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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파괴하고 또 파괴한다” 2017년은 제프 베조스의 해?

2017-12-26김태환 기자

인물로 되돌아 본 2017

테크M은 지난 1월호에서 국내 전문가들에게 물은 결과를 근거로 2017년 주목할 만한 테크 분야 인물들을 조명했다. 해외에선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CEO 순으로 뽑혔고 국내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송창현 네이버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지난해 12월, 세상은 나름 그럴만한 이유로 이들의 행보를 주목했을 게다. 대부분의 전망이 그러하듯 이들의 활약도 절반 정도 적중한 것 같다.

주목을 받았던 만큼 성적으로 보여준 이들도 있고 기대에 못미쳤던 이들도 있다. 생각도 못했는데, 맹활약을 펼친 이들도 물론 있다. 테크M은 AS 차원에서 1월호 전망을 참고해 올해를 달군 테크 분야 인물들을 다시 한번 조명했다.

연초만 해도 사람들은 2017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테크 리더 1번으로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꼽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좀 더 파워풀했다는 평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월28일 아마존닷컴의 주가가 13% 폭등하면서 제프 베조스는 세계 가장 부자에 등극했다. 당시 시점에서 그가 보유한 자산은 938억 달러(약 106조 원) 규모였다.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자 자리를 차지해온 빌 게이츠(887억 달러)보다 51억 달러나 많았다.

 

엘론 머스크 넘은 제프 베조스의 활약 

돈도 돈이지만 사업 측면에서도 베조스 회장은 2017년 글로벌 IT시장을 뒤흔들었다. 클라우드로 전통적인 컴퓨팅 인프라 시장을 파괴했고, 식품유통회사 홀푸드까지 인수하며 온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의 경계를 크게 허물었다.

계산대 없이 물건을 갖고 나오기만 해도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고’도 오픈하고 유통 환경의 미래를 제시했다. 제프 베조스의 2017년 행보는 파괴적 혁신의 연속이었다.

1년전만 해도 올해 가장 맹활약을 펼칠 것 처럼 보였던 엘론 머스크가 제프 베조스에 다소 밀린 듯 보이는건 기대에 못미친 테슬라의 생산 역량 때문이다.

상반기만 해도 테슬라는 포드와 GM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업체들을 시가총액에서 추월하며 2017년 최고의 흥행파워를 보여줄 듯 보였지만 보급형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모델3 물량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면서 하반기 기세가 한풀 꺾였다.

썩어도 준치는 준치였다. 테슬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속에서도 엘론 머스크는 대담한 도전을 올해도 이어갔다. 최근에는 스페이스X와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뛰어넘는 혁신적 교통수단 ‘하이퍼루프’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 속의 자기장으로 추진력을 얻어 달리는 신개념 열차형태 수단이다. 여객기 보다 빠른 최대 시속 1200㎞ 속도를 자랑한다.

2013년 머스크가 처음으로 공개한 뒤 지난해 네바다 주에서 첫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엘론 머스크는 지난 7월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구두로 하이퍼루프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자율주행차와 하이퍼루프를 결합한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지하 엘리베이터를 내려가 하이퍼루프 터널을 이용해 교통체증을 피해 달리는 시스템이다.

팀 쿡 애플 CEO의 올해 행보를 상징하는 것은 아이폰X다.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아이폰X가 스마트폰 시장을 얼만큼 뒤흔들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입소문 파워만 놓고보면 지난해 나온 아이폰7 시리즈를 크게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에게 2017년은 다사다난한 한해로 기억될 듯 하다. 사업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비교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 왓츠앱은 올해도 글로벌 SNS 시장의 최강 패밀리였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성장세가 눈부셨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8월 글로벌 사용자가 7억 명을 넘어섰다. 국내 사용자도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외 가리지 않고 강력한 SNS 플랫폼으로 부상 중이다.

사업적으로는 순항했던 저커버그는 2017년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며 맘고생을 해야 했다. 그는 지난 10월 VR 앱을 이용해 푸에르토리코 재난 현장을 살펴보는 실시간 동영상을 소개했는데, 재난을 마케팅에 이용한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사과했다.

제프 베조스, 엘론 머스크, 팀 쿡, 마크 저커버그 외에 2017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테크 리더로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데미스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이 꼽힌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액션 영화배우로도 깜짝 변신해 눈길을끌었다. 태극권 고수로 알려진 그는 중국 무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태극권을 소재로한 단편 영화 ‘공수도’의 주연을 맡았고 영화 주제곡도 불렀다.

마윈은 올해 사업적으로도 야심만만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2월에는 ‘신 유통 전략’ 비전을 제시하며 중국 전역에 스마트 스토어 10만 개를 개설해 물건을 직접 체험하고 온라인 구매를 지원하겠다는 청자신을 제시했다. IT기반 VR 체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온·오프라인 유통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전략도 분명히 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는 올해도 알파고로 재미를 쏠쏠하게 봤다. 오리지널 알파고를 업그레이드한 알파고 마스터로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과 3번 싸워 3번 모두 이겼고 최근에는 기존 데이터 없이 순수 인공지능 알고리즘만으로 바둑을 학습한 ‘알파고 제로’를 공개, 인공지능의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제프 베조스나 엘론 머스크처럼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델라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에 적응하지 못
해 한물간 공룡 기업이란 이미지를 벗고 클라우드 퍼스트 시대를 주도하는 회사로 환골탈태했다. 시가총액도 11월 중순 기준으로 6400억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에는 못미치지만 아마존은 앞서는 수치다.

2017년 맹활약을 펼친 글로벌 테크 리더 중 빠져서는 안되는 인물이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다. 젠슨 황이 이끄는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그래픽 프로세서(GPU) 활용이 확대되는 흐름을 잘 파고들어, 차세대 IT생태계의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반도체 거인 인텔이 숙적 AMD와 손을 잡고서라도 엔비디아를 견제하려는 장면도 연출됐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의 행보는 인상적이다. 폭스바겐, 아우디, 다임러 벤츠, 도요타 등이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플랫폼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해외 사업으로 주목

국내 테크 기업 리더들 중에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행보가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10월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 시장공략에 올인하겠다고 밝힌 이해진 창업자는 말했던 대로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역할을 맡아 올해 해외 시장을 누볐다.

특히 거대 미국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강한 유럽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제록스 유럽 연구소를 인수했고 10월에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 전문가 앙투안 드레쉬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의 ‘K-펀드 1’에 1억 유로를 추가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유럽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10월들어 국내에서도 이슈 메이커로 급부상했다. 10월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해진 창업자는 “구글이 국내에서 엄청난 이득을 얻지만,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하지 않고, 서버 트래픽 비용도 내지 않는다”고 작심 발언을 했고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재점화되는 계기가 됐다.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가 측면에서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외부 평가에서도 지난해 보다는 나은 모습이었다. 올해 8월
등장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100일 만에 가입자 400만 명을 확보하며 기존 은행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2016년 부진한 실적으로 교체설까지 돌았던 임지훈 카카오 대표도 2017년들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음원과 게임 등 주요 분야에서 카카오 실적이 개선 된데다 성공적인 인터넷은행 론칭, AI 관련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임지훈 대표는 콘텐츠를 앞세워 세계 무대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에 론칭한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경우 나름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는 것이 카카오 설명. 픽코마 월 방문자는 지난해 약 5만 명이었지만 2017년 9월 기준으로는 250만 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거래액은 1억 원에 육박한다.

임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를 이끌 또 하나의 키워드로 AI를 꼽았다. 임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AI 기술 수준을 많이 홍보하지 않았을 뿐, 국내외 주요기업과 비교해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2010년부터 음성 검색, 콘텐츠 자동 추천, 꽃 검색 등 AI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고 최근 내놓은 AI 번역도 품질이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도 주목을 끌었다. 그는 특히 올해 네이버로부터 3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AI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우아한형제들은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봉진 대표는 비즈니스 외에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서도 인상적인 행보를 보였다.

10월 김봉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물을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풀어 주는 것만 한 것이 없다’라는 다산 정약용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 3년 간 개인 지분을 처분해 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되며 올해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의 공백에도 삼성전자는 승승장구했다. 2017년 3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조 원과 14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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