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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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타트업 성공조건 갖췄나
[테크M=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최근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성장사를 다룬 ‘업스타트’라는 책의 번역판을 감수했다.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The Everything Store)를 쓴 브래드 스톤의 책이다.
비슷한 시기(2008년) 같은 도시(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두 회사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시작해 규제에 맞서 싸우며 성장, 이제는 거대 유니콘 스타트업이 됐다.
이들이 창업한 2008년은 아이폰이 출시된 다음 해이자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였다. 두 회사의 지난 9년간의 여정을 다룬 책을 읽으며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필요조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우선 세상에서 문제를 인식해내고 해결방법을 찾는 창업자의 남다른 관점이다.
이는 많은 경우 창업자 자신이 직접 느낀 불편함에서 시작된다. 우버의 초기 창업자인 개럿 캠프는 첫번째 창업에서 큰 돈을 번 연쇄창업자였다.
고급차를 가지고 있는데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차를 운전하고 다니길 싫어했다. 택시나 블랙리무진을 사용하다가 느낀 불편함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차를 부른다는 우버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막 출시돼 인기를 끌던 아이폰을 직접 써보다 생긴 통찰력을 생활 속의 불편함에 적용했기에 나온 아이디어였다.
에어비앤비도 샌프란시스코의 아파트 월세나 호텔숙박비가 여행자들에게 너무 비싸다는 문제에서 탄생했다.
창업자 중 한명인 조 게비아는 아파트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집의 남는 소파 등 공간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렌트비를 충당하자는 아이디어를 친구 브라이언 체스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여기서 에어비앤비가 탄생했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이런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한 창업자의 치열한 열정, 분석력 그리고 실행력이다. 우버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개럿 캠프는 바로 서비스 이름을 ‘우버캡’이라고 짓고 도메인(Ubercab.com)을 등록했다.
또 친구 트래비스 캘러닉과 파리에서 식사하면서 테이블보 가득히 사업아이디어를 메모하고 분석할 정도로 실행방법에 대해 집착했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디어를 내고 그냥 흘려보낸 것이 아니라 바로 도메인(Airbedandbreakfast.com)을 확보하고 간단히 사이트를 만들어 실제로 숙박할 이들을 모집했다.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바로 보여준 것이다.
세번째로 필요한 것은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이다. 에어비앤비는 사실 말이 안되는 아이디어였다.
누가 생판 모르는 타인의 집에 가서 잠을 잘 것인가!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들이 투자자들에게 계속 거절당했던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쉽게 좌절하지 않았다. 계속 버티기 위해서 2008년 당시 대통령선거 캠페인을 위한 오바마, 맥케인 시리얼을 만들어 팔았다.
그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에 시간을 벌었고 유명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을 만나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폴 그레이엄이 오바마 시리얼박스 이야기를 듣고 “너희들은 참 바퀴벌레 같은 놈들이구나. 쉽게 망하지는 않겠다” 며 투자를 결정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네번째로 규제라는 박스 속에 갇히지 않는 상상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10년전 아이폰이 세상에 등장한 이후 너무 빠르게 많은 것이 변했다.
덕분에 기존의 규제가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요즘 세상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도 많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의 틀 안에서 얌전하게 사업을 하다가는 정말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생겨난 새로운 사업기회를 기존 사업자의 저항과 규제의 한계를 넘어 마음껏 발전시켰다. 그 결과 전 세계에 열정적인 고객층을 만들어냈고 고객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제는 규제까지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담대한, 미친 아이디어를 믿고 거액을 주는 투자자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두 회사가 수십조 가치로 성장한 배경에는 처음에는 황당해 보였던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믿고 초기부터 각 성장단계별로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여해준 실리콘 밸리의 벤처투자자들이 있었다.
세쿼이아캐피탈의 그레드 맥두는 안쓰는 물건을 거래하는 이베이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남는 공간도 이처럼 인터 넷에서 거래할 수 있다고 믿고 그런 시도를 하는 스타트업을 찾다가 에어비앤비를 만났다.
남들이 다 외면할 때 초기에 과감하게 투자한 그의 혜안은 몇 조원의 가치로 돌아왔다.
우버에 투자한 벤치마크캐피탈의 빌 걸리는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 계속 이런 스타트업을 찾아다니다 우버에 투자했다.
이들은 스타트업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변화가 일어나는 길목에 가서 먼저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나선 뒤과감하게 베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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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기득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시민전체의 편익을 위해 과감하게 스타트업의 편을 들어준 규제당국자들과 미래 가능성을 보고 거액을 투자해준 벤처캐피탈의 힘으로 오늘날의 유니콘 회사가 됐다.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넷플릭스 등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이 끊임없이 탄생하는 이유는 담대한 아이디어에 과감히 투자하고 적자가 나더라도 세상을 석권할 때까지 밀어 주는 실리콘밸리의 투자생태계가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성장스토리를 읽고 나면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가 오버랩된다. 우리는 과연 시장의 다양한 문제를 인식하고 남다른 방법으로 해결책을 만들어 거침없이 창업에 나서는 창업가들이 충분한가.
넘쳐나는 정부의 창업지원프로그램이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바퀴벌레 같은 창업가가 아닌 정부자금에만 의존하는 좀비기업가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금만 튀는 아이디어는 ‘불법’이라면서 규제의 틀로 옭아매는 바람에 가능성 있는 스타트 업을 질식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과연 우리 투자자들은 망할 수도 있는 담대한 아이디어를 가진 용감한 창업자에게 기꺼이 돈을 투자하고 있는가.
당장 카풀서비스 업체인 풀러스는 규제이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자가용의 유상운행은 금지 하지만 카풀은 허용하고 있어 이 회사는 오전과 저녁시간을 이용한 카풀매칭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법에 명확히 출퇴근시간이 정의되어 있지 않고 유연근무를 하는 직장인들도 많기 때문에 풀러 스는 낮 시간까지 카풀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그런데 서울시가 ‘불법’이라며 경찰에 고발하면서 바로 제동을 걸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택시기사들의 반발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의심하는 많은 세력과 미디어의 비판에 시달렸다.
하지만 기존 서비스에 안주해 있는 기득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시민전체의 편익을 위해 과감하게 스타트업의 편을 들어 준 규제당국자들과 미래 가능성을 보고 거액을 투자해준 벤처캐피탈의 힘으로 오늘날의 유니콘 회사가 됐다.
아산나눔재단이 지난 7월 내놓은 스타트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투자를 많이 받은 글로벌스타트업 100개사의 비즈니스 모델중 40.9%는 한국에 오면 불법, 30.4%는 조건부 가능, 28.7% 만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이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가.
그 열쇠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 창업가들이 ‘뭐든지 도전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런 스타트업에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하는데 달려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6호(2017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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