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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정책 없는 대한민국, 방황하는 데이터
[테크M =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
거창하게 제4차 산업혁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데이터의 중요성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데이터는 단순히 현재의 상태를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 예측에도 활용되기에, 보다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위해서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데이터 확보에 국운을 걸고 있다.
데이터는 단순히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사업수단에 그치지 않고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사회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가 되고 있다. 또 계층의 분화나 경제적 격차ㆍ불평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고, 나아가 정치적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능을 하고 있다.
여기서 데이터 정책이라는 개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가 산업적 기능 수행에 그치지 않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사회적ㆍ경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 정책이란 개념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원인과 해결 수단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의 개념을 개인정보로 축소하면서 데이터 정책이 곧 개인정보 정책인 양 왜곡해 왔다. 그 결과 누군가 데이터 활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 이 목소리를 개인정보의 침해로 받아들여 비판에만 치우치곤 했다.
하지만 데이터란 개인정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비개인정보를 포함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개인정보 영역 외에도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데이터는 남극의 빙산처럼 많다.
개인정보는 곧 활용할 수 없는 영역으로 인식, 개인정보에 대한 모든 활용의 문을 폐쇄했던 것이 그간의 사정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영역에서도 활용을 전제로 하는 영역이 분명히 있고 많은 나라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여전히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는 곧 활용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고전적인 인식이 공공이나 민간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 정책은 개인정보 정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개인정보의 활용은 무조건 억제해야 한다는 인식도 일정 부분 완화될 필요가 있다.
일관성 있는 데이터 정책 시급
두 번째로 데이터가 곧 개인정보라는 편견 때문인지, 데이터 정책 특히 데이터 활용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데이터 보호에 관한 정부기관은 너무나 많다. 예컨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이 있다. 반면 데이터 활용에 전념하는 정부기관은 너무나 적다.
이는 우리나라 데이터 정책이 데이터 보호 정책에 치중돼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고, 그나마도 개인정보 정책에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데이터 활용 정책이나 특히 비개인 정보에 대한 데이터 활용에 관해서는 아무런 책임기관이 존재하지 않다시피 한다.
기술적인 관점에서의 데이터 활용이 아닌, 규범적 관점에서의 데이터 활용에 대하여는 관할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터 보호에 관한 정책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정책 사이에는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또 개인정보 정책과 비개인 정보 정책 사이에도 역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화나 균형을 맞추어 줄 컨트롤 타워, 데이터 활용이나 데이터 공유에 관한 정책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절실하다. 각 부처가 담당하고 있는 의료정보, 교육정보, 통계정보, 기술정보 등의 활용을 총괄할 수 있는 초 정부기관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데이터 공유에 관한 관심이 미비하다. 제4차 산업혁명은 융합의 시대이기에, 결국 데이터의 공유 환경이 조성돼야만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도 국회도 데이터 공유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각 부처 사이에 데이터 공유에 대한 컨센서스는 존재하지 않고 민간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를 융합하려는 시도 역시 보이지 않는다.
많은 선진국은 데이터 공유에 대해 막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분야별로 행해지는 데이터 공유뿐만 아니라 분야를 초월한 데이터 공유에도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의 융합 시도도 적지 않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우리도 이제는 데이터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데이터 공유에 두어야 한다.
네 번째로 우리나라는 데이터 유통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그간 처리자의 대립 개념으로서 정보주체를 두고, 오직 정보주체의 권리 증진만을 위해서 노력해 왔다. 처리자의 무제한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보주체의 권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처리자의 권리 보호 노력은 그 비중이 없다시피 했다.
이러한 관점은 데이터 유통에 대한 시도를 질식시키고, 처리자의 노력에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에서는 데이터 유통을 위해 처리자의 권리에도 관심을 기울이자는 노력이 보이고 있다. 예컨대 데이터 소유권(data ownership)이 그러한 개념이다.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과 별개로 처리자도 데이터 소유권을 가진다는 생각이다.데이터의 수집이나 가공 등에 대한 노력에 관해서도 진지한 관심이 있어야 균형적인 시장질서가 형성되며 데이터 유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데이터 정책이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방황하다가 저절로 단명하고 만다. 데이터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없다. 그래서인지 데이터는 자신의 역할도 하지 못하고, 국민은 데이터 복지에서 소외돼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데이터 정책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한 데이터 공유 환경과 활성화된 데이터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전 국민의 극대화된 데이터 가치 향유 및 첨단의 데이터 산업의 발전 환경의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데이터 정책이 절실하다.
일관되고 체계적이며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데이터 정책 없이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은 기회가 아니라 상실의 시대가 될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3호(2017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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