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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조직의 연결 지배성은 얼마나 되나?

2017-11-18연세대학교 UX랩 인지공학스퀘어 조광수 교수


 [테크M=연세대학교 UX랩 인지공학스퀘어 조광수 교수] 
위대한 제품의 시대는 끝났다. 마치 100미터 달리기 하듯 각자 트랙에서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던 시대가 있었다. 위대한 제품은 그렇게 만들고 그렇게 성장했다.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수직 계열화를 통해 효율을 확보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세상이 변하고 있다.

이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던지, 디지털 융합이라고 하던지 연결 지배성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신성장 동력이라 말한다.

그 변화의 방향은 초연결이나 플랫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혹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가 재정의 되는 수평적 연결이다.  

수직에서 수평으로의 연결, 크로스 도메인 연결이 혁신의 주체이다. 연결 지배성의 맛을 보기 위해 가스경보기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자.

잘 아는 것처럼, 가스경보기는 가스 누출을 탐지하면, 요란하게 알람 소리를 울리는 기계다. 물론 안전을 위해서다. 그렇다면 위대한 가스경보기를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미세한 가스도 놓치지 않는 센서의 성능, 오래 지속되는 배터리, 충분히 큰 소리를 내는 알람소리,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멋진 제품 디자인을 갖추면 좋다. 가격까지 좋으면 A+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가스경보기를 만들어도, 사람의 안전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당신의 집에서 가스경보기가 울린다고 하자.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가스밸브를 잠그고, 누전 사고를 막기 위해 전기를 내릴 것이다. 잠에 빠진 가족이 있다면 흔들어 깨울 것이고, 119에 신고도 할 것이다.

즉 사람 중심 혹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의 관점에서 전통적인 가스경보기는 안전의 필요 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다시 말해, 사람의 안전을 담보하는 즉 연결 지배성이 높은 가스경보기는 가스밸브를 잠그고, 전기를 차단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침대를 흔들어 자는 이를 깨우고,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이런 가스경보기를 만들려면, 그간 배타적이었던 전기, 전자, 통신, 기계, 인테리어, 건축, 디자인 등 이종의 도메인들을 수평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즉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크로스 도메인으로 연결하여 연결 지배성이 높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

연결 지배성의 상징격인 일본의 세콤은 도난 경보기가 아무리 울려도 도난을 막지 못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고, 사람을 보내서 점검하는 보안 서비스로 세계를 지배했다. 

연결지배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비즈니스의 핵심역량이다. 연결 지배성을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전통 제품과 서비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컵인 프라임베실, 스마트 접시인 탑뷰, 스마트 포크인 해피포크를 연결하면 건강한 식생활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식당, 병원 혹은 헬스케어 센터에서 이용한다면 고객의 식생활을 관리하는 부가가치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곽정우 전 CJ 제일제당 상무는 헬시초이스(Healthy Choice) 같은 브랜드에서 이런 서비스를 연결한다면, 전통 식품 회사에 비해 막강한 브랜딩을 할 수 있기에 시장의 1위 사업자를 위협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한다.

마찬가지로, ‘침대는 과학’이라는 슬로건을 넘어서, 베딧처럼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연결한다면, 침대는 실제로 수면 패턴을 파악하며 수면 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아우라 같은 사물인터넷을 쓰면 숙면도 유도할 수 있다. 심지어 지크를 연결하면 옆 사람의 코골이를 막을 수도 있다. 이런 연결 지배성이 높은 침대는 시끌벅적한 수면의 세계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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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목소리의 특징을 판단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한다. 이런 판단으로 시스템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고, 시스템에 호감이나 신뢰감을 느끼게 된다. 또 이 시스템에서 추천하는 상품을 구매할지와 같은 사용자의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연결의 인터페이스를 지배하자 

연결 지배성에서는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중요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TV 리모컨이다. 집집마다 영상물을 보기 위해 스마트TV와 더불어 통신사의 셋탑박스를 갖추고 있다.

이를 사용하려면 스마트TV 제조사에서 만든 리모컨과 통신사의 리모컨 두 가지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둘 중에 어떤 리모컨을 사용하는가?

대부분 통신사 리모컨이라고 답한다. 통신사 리모컨은 셋탑박스를 켜고 끄고, 소리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TV도 켤 수 있고, 소리 조절도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TV사의 리모컨은 오로지 자기 TV만 제어한다. 결국 통신사 리모컨이 연결을 장악하고, 결국 스마트TV는 단순 디스플레이로 전락한다. 

만약 ‘왕좌의 게임’ 같은 유료 콘텐츠를 스마트TV와 통신사에서 동시에 서비스한다고 하자. 누가 돈을 버는가? 당연히 통신사다.

전통적인 제품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TV 제조사의 리모컨은 이해가 쉽고 사용도 쉽고 심미적이기도 한 우수한 제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복잡하기만 한 통신사의 리모컨을 쓴다. 그 이유는 복잡한 연결을 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객이 통신사 서비스에 돈을 내는 이유가 단지 콘텐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리모컨 때문이었을까?

아마존의 대시나 하이쿠도 마찬가지이다. 세탁기 옆에 붙여 놓는 타이드 전용 대시 버튼은 한 번만 누르면 주문이 된다.

자동차 같은 고관여 제품이 아니라면, 과연 고객은 대시 버튼에 연결되지 않은 다른 제품을 구매하려 할까? 

인공지능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사물인터넷 기반의 연결 지배성을 고려해야 한다. 사물인터넷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인공지능과의 관계이다.

우선, 사물인터넷은 인공지능 서비스의 활동 무대가 된다. 마음이 몸에서 작동하듯 경쟁력 있는 인공지능은 사물인터넷에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은 SK텔레콤의 ‘누구’ 혹은 아마존 에코 같은 사물인터넷 스피커 덕분에 사용자의 거실에서, 사용자의 일상에서, 그리고 사용자가 마음을 놓은 상태에서 그 역할을 하게 된다.

단순한 인공 비서를 넘어서, 이제 기업은 고객의 삶 깊숙하게 인공지능 영업사원을 두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울러, 사물인터넷은 공개되지 않은 고유의 데이터를 획득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귀뚜라미 보일러 같은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지하실이나 분리된 공간에 있는 보일러에 직접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서 보일러를 관리할 수 있다. 

심지어 귀갓길에 보일러를 켜서 집안을 덥혀 놓을 수도 있다. 덕분에 이제 보일러가 언제, 얼마나, 어떻게 쓰이는지, 그리고 보일러 상태는 어떠한지, 사용하는 방식과 에너지 소모 같은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제닉튠 같은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연결하면 집안에 들어오는 햇볕 정보를 이용해서 에너지 절약도 하고, 온도 조절에 관한 고유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온·습도 센서를 연결하면 누구도 가지지 못하는 건강한 온도 데이터를 획득하며, 아토피 가정을 위한 인공지능 온도조절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마무리하자.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을 한다고 인공지능을 한다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 제품을 사물인터넷으로 만든다거나, 스마트폰에서 제어하는 제품을 만든다는 근시안적 발상을 넘어, 전 방위적으로 변화하는 고객의 삶에서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이제 연결 지배성으로 표현된다.

이제 당신 기업의 연결 지배성을 물을 차례이다. 당신의 조직과 전략은 연결 지배성 시대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 

<본 기사는 테크M 제55호(2017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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