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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인프라가 문제? 더 큰 숙제는 따로 있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 과제는
[테크M=이승훈 가천대학교 IT에너지학과 교수]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 다.
이러한 반응의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충전소다. 충전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 가까운 시일 내에 전기차가 쉽게 보급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전기차의 충전을 기존 내연기관의 주유와 동일선상에 놓고 보면 해당 요소가 매우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금 주유소에 비하면 전기충전소의 보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훨씬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버리고 충전이란 요소에 대해 다시 살펴보면 부족함 대신 편의성이 보인다.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자동차가 하루 중 약 90%를 정지한 상태로 있다고 한다. 만약 충전(주유)이라는 행위를 주유소를 찾아 이동하지 않고도 정지해 있는 시간을 통해 해결한다면 어떨까.
전기차의 충전은 주유소라는 특정 시설을 찾아 이동할 필요가 없다. 적절한 솔루션만 갖추고 있다면 내가 사는 곳이나 일하는 곳, 바로 그 곳이 충전소다. 특히 내가 잠을 청하는 집은 충전소로 최적의 장소다.
일주일에 한 번씩 주유소를 찾는 대신 아침에 일어나 완벽하게 충전된 전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편리하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제 도시는 물론 시골 오지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곳은 없다. 적절한 솔루션만 있다면 나의 차는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하다. 충 전 케이블만 있으면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 사고를 스마트폰과 꼭 닮은 전기차로 확대하지 못 하고 있을 따름이다.
전기차는 충전이라는 기능면에서도 좋은 점을 갖고 있다. 전기차를 산 후 충전을 위해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약 7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이 중 300만원(개인용 비 공용 충전기 1대당)은 환경부에서 보조해준다. 일단 충전기를 설치하면 나만의 전용 충전소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어찌 보면 매우 번거로운 일인 것 같지만 한번 충전으로 240㎞(1 kWh 당 6㎞ 주행, 40 kWh 배터리 기준)를 주행할 수 있고 그를 위한 전기요금은 2,000원(완속 충전요금 평균 100원/ kWh, 2017년부터 3년간 충전 요금 50% 할인)에 불과하다.
충전을 위해 어딘가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는 것은 엄청난 편리함이다. 이 같은 충전의 편리함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전기 생산 방식에 있지 않을 까 싶다.
전기차, 전력시스템 폭탄 될 수도
우리나라의 전력 생산량은 95 GW(기가와트) 수준이다. 이 중 30% 정도의 예비율을 감안하면 일상적으로 70 GW 정도(물론 한 여름에는 크게 늘어난다)가 사용된다.
가정 단위에서 보면 매달 350kWh 정도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은 하루 평균 10 kWh 정도의 전기를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
에어컨, 텔레비전, 컴퓨터,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가전제품을 다 합해도 3~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루에 소비하는 전력량은 10 kWh 정도다.
하지만 여기에 전기차를 포함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전력 소비량은 바로 두 배로 늘어나는 것. 출퇴근 등을 위해 하루 약 60㎞ 를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전기차의 충전량이 10 kWh 가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선택하는 순간 한 가정의 전기 소비는 두 배로 뛸 수 있다. 물론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간과 일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피크타임 분산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열대야와 야간 전기차 충전을 생각하면 그렇게 편하게만 생각할 요소는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과연 지금 한전의 배전망이 이처럼 가구당 전력수요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음을 고려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한전의 배전망은 대부분 오래 전에 구축된 것이고 이미 가구 당 전력소비는 10년 전보다 늘어났다.
최근 한전이 펼치고 있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한전은 전국 아파트에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을 펴면서 급속충전기(50㎾)는 1,500가구당 1기씩, 완속 충전기(7.7㎾)는 500가구당 1기씩 최대 6기까지만 보급하기로 했다.
이조차 여의치 않는 곳에는 이동형 충전기(3.3㎾)를 단지 내 최대 10개로 제한했다. 전기차로 인한 순간 부하 집중에 대한 걱정이 어느 정도 반영된 원칙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는 눈앞으로 다가온 테슬라의 국내 진출을 생각해보자.
만약 아파트에 테슬라의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120㎾) 3기를 설치하고 테슬라 전기차 3대를 동시에 충전 한다면 과연 그 아파트는 어떻게 될까?
정전은 한여름에만 대비해야 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전체 전력생산에 대한 고려도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의 전력생산은 자체 자원이 아닌 화석연료의 수입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전기차가 증가해 전체 자동차의 꽤 많은 부분을 대체하게 된다면 그 영향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소비 중 기업이 50%를 넘게 차지하고 약 15%가 주택용이다. 전력수요 70 GW 중 약 10 GW가 주택용으로 쓰이는 셈이다. 전기차 100만대 시대가 열리고 매일 밤 비슷한 시간에 완속 충전기로 10~20 kWh를 충전한다면 7~8 GW의 전력이 더 필요하게 된다.
이는 전체 차량 1000만 대 중 10%만을 전기차 로 바꿨을 때의 문제다. 여전히 주유소는 모두 존재하고 추가로 7~8GW를 생산해야 하는 발전소가 필요하다.
뉴 에너지 플랜과 전기차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동봉한 충전케이블을 함께 준다. 전기차는 충전설비가 함께 제공되지 않는다.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장비가 고가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전력설비에 플러그인 충전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전기차의 판매와 함께 충전설비가 돼야 한다. 그 충전이 얼마나 편리하고 저렴한지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야 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바로 신재생 에너지와의 결합이다.
집단주택에는 적용이 쉽지 않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전기차 충전설비와 신재생 에너지의 결합은 이상적이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태양광 패널 솔라루프와 가정용 ESS인 파 워월2, 전기차로 연결되는 솔루션은 꽤나 참신하고 매력적이다.
일반 기왓장처럼 생긴 솔라루프는 눈이나 우박, 먼지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반영구적이라고 한다. 14 kWh 용량의 가정용 ESS인 파워월2는 솔라루프로 발전한 전력을 저장, 4인 가족이 하루에 쓰는 전력수요에 대응한다.
만약 이렇게 생산한 잉여 전력이 테슬라 전기차의 충전에 사용된다면 우리가 앞서 생각했던 문제는 사라진다.
기존 전력생산을 늘릴 필요도 없고, 도시 내 배전문제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개개의 가정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독립형 시스템은 편리하고 깨끗하며 저렴하다.
하지만 우리는 신재생 자원이 부족하다. 바람이 잘 불지 않고 태양 자원도 많지 않다. 하지만 전기차가 태양광 사업과 연결되면 다른 해법이 나타날 수 있다.
태양광을 전기차를 위한 일차 발전 수단으로 결합한다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특히 전기차는 가정용 ESS라고 할 정도의 대용량 배터리를 갖추고 있어 여름의 태양 자원을 낭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3호(2017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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