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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워치의 등장, 동영상 분야 쟁점은
[테크M = 최홍규 EBS 연구위원]
페이스북의 담대하지만 당연한 도전, 워치(Watch)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을 볼 목적으로 페이스북을 방문합니다." 페이스북에서 동영상 서비스 부문을 이끌고 있는 피지 시모(Fidji Simo)의 말이다(뉴욕타임즈 8월 9일자). 인터넷 업계에서 동영상 서비스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많이 언급되어 왔고 그에 따라 업계의 다양한 실험도 있었다. 여기에 페이스북도 한마디를 더 보태고 나섰다.
페이스북은 8월 9일(현지시간) ‘워치(Watch)’라는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을 등장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소셜미디어 최강자 페이스북답게 같은 동영상 서비스라도 이용자들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이를테면, 페이스북 워치에서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웃은 동영상’, ‘페이스북 친구들이 좋아한 동영상’, ‘가장 많이 언급된 동영상’ 등을 순위대로 검색할 수 있고 이를 원하는 공간에서 모아서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의 공유 기능이 동영상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형태다.
이미 지난해 4월 비디오 전용 탭을 만들어 동영상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한 페이스북이지만, 그 당시에 비해 워치는 페이스북의 소셜 기능 장점을 살려 오리지널 콘텐츠 영역까지 진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주목해 볼만하다.
물론 페이스북이 선보이겠다는 ‘워치리스트(watchlist)’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서비스들과 큰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팔로우’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이 즐겨찾거나 혹은 많이 검색된 동영상 리스트를 제공받고, ‘좋아요’가 많은 동영상을 뉴스 피드에서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이미 유튜브의 ‘구독’ 시스템으로 익숙한 서비스라는 얘기다. 또한 월정액의 가입자 기반으로 웹이나 앱에서 스트리밍된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손쉽게 모아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도 넷플릭스가 기반을 닦은 서비스다.
하지만 20억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하겠다고 하니 얘기가 달라진다. 가장 긴장도가 높을 기업은 당연히 유튜브일 것이다. 유튜브는 매월 15억 명의 매우 적극적인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최소 한 달에 한 번 페이스북을 방문하는 이용자가 20억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워치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시장의 판세도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워치를 통해 거둘 수익모델을 광고에서 찾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아직까지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지만 기존에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둔 유튜브에게는 광고 시장의 파이를 나눠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 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금번에 페이스북 워치에서 이용 가능하다고 알려진 오리지널 콘텐츠 목록을 살펴보면 웹과 모바일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들을 모두 정리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이는 이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영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장르들을 더욱 이용자 선호 기반으로 구획화 해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치가 등장하면 요리법이나 메이저리그 스포츠 경기, 다큐멘터리, 리얼리티쇼 등은 이제 페이스북이 정제해 제공하는 뉴스 피드를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20억 명의 사람들이 모니터링하고 추천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제공될 것이고 선별된 제작자들에 의해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들도 등장할 전망이다. 콘텐츠들은 페이스북이 그간 심혈을 기울여 축적한 인게이지먼트 수치들을 토대로 걸러지고 그 순위가 매겨질 것이다.
워치가 말하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의 현재, 그리고 쟁점
BBC의 8월 10일자 기사를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가 교황을 만나기 위해 로마를 방문할 당시 그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첨단 기술 회사다”라고. 페이스북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하든 서비스의 종류나 내용보다는 그에 적용되는 기술력에 역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오늘날 워치 서비스로 동영상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페이스북의 행보에서 마크 저커버그의 이러한 언급은 매우 흥미롭게 들린다. 동영상 서비스도 기술적 관점으로 사람들이 흥미를 끌 수 있는 첨단 기능들을 중심으로 제공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니 말이다.
마크 저커버그의 언급과 달리, 페이스북이 만일 미디어 그룹의 정체성을 강조한다면 미디어에 담길 콘텐츠나 이를 통해 이슈를 선점하고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그 과정을 중요시 하겠지만, 페이스북은 철저히 첨단 기술 회사란다. 그러니 동영상 영역에서의 페이스북 워치에 대한 쟁점도 이러한 맥락에서 요약할 수 있겠다.
우선, 소셜의 기능과 동영상 서비스의 결합이 효과적인가 하는 점이다. 페이스북 워치는 기본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매개로 이용자들이 소통하며 다양한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열성적인 팬덤을 구축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문제는 소셜 기능이 동영상 서비스에도 유효할까 하는 지점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소셜 기능으로 동영상 서비스가 비약적인 시장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지난해에 동영상 콘텐츠 제공을 시작하였지만 시장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이 소셜 기능이 동영상에 충분히 접목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소셜 기능에 강점이 있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동영상 서비스가 걸리적거리는 콘텐츠였을 수도 있다.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자유로운 소통만을 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동영상이 소통을 더욱 활성화 할 수 있는 도구라면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페이스북이 겪게 되는 근본적인 고민이겠지만 이는 인터넷 플랫폼 업계의 오랜 화두이기도 했다. 하나의 특화된 서비스로 성장한 플랫폼이 새로운 콘텐츠를 하나하나 얹어갈 때 겪게 되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페이스북 워치 역시 똑같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승부수로 던진 것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강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아서 향후 어떠한 전략을 더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번째로, 소셜미디어가 기존 서비스들과 차별화된 동영상 서비스 이미지를 구축하고 경쟁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이는 앞에 언급한 첫 번째 쟁점과 어느 정도 맥이 닿아 있다. 결국 페이스북 간판으로 동영상 영역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20억 명의 이용자를 지닌, 전 세계에서 제일 강력한 소셜미디어 서비스이다. 이것은 강점도 되지만 동시에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이미지를 벗어내고 서비스하는 것이 힘들다는 점에서 약점도 된다. 페이스북은 애초에 사람들의 이야기와 공감, 추천, 공유 등의 행위들이 모여 시작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동영상 서비스에도 이용자들의 참여 행위가 서비스에 잘 입혀지지 않는다면 이용자에게 주목될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페이스북이 서비스 시작을 한정된 제작자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점은 정식으로 오픈하기 전까지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놔야 한다는 페이스북의 고심이 담겨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어떠한 수익 모델이 지속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페이스북의 워치는 무료 서비스이며 일부 동영상에서만 광고가 붙는 형태다. 쉐어는 제작자들이 광고 수익의 45%를 가져가며 나머지 55%는 페이스북이 가져간다. 광고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의 이면에는 기존에 광고가 많이 붙은 동영상을 분석해 광고가 집중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더 열을 올릴 수 있다는 추진 내용이 담겨 있는 셈이다. 문제는 광고를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운용하게 되면 콘텐츠 내용을 소비자 선호에 매우 큰 비중으로 의존하게 되어 새로운 장르나 포맷 개발에 대한 도전적 시도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콘텐츠를 명품화해 가입자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나, 전문적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로써 획기적인 장르나 포맷을 개발해 유통시키겠다는 내용은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당분간은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콘텐츠에 집중적으로 광고하는, 일종의 파레토 법칙을 토대로 한 광고 사업 형태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자명하다.
지금 동영상 시장은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시장이다. 디즈니는 내년 초 ESPN을 통해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예고하고 있고, 트위터는 최근 벌즈(Verge)나 버즈피드 뉴스(BuzzFeed News)같은 미디어사들과 파트너십을 발표해 미디어 부문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유튜브는 일종의 스키니 번들(SkinnyBundle) 서비스를 통해 몇 개의 방송 채널만 묶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유료방송 서비스를 내놨다. 그런가 하면 넷플릭스는 만화 출판사 밀러월드(Millarworld)를 인수해 콘텐츠 제작 영역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러한 경쟁적 동영상 시장에 도전장을 내놓은 주체가 페이스북이니 이용자들은 주목한다. 그들은 코웃음 치지 않는다. 그 주체가 페이스북이니 담대하지 않은, 당연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당연한 도전은 당연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지금도 무수히 등장했다가 소리없이 사라지는 웹·모바일 서비스들 중 하나, 페이스북 워치도 그 ‘원오브뎀’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Reference
Ars Technica (2017. 8. 10.) Facebook’s original video platform will launch with Mike Rowe, MLB, and more
BBC (2017. 8. 10.) Facebook Watch and the reinvention of TV
Business Insider (2017. 8. 9.) Facebook is officially launching its big attacks on TV
CBS (2017. 8. 10.) Behind Facebook's "Watch" video platform
Daily Mail (2017. 8. 10.) Facebook launches Watch, a video platform for original content and live shows that will take on rivals YouTube and Netflix
eWEEK (2017. 8. 10.) Facebook Launches Social Network Assault on TV with Watch
Facebook (2017. 8. 9.) Introducing Watch and Shows on Facebook
Facebook (2017. 8. 9.) Introducing Watch, a New Platform For Shows On Facebook
Statista :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72856/worldwide-online-video-advertising-spending-forecast
Tech Crunch (2017. 8. 9.) Facebook launches Watch tab of original video shows
The New York Times (2017. 8. 9.) Facebook Introduces a Dedicated Home for Videos
The Wall Street Journal (2017. 8. 11.) Facebook Courts Video Makers for ‘Watch’ Tab With Financial Incentives
Wired (2017. 8. 10.) Facebook Muscles Into the Online Video Scene
<테크M=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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