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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홀로그래픽이 개인 컴퓨팅 환경 바꾼다
[테크M = 최필식 테크G 발행인]
‘윈도 10’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지막 윈도다. 다른 면에서 보면 영원한 윈도이기도 하다. 윈도10을 시장에 내놓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후 새로운 버전의 윈도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 의미는 윈도를 단종하고 새로운 운영체제를 내놓겠다는 게 아니라 윈도10을 계속 진화시킨다는 것이었다.
몇 년마다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는 단일 상품이 아니라 새로운 윈도 빌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윈도(Windows as a Service)'로 변화를 준 것이다. 대규모 업데이트는 단순히 윈도의 수명 연장을 위한 요식 행위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윈도10의 기능을 보강해왔다.
이전의 윈도는 서비스팩에서 보안성을 강화하고 윈도에서 발견하기 힘든 미세한 구멍을 메우는 역할이 컸다. 반면, 대규모 업데이트는 단순한 운영체제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운영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보완 기능을 품고 있다. 서비스로서의 윈도라는 개념을 담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와 관련된 모든 정책을 손질했다. 그 중에는 1년에 두 차례의 대규모 업데이트도 포함된다.
3월과 9월경 있는 대규모 업데이트는 윈도10 이전의 윈도에서 보안 패치와 버그 수정, 기능 확장을 담은 ‘서비스팩’이라는 개념과 비슷하다. 하지만 윈도의 수명 주기를 연장하는 정책도 대규모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달라진다. 윈도10 이전까지 윈도는 일반 공급일로부터 기본 5년, 연장 10년이라는 수명 주기를 갖고 있었다. 다음 버전의 윈도가 나올 때를 대비해 보안 강화를 위한 패치나 기능 업데이트 등 기존 운영체제에 대한 유지를 책임지는 기간을 설정해 놓은 것.
하지만 윈도10 이후 기존의 수명 주기 정책을 바꿔야 했다. 윈도10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분기점(Branch)을 기준으로 최대 18개월까지 수명 주기가 연장된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끝낸 윈도10은 앞으로 16~18개월간 보안 업데이트 같은 유지보수를 위한 수명 주기가 연장된다. 윈도10을 설치한 하드웨어가 망가지지 않는 이상 대규모 업데이트만 잘해도 안전한 윈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는 9월 진행될 네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면 2019년 2월(잠정)까지 수명 주기가 연장된다.
3D의 창의성 강조한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봄 윈도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를 정식으로 공개하기에 앞서 지난해 11월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당시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한 가지가 있었다. 윈도를 설명하면서 생산성(Productivity)이라는 단어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 대신 그 자리를 창의성(creative)이라는 단어로 채웠다.
윈도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라는 이름 때문일 수도 있지만, 윈도가 지금까지 일처리를 위한 PC의 운영체제라는 면에서 볼 때 생산성을 말하지 않는 것은 매우 어색한 일이다. 과거 생산성을 위해 구매했던 PC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 2016년 1분기에 이미 분기당 출하량이 2007년 수준으로 회기한 이상 기존 PC의 방향성을 재정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늘 미래를 고민했지만, 좀 더 먼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라는 운영체제의 방향을 바꾸는 대신 PC를 이용하는 기존의 사고를 바꾸자는 쪽으로 결론을 낸 듯하다. 급진적인 태블릿용 운영체제였던 윈도8 출시 이후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제로 윈도의 경험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쓰는 목적을 바꾸는 편이 훨씬 안전한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지금까지 생산성 중심이 아니라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는 창의성의 도구를 위한 PC용 운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기능들을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 포함한 것이다.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그동안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던 3D를 변화의 중요한 축으로 내세운 것이다. 오토데스크나 솔리드웍스처럼 전문적이고 복잡해 보이는 3D 도구의 사용법을 배울 필요 없이 누구나 손쉽게 일상의 콘텐츠를 활용해 입체적 재료를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넣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이후 윈도 관련 제품들로 3D 창작물을 정말 쉽게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윈도 폰의 카메라 앱으로 실제 사물의 주변을 돌면서 촬영하는 즉시 3D 모델로 변환하고, 사진처럼 일상에 수두룩한 2D 콘텐츠를 3D 그림판에서 3D 모델로 만들 수 있다.
커뮤니티에 등록된 수많은 3D 모델을 불러 편집하고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프리젠테이션을 만들 수 있는 ‘파워포인트’의 차기 버전도 보여줬다. 전문 도구 없이 입력과 편집, 감상까지 3D로 입력하고 3D를 편집하며 활용할 수 있는 기본기를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 담았다.이처럼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는 3D 관련 재주를 대폭 보강하면서 이를 창의성이란 맥락으로 연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왜 이 시점에서 3D를 이야기하는가일 것이다. PC 환경은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전문가 영역으로 여겨온 3D를 일상의 창의성 단계로 내리려는 의도는 뭘까. 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평면적 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을 나서고 있기 때문.
입체적 사고의 새 세대를 찾는 가을 업데이트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3D 기능을 대거 도입한 것은 윈도 10의 가을 업데이트와 무관하지 않은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곧 진행할 가을 업데이트에 윈도 홀로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싣는다. 2년 전 많은 이들을 홀렸던 증강현실 헤드셋인 ‘홀로렌즈’에서 첫 선을 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복합현실 인터페이스인 윈도 홀로그래픽 컴퓨팅이 윈도 10을 통해 실행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를 통해 윈도 홀로그래픽 컴퓨팅에 대해 첫 선을 보였지만, 좀 더 값싼 복합현실(Mixed Reality) 헤드셋과 다른 플랫폼의 가상현실 HMD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복합현실을 위한 헤드셋을 HP, 델, 에이수스, 에이서 등과 함께 개발했고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의 가상현실 장치에도 윈도 홀로그래픽 컴퓨팅을 개방할 것이라는 입장을 일찍이 내놓기도 했다.
3000달러가 넘는 고가 증강현실 장비인 홀로렌즈 대신 1/10 수준의 복합 현실 헤드셋과 최근 가격을 내리고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 가상현실 HMD에서 구현되는 윈도 홀로그래픽은 지금까지 평면적으로 보던 디지털 세계에 대한 시각적 효과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다.
지금 대부분은 모니터를 통해 컴퓨터의 세계를 보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입체적인 작업이나 콘텐츠가 있어도 그것을 평면으로만 보는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 마시는 컵을 3D 모델로 그러낼 수는 있지만, 실제로 손에 들고 볼 때와 같은 공간감이나 입체감을 모니터 안의 3D 모델에서 받기는 어렵다. 결국 PC에서 아무리 잘 만든 3D 창작물이라도 평면 모니터의 근본적인 한계에 갇히고 마는 것이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복합현실 같은 비전 리얼리티는 한 때 색다른 놀이를 위한 기법에 불과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분명 거대 산업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다. 다양한 비전 리얼리티를 응용, 활용하는 시장의 규모가 2020년 17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지금, 단순히 놀이를 위한 시대는 이미 지났다.
문제는 비전 리얼리티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대중적 시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을 통해 전문가가 아닌 대중의 창작과 소비를 준비하는 것도, 애플이나 구글이 서둘러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도구를 내놓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를 통해 누구나 제작할 수 있는 3D 도구를 준비했고, 이를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윈도 홀로그래픽 컴퓨팅을 가을 업데이트에서 보여줄 채비를 끝냈을 뿐이다.
물론 모든 이들이 윈도 홀로그래픽에 적응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비전 리얼리티는 여전히 기술적 진화가 필요하고 더 많은 부문에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윈도 홀로그래픽 이후 우리가 지켜봐야 할 변화가 있다. 그동안 모니터 안에 갇혀 있던 평면적 사고들을 어떻게 탈피하는가. 그리고 확장된 세상에 빨리 적응하고 입체적 창의력을 발휘할 컴퓨팅 세대는 누가 될 것인가. 윈도 10의 가을 업데이트가 끝나면 서서히 우리는 새로운 사고를 갖게 될 세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테크M=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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