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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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과 현실 경계 허물고 미래도시를 말하다
‘2017 서울건축비엔날레’ 이모 저모
‘2017 서울건축비엔날레’ 이모 저모
미래를 내다보는 건강한 공간이 될 것인가, 환경파괴와 불평이 쌓이는 현장으로 전락할 것인가?세계 도시들은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할 시점에 직면했다.
9월 2일 개막한 ‘2017 서울건축비엔날레’는 서울을 무대로 런던, 도쿄, 마드리드 등 세계 50여개 도시, 120여 기관이 참여해 도시문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뛰어 넘는 미래도시의 모습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돈의문박물관마을, 세운상가 등 서울 곳곳에서 펼쳐졌다.
지난 반세기 도시가 성장의 중심에 있을 때 건축은 개발의 도구였고, 도시는 개발의 대상이었다. 이제는 도시를 부동산과 투자의 대상이 아닌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접근, 기술과 연구개발(R&D)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해비타트(UN-Habitat)가 발간한 ‘2016 세계의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거주할 전망이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관건이며, 국가 경쟁력은 곧 도시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디지털 혁명의 가속화는 사람을 다시 도시로 모으고 있지만, 주어진 도시 공간은 제한적이다. 현 단계에서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열쇠는 ‘도시재생’으로 모아진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지속가능한 도시, 더 살기 좋은 도시의 모습, 그리고 진화하는 기술 네트워크가 미래 도시와 건축에서 수행할 역할에 대해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20세기 세계 도시의 성장을 설명했던 대량생산, 대량고용, 대량 소비는 급속한 도시화,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자원 부족, 에너지, 공공재 사유화 등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현대 도시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은 자연스럽게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공유도시의 이슈로 이어졌다.
파리, 런던, 도쿄 등의 도시에서 실제로 적용된 사례와 미래 지 향적인 실험 프로젝트의 균형 있는 배치는 이번 비엔날레의 묘미다.
이번 전시회는 DDP에서 50개 세계 도시의 선도적인 공공 프 로젝트를 선보이는 도시전과 ‘아홉 가지 공유’를 주제로 한 돈의문 박물관의 주제전, 세운상가 메이커스 큐브와 창신동을 무대로 한 현장 프로젝트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특히 15개국 800 여 개 팀이 모여 미래의 도시를 상상하고 건설하기 위해 1년 동안 수행한 프로젝트인 ‘파리의 재탄생’, 첨단 태양광 기술을 통해 외부 자연광이 지하로 들어와 식물을 성장시키는 ‘침략적 재생’, 런던 도심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과정과 현장을 보여주는 ‘메이드 인 런던’, 서울의 여러 장소에서 채집된 냄새와 연결된 지도 ‘서울 냄새 지도’ 등이 관심을 끈다.
다채롭고 창의적인 전시물들이 개방적 이고 즐거운 도시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1. 도시전 - 50개의 도시로 살펴보는 ‘공동의 도시’ (장소: 동대문디지털플라자 )
● 서울 잘라보기 (김소리, 서울시)
‘서울 잘라보기’는 서울을 지하, 평지, 고가, 산지 의 네 가지 지층으로 구분해 도시 발전 과정에서 축적된 경계들의 여러 맥락을 살펴본다. 산지와 구릉지가 많은 서울 도시 재생 계획은 깊게 파고 든 지하층, 높은 밀도의 평지, 빠른 교통과 운송을 위한 고가와 육교 등의 공중 보행로, 개발로 인해 평지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정착한 산지, 총 네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지층은 서울을 단 면으로 잘라볼 때 더 선명해진다. 서울 지층의 새로운 가치와 활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 파리의 재발견 (파빌리온 드 라르세날)
미래도시를 상상하고 건설하기 위한 파리시의 프로젝트다. 건축가, 조경가, 도시계획가, 농부, 인류학자 등으로 구성된 15개국 800여개 의 팀이 찾아낸 도시와 건축 디자인의 새로운 해법을 만나볼 수 있다. 파리시는 23개 지역과 대지에 대해 1년 간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1300가구와 공동작업공간, 호텔, 녹지 조성을 포함한 15만㎡의 개발을 앞두고 있다.
● 메이드 인 런던 (위 메이드 댓, 런던시, 주영영국문화원 등)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위해 특별 제작된 영상은 런던을 생산적인 도시로 만드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런던은 주택 부족, 지가 상승, 기술 변화 때문에 도심 산업의 미래 계획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건축가, 개발자, 정책 입안 자들은 생산적인 도시로서의 런던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원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가장 런던스러운 문화시설인 바비칸(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터를 문화·예술·교육 지구로 개발한 지역)의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생산과 공급의 연결고리를 추적하고 다양한 활동사례를 소개한다. 도심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런던 프로젝트는 서울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 도시 시대의 역동성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도시연구소, 도이치뱅크 다스 국제포럼)
‘도시 시대의 역동성’은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 전시회 특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처음 소개됐다.
국제도시의 도시 동태성에 관한 설명과 7개 도시가 겪은 25년의 변화 과정을 다룬 이 전시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 환경에 대한 자료를 제시한다. 더불어 세계 도시들의 조직, 계획, 관리방법에 대한 개괄적인 비교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 도시 정원 속의 정자: 베를린 (라보라토리오 파라 라 사우다드)
‘프린체스이넨가르텐(Prinzessinnegärten)’은 2009년 베를린 도 심 크로이츠베르크 구역 모리츠플라츠에 조성됐다.
황무지였던 공간을 1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자발적으로 운영, 발전할 수 있는 도시의 공동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라우베’는 공동 정원 내에 만들어진 10m 높이의 야외 목재 구조물로, 이 구조물에 실제로 사용된 기둥이 전시장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공주의 정원이 라는 뜻을 가진 프린체스이넨가르텐은 최근 부지 임대기간이 만료 됐지만 매각하지 않고 공동 생산된 다목적 공공 공간으로 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모델 비엔나 (볼프강 푀르스터, IBA 비엔나)
‘모델 비엔나: 21세기 도시를 위한 주택’은 주거 분야에 있 어 비엔나가 100년간 이룩한 성과를 조명하고 있다. 빈은 2000년부터 공동주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모델 비엔나는 공유주택에 관한 실제 사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수년간의 경험으로 축적된 큐레이터들의 설계 및 기획과정을 기반으로 각국에 모델 비엔나를 적용 할 수 있는 방법론도 참고할 수 있다.
2. 주제전 - 아홉가지 공유로 살펴보는 도시 공유 (장소: 돈의문박물관)
●물류 도시 - 물건, 과정, 투사 (클레어 라이스터) | 물류 혹은 행복의 건축 (제시 르카발리에)
물류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돈의문박물관에서는 물류와 관련된 두 가지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물류 도시’는 물류 배송 시스템이 어떻게 도시를 이끌어 가는지 보여준다.
바코드에서 물류창고 에 이르는 물류의 기술과 과정, 공간, 물류의 대상을 표시한 그래픽 카탈로그인 ‘물류도시의 계보’가 인상적.
물류가 건축과 도시 면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비디오도 볼 만하다. ‘물류 혹은 행복의 건축’은 월마트에 초점을 맞춰 세계적인 이동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시스템을 살핀다.
● 황사 (C+아르키텍토스, 인 디 에어)
입체적으로 구현된 수증기 캐노피가 인상적이다. 황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감지되면 노랑 불 빛이 들어오며 수증기를 뿜어낸다. 비엔날레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DIY 센서는 규격화된 건축 시스템 안에서도 다양한 형태를 통해 대기오염을 측정하고 가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 지하세계 (카를로 라티, 뉴샤 가엘리 등)
MIT의 센서블시티랩과 알름랩이 개발한 하수 샘플링 로봇 ‘루이지’ 가 ‘지하세계’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루이지는 서울 강남구 세 곳의 하수도의 박테리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화면으로 보여준다.
생화학 측정기술, 연구결과를 해석하고 계산하는 도구도 선보인다. 센서블시티랩과 알름랩은 현재 스마트 하수 플랫폼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다.
3. 현장 프로젝트 - 세운상가에서 만나는 생산도시 서울의 미래 (장소:세운상가, 창신동 일대)
서울 도심 제조업 현장의 다양한 현상을 재조명하고 도시 생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재해석하는 ‘생산도시’는 현장 프로젝트다운 역동성이 느껴진다.
서울의 구도심인 세운상가, 창신동, 을지로 일대 실제 현장에서 열리는 전시인 만큼 비엔날레가 끝난 후에도 도시 의 일부로 남아 생산도시 서울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류, 금속, 인쇄, 기계 등 도심 제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생산도시의 주요 프로그램은 ‘사물의 구조’, ‘신제조업 워크숍’이다.
건축연구소 ‘모토엘라스티코’는 좁은 도심에서 꼭 필요한 오토바이를 새로운 운송수단으로 재해석했다. ‘좁은도시’는 현장 프로젝트의 포토제닉으로 꼽힐 만 하다.
INTERVIEW
재생과 공유가 도시 문제 해법
배형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
“개발과 확장으로만 접근하는 정책으로는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없습니다. 기존의 것을 활용하고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도시재생과 공유도시가 현대 도시가 직면한 문제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은 배형민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의 말이다.
서울시는 2012년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서울은 공유도시를 선도하는 곳으로 해외에서 평가 받고 있으며 20여 개 도시와 공유도시네트워크를 구성해 협력 중이다.
“도시의 핵심 경쟁력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도시’에 있다”고 강조하는 배형민 감독의 생각과 이번 행사의 주제인 공유도시는 일맥상통한다. 배 감독은 특히 도심제조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현장 프로젝트를 추천했다.
그는 “을지로 일대 전통 제조업 종사자들의 아날로그 기술과 젊은이들의 디지털 감각이 힘을 합치면 서울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생산도시로 재도약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젊은이들과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 도시가 어떤 모습일 지를 논의하고 공유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크M = 서미희 기자(markers@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4호(2017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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