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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구글도 고전한 로봇 개발에 왜 올인하나

2017-10-16황치규 기자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2017 현장.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PC와 스마트폰을 벗어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자사 기술과 서비스를 연결하려는 네이버판 기술들이 쏟아졌다.

사용자 생활 환경을 가급적 많이 커버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네이버의 생활지능확장 전략은 이번 데뷰를 통해 더욱 구체화됐다. 그런만큼 올해 데뷰에선 PC와 스마트폰이 아닌 하드웨어를 겨냥한 기술들도 지난해에 비해 많이 공개됐다. 자율주행차, 로봇,  위치 측위 기술이 적용된 웨어러블 기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관심을 사로잡은 하드웨어는 로봇이었다. 네이버는 이번 데뷰에서 로봇을 9종이나 공개했다. 지난해 데뷰에서 자율주행 실내 지도 제작 로봇 M1 하나만 공개했음을 감안하면 대단히 공격적인 행보다.

"생활환경지능에 로봇은 중요한 플랫폼"
네이버는 ​기술이 실제 사람의 삶에 스며드는 자연스럽고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공간에 대한 이해'와 '이동을 편리하게'만들어줘야 하며,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이를 구현한 로보틱스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UIUC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서울대학교,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학교) 등과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로봇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랩스 석상옥 로보틱스 총괄 리더는 "네이버는 지도 서비스가 있다. 지도 서비스는 공간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이동성을 갖춘 로봇은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지도 서비스가 필요하다. 공간을 돌아다니는 로봇을 네이버가 만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로봇 개발을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부품들을 내부 용도에 맞게 개조하는 것은 물론 필요할 경우 자체 개발도 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기반으로 네이버 연구부문인 네이버랩스는 이번 데뷰에서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전동카트, 독창적인 와이어 구조의 로봇팔 등 총 9종의 로봇을 공개했다. 

네이버가 이번에 공개한 로봇은 ▲업그레이드된 'M1'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어라운드(AROUND)', ▲전동카트 '에어카트(AIRCART)', ▲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 퍼스널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Personal last-mile mobility), ▲코리아텍과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 ▲MIT와의 산학협력 '치타로봇', ▲UIUC와 산학협력하고 있는 ‘점핑 로봇’, ▲계단을 올라가는 바퀴 달린 로봇 '터스크봇', ▲물체 인식 및 자율주행하는 'TT-봇(bot)'이다.

작년 ‘데뷰 2016’에서 첫선을 보였던 M1은 실내공간을 자율주행으로 이동하면서 3차원 레이저 스캐너와 360 카메라로 데이터를 수집해, 실내지도를 제작하는 로봇이다. 레이저로 스캔한 무수히 많은 점 데이터를 메시(mesh)로 불리는 3차원 공간 데이터로 변환한 후, 그 위에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붙여 3차원 지도를 만든다. ‘어라운드(AROUND)’는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으로 로봇의 대중화를 목표로 개발됐다. 자율주행로봇의 높은 가격을 합리화해 많은 분야에서 쓸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네이버의 전략이다.  

어라운드

네이버에 따르면 기존 실내 자율주행 로봇은 지도 생성, 위치 파악, 경로 생성, 장애물 회피 등 다양한 기능들을 자체 로봇에서 수행해야 했지만 어라운드는  M1이 제작한 지도를 클라우드로 이용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가 센서를 탑재해도 쓰는게 크게 무리가 없다. 지도까지 직접 로봇이 만들어야할 경우 라이다로 불리는 고가 3D 레이저 카메라를 써야 하지만, 지도를 클라우드에서 받을 경우 보급형 부품으로도 정밀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네이버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어라운드는 예스24 서점에서 고객들이 다 읽은 책을 상단부 적재공간에 넣어 수거하고 일정 무게가 넘어가면 자동으로 지정된 장소로 이동, 직원이 책을 회수하는 시나리오에 맞춰 제작됐다. 어라운드로 서점직원들은 고객들이 꺼내 본 책들을 정확한 위치에 다시 배치할 수 있게 됐다. 고객들은 관심있는 다양한 책들을 골라서 본 후 ‘어라운드(AROUND)’에 간편하게 반납하면 되기 때문에, 진열대 주위에 서서 책 내용을 한 권씩 따로 확인하지 않고 여러 권을 원하는 만큼 편히 테이블에서 볼 수 있어 서점 이용 문화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어라운드는 기본 플랫폼에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만큼, 서점 말고도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네이버는 기대했다.

에어카트

‘에어카트(AIRCART)’는 사용자가 가벼운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손쉽고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근력증강 로봇 기술을 응용한 전동카트로, 힘이 부족한 사람도 가볍게 오르막길을 오를 수 있고, 특히 더 위험할 수 있는 내리막길에서도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에어카트’에는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에 사용되는 pHRI(physical human-robot interaction) 기술이 적용, 운전자 조작 의도를 카트 손잡이에 달린 힘센서에서 파악해 실시간으로 카트 움직임(추진력과 방향)을 제어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따로 조작 방법을 배울 필요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산업협력 프로젝트도 적극 추진
'앰비덱스(AMBIDEX)’는 네이버랩스와 코리아텍이  장기 산학 연구 중인 로봇팔이다. 로봇팔은 로보틱스 연구 중에서도 역사가 깊지만 주로 산업 현장에서 정밀/반복/고하중 작업에 적합한 형태로 발전해 오다보니 무게, 안전 등의 문제로 일상 영역에 적용되기는 어려웠다. 네이버랩스는 로봇팔을 일상의 영역으로 활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로봇팔 메커니즘 설계능력을 갖춘 코리아텍 김용재 교수와 산학협력을 통해 사람의 팔보다도 가볍고, 사람과의 접촉에서도 안전한 ‘앰비덱스’를 제작했다.

앰비덱스는 경량화를 위해 무거운 구동기는 모두 어깨와 몸체 부분에 배치하고, 와이어를 이용해서 가벼운 팔을 구동하는 고유한 와이어 구조에 기반한다. 유연하면서도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 요리, 청소, 빨래, 서빙, 간병, 재활 등 인간 생활 현장에서 더욱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네이버는 전했다.

퍼스널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는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로, 사람이 단순히 몸을 기울이는 것만으로 가속, 감속, 방향 전환이 모두 가능하다. 2륜 구조인 세그웨이에 비해 4륜 지지구조를 갖춰, 안정성이 안정성이 우수하다. 40km/hr 이상의 고속주행도 가능하다. 

 ‘치타로봇(Cheetah 3)’은 MIT 바이오메트릭 로보틱스 랩(Biomimetic Robotics Lab) 김상배 교수와 네이버랩스가 산학협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길이 80cm, 무게 40kg의 로봇으로, 10kg의 짐을 싣고 다양한 환경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치타로봇

‘UIUC 점핑로봇(Jumping robot)’은 UIUC 다아내믹 로보틱스 랩 박해원 교수와 산학협력으로 개발 중인 소형 사족 보행 로봇이다. 길이 30cm, 무게 4kg의 작은 강아지 정도의 크기에 높이 뛰기 멀리 뛰기와 같은 역동적인 움직임이 가능하여 생활 공간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네이버는 기대하고 있다.

 ‘터스크봇’은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팀의 인턴이 진행한 프로젝트로, 계단 등판 로봇이다. ‘TT-bot’은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팀 인턴 프로젝트로, 카메라 비전을 분석해 실내 공간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물체들을 인식한 뒤 자율주행으로 목표물까지 이동해 이를 흡입하는 로봇이다. 딥러닝 기술을 물체 인식뿐만 아니라 로봇의 경로 제어에도 적용한 경우다.

"내년에는 더욱 공격적일 것"
네이버는 2015년 데뷰 행사에서 프로젝트 블루를 공개하며 로봇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지난해 첫 결과물로 M1을 공개했다. 올해 3월에는 3D 지도 전문 업체인 에피폴라를 인수했다. 이같은 노력들을 기반으로 네이버는 이번에 9종에 달하는 로봇을 대거 선보이게 됐다.

로봇과 관련해 네이버의 행보는 구글과는 대조적이다. 구글은 몇년전 로봇 전문 기업들을 무더기로 인수하며 로봇 연구 개발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최근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2013년말 인수했던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샤프트를 소프트뱅크에 다시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의 행보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소프트웨어 잘 만드는 것과 하드웨어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앞으로 로보틱스 개발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확실하게 긁어줄 수 있는 로봇을 제공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생활지능확장 전략을 로봇 플랫폼에서도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로봇은 아직은 연구 개발 단계여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베일 속이다. 그러나 에어카트와 어라운드의 경우 이미 현장에 투입된 만큼, 향후 사업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석상옥 리더는 “로봇이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는 현재의 기술”이라며, “앞으로 로봇을 생활의 더 깊은 공간으로 끌어들여 편리한 삶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환경지능 기반의 로봇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M=황치규 기자(deligh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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