과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도요타연구소가 있다. 길 프랫이 사령탑 역할을 맡은 것은 그가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미래를 보는 통찰력, 비전을 도요타가 높이 샀기 때문.
이 연구소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는 역시 자율주행차 개발이다. 길 프랫은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말하는 자율성(autonomy) 개념을 병렬과 직렬 자율성으로 구분한다. 병렬 자율성은 기계가 인간 운전자의 운전 행동을 지켜보고 직렬 자율성은 기계가 인간 운전자를 대체한다.
자동차 미래비전, ‘수호천사’
이런 관점에서 도요타의 자율주행차 전략은 수호자 모드와 운전기사 모드 두 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운전자 지원에 목표를 둔 수호자 모드는 재미있는 운전을 지향한다. 운전기사 모드는 운전을 원치 않거나 운전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완전한 자율운전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길 프랫은 자동차의 미래 비전을 ‘수호천사(guardian angels)’ 란 개념에서 찾고 있다. 재미있는 운전과도 일맥상통한다. 인간의 운전을 지켜보다가 치명적인 실수나 충돌 위험이 있을 때 개입한다는 것.
이 같은 시각에서 길 프랫은 10년 내에 완전 자율주행차로 이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포드 등 경쟁업체와 달리 완전 자율주행자동차로의 이행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7에서 그는 “도요타는 자율주행차 레벨 2단계에서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레벨 5단계는 매우 놀라운 목표지만 누구도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자동차의 상당수가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차로 바뀌려면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율자동차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역사적으로 기계에 의한 상해나 사망에 거의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
도요타연구소는 2020년까지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Highway Teammate)을 구현하고 다음으로 보다 복잡한 도시 안에서의 자율주행 기술(Urban Teammate)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대신 길 프랫은 노령화 시대를 맞아 ‘가정용 로봇의 시대(The age of The household robot)’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비해 자동차 분야에서 축적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가정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가정용 로봇시대 열린다
최근 도요타가 도쿄모터쇼에서 발표한 장애인용 콘셉트카 ‘콘셉트-아이 라이드(Concept-i Ride)’와 세그웨이와 비슷한 개인용 이동 수단 ‘콘셉트-아이 워크(Concept-i walk)’는 모빌리티의 확대 측면에서 제시한 도요타의 해법인 셈. 그런 점에서 도요타연구소의 사업은 알파벳의 문샷 프로젝트 X와도 비슷하다.
도요타연구소는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향후 4년 간 3500만 달러를 투자해 연료전지용 촉매재 등 신소재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구소는 신소재 개발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경우 신소재 개발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도요타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신소재 분야의 핵심연구 분야는 배터리와 연료전지 신소재 모델, 신소재 설계 및 개발을 위한 머신러닝 기술, 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 로보틱스를 활용한 자동 자료검색 시스템 등이다.
도요타가 1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벤처캐피털 도요타AI벤처스도 도요타연구소 산하에 있다. 도요타AI벤처스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클라우드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한 곳은 이스라엘의 가정용 로봇업체인 인튜이션로보틱스, 영국 자율주행차 실시간 매핑 솔루션 업체인 슬램코어, 차량 충돌방지용 블랙박스 기업 나오토 등에 투자했다. 이들 기업은 도요타의 미래 성장엔진 발굴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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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자율주행차 레벨2 단계에서 시작하고 있다 레벨5는 매우 놀라운 목표지만 누구도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의 상당수가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로 바뀌려면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길 프랫이 걸어온 길
길 프랫 도요타연구소 대표는 1989년 MIT에서 신경생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2001년까지 8년간 MIT 교수로 일하면서 보행로봇 개발로 유명한 레그랩 소장을 맡기도 했다. 레그랩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레이버트가 설립했으며 보행 로봇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이후 약 10년간 공학교육의 혁신을 주도한 보스턴 올린공대 부학장으로 재직하다 2010년 미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미국의 국방로봇 사업을 주도했다.
길 프랫의 최대 관심사는 로봇과 지능시스템이었다. 특히 인간과 기계 간 협력 인터페이스, 모빌리티와 매니퓰레이션의 증강을 위한 메커니즘과 제어, 로우 임피던스 액추에이터, 로봇인식과 제어분야의 신경과학기술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직렬 유연 구동기와 적응 제어 등에 특허를 여럿 갖고 있기도 하다.
길 프랫은 올 초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장인 다니엘라 러스와 함께 엥겔버거 로보틱스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초로 산업용 로봇을 개발 및 상용화한, 근대로봇의 아버지 조셉 엥겔버거를 기리기 위해 1977년 제정된 이 상은 세계 17개국에서 118명의 로봇분야 리더들이 수상했다.
로봇 전문가 길 프랫이 자동차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이 우연은 아니다. 어릴 적 한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도중 차 사고로 죽는 것을 목격하고 자동차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기술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그는 또 10대에 자동차에 남다른 호기심과 열정을 갖고 있었다. 6대의 자동차를 갖고 있었으며, 특히 도요타 자동차를 고치는 일을 좋아했다고. 유년기와 10대 시절에 경험한 자동차에 대한 높은 관심은 그를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이라는 혁신의 길로 이끌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6호(2017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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