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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ICT의 융합, 도시형 스마트팜 주목하라
“여기 경운기 몰 줄 아는 학생들 있습니까?”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2014년,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질문을 했다. 왜 그랬을까? 농업은 이제 사양 산업이 아니라 유망 업종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모두가 농업을 외면할 때 반대로 농업에 뛰어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농업의 잠재력이 커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로저스 회장 말대로 농업은 요즘 유망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세계 기준 약 2억9700만 달러(약 3395억 원)로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ICT와의 융합으로 농사라는 업의 본질이 바뀌는 장면도 여기저기에서 연출되고 있다. 농사는 어디에서 짓는지, 또 누가 어떻게 짓는지와 관련해서도 고정관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해외의 경우 이미 버티컬 팜, 스마트 팜 등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국내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의 김혜연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메가트렌드”라며 “농촌을 넘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에서 농업의 틀을 새로 다지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형 스마트팜 생태계 확대
스마트팜의 부상은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난과 무관치 않다. 세계 인구 증가로 식량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사를 지을 사람들은 점점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 나노,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과 같은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미 주요 농업 선진국들은 스마트팜에 대한 투자에 공격적이다.
미국은 농업에 IoT 외에 나노, 로봇 등 다양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 구글은 토양, 수분, 작물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농업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예강국인 네덜란드의 경우 전체 온실의 99%가 유리온실로 되어 있고 복합 환경제어가 가능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네덜란드는 수십 년간 모아온 데이터와 재배환경 최적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종 센서와 제어 솔루션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네덜란드 프리바(Priva)는 온실 환경 제어 시스템으로 수출도 많이 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도시형 스마트팜은 농업과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농사를 짓는 위치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예전에는 농사를 짓기 힘들었던 중동, 싱가포르 등과 같은 국가들도 스마트팜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도시형 스마트팜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이를 겨냥한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엔씽도 그중 하나다. 김혜연 대표는 “한국은 식량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건 아니지만 농가 재배 시기와 소비자 수요 간 불균형이 큰 것이 문제”라며 “스마트팜이 이같은 상황을 푸는 해결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생산과 소비의 타이밍에 엇박자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 농가는 제 가격을 못 받고 팔고,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농산물을 비싸게 사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농가 재배 시기와 소비자들의 수요 시점에 맞춰주는 산업 밸류 체인을 구축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 도시형 스마트팜도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스마트팜 둘러싼 국가 간 경쟁도 치열
도시형 스마트팜은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본의 경우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마트팜 선도 국가로 도약하려는 모습이다.
작년 3월 일본 업체 미라이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1500㎡ 규모의 스마트팜 플랜트를 완공했다. 기후 때문에 대부분의 신선채소를 중국에서 수입하던 러시아는 스마트팜을 통해 양상추, 바질 등 신선채소들을 상당량 자체 생산 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상하이도 약 30만6000 평에 달하는 버티컬 팜 기반 녹색 주거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타워 형태의 수직 건물 곳곳에 버티컬팜을 비롯해 주거시설, 공원 학교 등 친환경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전통적인 농업에서 강조되던 농업 용수와 토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빅데이터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2018년 착공 예정이다.
한국도 초기기는 하지만 도시형 스마트팜이 등장하고 있다. 엔씽 스마트팜 솔루션은 지난해 서울시가 진행한 ‘행촌동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도입됐다.
행촌동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주민들이 모여 공동 텃밭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민들이 매일매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엔씽 기술을 통해 현장을 모니터링한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딸기 농장에는 기존 생산 재배 시설에 엔씽 센서가 적용됐다.
기본적으로 농장을 제어하는 펌웨어를 기반으로 LED 및 펌프 세기 등 여러 요소들을 관리하는 구조다.
김혜연 대표는 “관리 솔루션은 여러 작물을 지원한다. 종류만 선택해주면 해당 값은 자동 설정된다”면서 “예를 들어 상추를 키우다 딸기로 품목을 변경하고 싶으면 그에 맞는 LED 세기, 온도 등 재배환경이 바뀐다”고 전했다.
앞으로 도시형 스마트팜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과거에 없었던 경험을 생산자와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세먼지와 살충제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도시형 스마트팜이 확장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스마트팜이 농업과 IoT의 결합인 만큼, 기존 농업 생태계에서 확보된 노하우를 데이터화 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지금은 농가 데이터가 워낙 광범위 한데다 관리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재욱 서울농식품벤처창업지원특화센터장은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적극적으로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IoT와 농업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갖는다”며 “이를 통해 기술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농가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간 간극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비용 문제도 있다. 국내법상 스마트팜은 농지 적용을 받지 못한다. 때문에 도시에서 채소를 키울 경우 생산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채소를 재배하면서 사용하는 LED의 경우 농업용, 원예용 전력으로 적용받지 못하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채소는 유기농 채소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에 팔린다.
최 센터장은 “일본 스마트팜 기업은 농지 적용을 받기 때문에 전력 등 에너지 사용시 더 낮은 생산 비용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다”며 규제 및 정책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국내에 도시형 스마트팜을 정착시키는 첫 단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크M=황치규 기자(delight@techm.kr), 신다혜 기자(dhshin131@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5호(2017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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