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배터리와는 달리 반영구적으로 무제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된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배터리 없는 휴대폰이나 무제한 비행하는 드론의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선정 한양대 교수 연구팀이 수축이완하거나 회전할 때 전기 에너지를 저절로 생산하는 최첨단 실(yarn)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선정 교수 연구팀의 연구내용은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8월 25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꼬아서 고무밴드 같은 코일 형태의 실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실을 Twist(꼬다)와 tron(기구)의 합성어인 ‘트위스트론(twistron) 실’이라고 명명했다.

이 실을 전해질(물 등에 녹아 전하를 띤 입자를 만들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 속에서 잡아당기면 꼬임이 증가하면서 부피가 감소된다. 이렇게 되면 전해질이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전기용량이 줄어들게 되고, 전하가 실로 모이게 된다. 전하가 실에 저장되는 원리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자체적인 수축·이완 활동으로 인해 전기 에너지가 스스로 발생하기 때문에 인가전압(전기 회로의 단자 간에 공급되는 전원 전압) 없이도 발전이 가능하다. 트위스트론 실은 초당 30회 정도의 속도로 수축 이완할 때 ㎏당 250와트(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은 파도나 온도변화를 활용해 트위스트론 실이 스스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트위스트론 실에 풍선을 매달아 바다 속에 직접 넣어본 결과, 파도가 칠 때마다 전기에너지가 생산됐다. 또 공기 중 온도변화로 움직이는 나일론 인공근육과 트위스트론 실을 연결했을 때에도 전기에너지가 저절로 생산돼 전구에 불이 들어오기도 했다.

또 트위스트론 실로 꿰맨 티셔츠를 입고 호흡할 때마다 실의 신축 변화에 의해 생성되는 전기적 신호를 검출했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 전원 공급이 필요 없는 자가구동 센서를 구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선정 교수는 “트위스트론 실은 열, 진동, 음파, 운동, 위치에너지 등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터’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며 “기존 배터리와는 달리, 반영구적으로 무제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해양에서의 대량 전기 생산, 휴대폰 및 드론에 연속적 전원공급 등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