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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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 출발이자 마지막은, 물류
이제 유통과 물류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중간유통단계가 생략되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을 대표해 온 아마존과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인 월마트도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그 경계선을 허물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적용해 새롭게 재편된 유통산업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술 혁신과 옴니채널 사업모델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쿠팡, 위메프, 티몬으로 대표되는 소셜커머스 3사의 등장으로 위기에 처했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ICT를 빠르게 체화해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기업 간 대결의 핵심은 물류에 있다. 전통적 산업구조에서는 유통이 먼저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유통보다 물류가 앞서 있다. 생산자가 전통 유통채널을 탈피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모바일과 물류에 있다. 세상은 점점 더 온디맨드(수요 결정 시스템) 중심으로 갈 것이고 이는 물류 서비스를 전문적이고 세분화시킬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배송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물류에 IT를 접목시킨 다양한 솔루션과 플랫폼을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미래 성장분야 중 하나로 ‘스마트 물류’를 선정하고, 현재 8.1%에 머물러 있는 국가 물류 부가가치 비중을 2020년 11%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픽업 로봇이 물류센터 누벼
이마트는 2014년 6월 경기도 용인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보정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김포에 아시아 최대 규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김포물류센터는 일부 라인을 제외하고는 발주, 입고, 이동, 출하 설비와 운영시스템을 모두 자동화했다.
이마트는 이와 같은 자체 ECMS(Emartmall Center Management System) 개발을 위해 미국의 아마존과 영국의 오카도 등의 물류시설을 벤치마킹했다. 연면적은 축구장 6개 크기로 서울 서남부 지역 20개의 점포의 하루 2만 건의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기존에 10명 중 3명에게만 당일 배송이 가능했다면 김포물류센터 운영으로 10명 중 7명에게 당일 배송이 가능해질 만큼 배송 효율이 개선됐다.
제조업, 우주탐사,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로봇에게 가장 매력적인 분야가 물류일 수 있다. 상온 가공품을 취급하는 ‘Dry’ 코너는 14m 높이 21개 층으로 나눠진 셀(재고창고) 사이 10개의 통로에 ‘미니로드’라고 부르는 크레인 모양의 픽업 로봇이 각 층을 움직이며 주문 받은 상품을 컨베이어벨트로 옮긴다.
기존 물류센터는 상품 보관 및 운영이 박스 단위로 진행돼 수작업이 필수적이었지만 온라인물류센터는 낱개 단위 실시간 재고 관리 시스템으로 90%의 자동화율을 보이고 있다. 또 피커가 분산돼 있는 상품 쪽으로 가서 일일이 상품을 담는 방식이 아닌 상품이 피커에게 오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으로 시간당 900피스(pieces) 피킹을 가능하게 만드는 다이나믹 DPS(Digital Picking System)가 눈에 띈다. 물류 혁신은 기존 작업환경에서 사람의 동선을 대폭 축소해 효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사람과의 협업도 최적화했다.
직원의 검수 후 배송품 체크와 무게와 부피를 측정하는 ‘체크리스트’라는 곳을 다시 한 번 거치며 배송 오차를 줄였다. 물류센터 4층 ‘Wet’ 코너는 작업장 전체가 냉장고다. 실내 온도는 7~8도에서 관리되고 있다. 자동화 물류센터지만 신선·냉장식품과 박스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부피가 큰 가구 등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한 곳도 있어 김포물류센터에는 약 40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재고관리는 유통기업들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재빨리 파악하고 상품화 시켜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이마트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고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동혁 이마트 김포물류센터 지원팀장은 “김포물류센터는 빅데이터를 활용, 자동발주와 재고관리로 결품을 최소화하고 최상의 품질 유지가 가능한 재고 일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정시 배송률 99%로 높여
롯데마트도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연면적 3만869㎡, 지상 5층 규모로 지난해 5월 오픈했다. 수도권 서부 15개 점포의 온라인 주문을 전담하고 있으며, 하루 최대 1만 건의 주문량을 처리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김포센터의 물류 이동속도는 최대 80㎞/h로 하루 최대 오더라인은 10만 건에 달한다. 이를 통해 정시 배송 비율을 99%까지 끌어 올렸다.
롯데마트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오스트리아의 물류전문 컨설팅 업체 KNAPP와의 협업을 통해 알리바바에서 검증된 최첨단 ‘OSR(Oder Storage Retrieval)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OSR 시스템은 셔틀(Shuttle)로 운영되는 자동창고와 GTP 피킹방식이 결합된 물류 솔루션으로 다양한 상품을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피킹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약 400평의 면적에서 2만SKU(Stock Keeping Unit, 상품 관리·재고 관리를 위한 최소 분류 단위) 이상을 보관하고 피킹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실제 피킹 CAPA는 8개의 스테이션을 통해 피킹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메인은 OSR 시스템이다. OSR 시스템은 3만 박스 보관이 가능하며 셔틀로 운영되는 자동창고로 셔틀은 X축으로 이동하고, 리프트는 Y축으로 이동하면서 토트(박스)를 자동으로 입출고 시킨다. 차병선 롯데마트 B2C 물류팀장은 “피킹을 할 때 빨간 불 빛으로 직원을 가이드해주는 시스템인 ‘피킹 포인터’를 통해 상품을 담는 것과 고객 배송 과정에 오차가 없도록 만들었다”며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적 효율과 배송의 정확성을 높여 자연스레 고객 서비스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30%를 차지하는 롯데마트는 ‘콜드체인’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입하할 때부터 고객 앞으로 배송될 때까지 냉장 상태를 유지한다. 최근에는 물류센터의 장점을 활용해 가락시장에서 경매상품 특가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MD(상품기획자)는 전문 경매사와 함께 새벽 도매시장 경매에 참여해 시세보다 낮은 상품을 구입한 후 상품을 김포물류센터로 보내 당일 오후 12시부터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시세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편, 2015년 ‘DHL 글로벌 기술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사물인터넷 관련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IoT 기술이 물류 산업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조9000억 달러(약 2216조3500억 원)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대형 물류센터 건립 경쟁 중
온·오프라인 유통기업 간 대결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의 경쟁력은 최저가, 배송속도, 원스톱 쇼핑 등 3개 키워드로 정리된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유통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물류센터 건립에 나서고 있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대형마트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자 이마트, 롯데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쿠팡이 지난해 8월 인천에 세운 ‘로켓배송’ 풀필먼트센터(FC)가 누적 출고량 1억 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 물류센터를 담보로 골드만삭스에서 3000억 원을 빌려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티몬은 장지동 물류센터에 물류 자동화 시스템인 DPS(Digital Picking System)를 도입해 하루 최대 4만 건의 상품을 처리하고 있다.
GS홈쇼핑도 자동화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2018년 준공을 목표로 TV홈쇼핑, 모바일, 인터넷 쇼핑을 망라하는 통합 물류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GS홈쇼핑의 모바일 매출액은 모바일 앱을 론칭한 2010년 1억 원에서 2016년 1조3153억 원으로 성장했다. 모바일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35.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쇼핑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물류센터가 필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유통업계의 자동화, 첨단화를 기반으로 물류 서비스 고도화 시도 사례가 늘면서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위한 물류 자동화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이제는 지능화 전략으로 한 발 더 나아가 첨단 물류와 유통의 시너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 등 비약적인 디지털 혁명과 물류의 접목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마존과 구글, 우버가 골목에서 경쟁하는 시대다. 세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흐려진 경계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O2O(Online to Offline)에 주목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지능화 전략과 옴니채널 도입은 대형 유통기업들에게 중요한 화두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치열한 경쟁 가운데 고객 경험을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전에 없던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저비용으로 풍부한 연결성을 제공하는 디지털 인프라 및 유통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유통업계는 몇 년간 저조했던 영업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까.
<본 기사는 테크M 제54호(2017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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