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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도 P2P로 싸게…시장의 메기될까
소비자 중심 금융서비스 '기지개'

회사원 김모씨는 최근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예방접종비와 중성화수술 등 고양이에 들어가는 돈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고양이가 아프면 병원비가 얼마나 많이 들지 걱정도 됐다. 걱정은 보험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손해보험사가 판매하는 반려동물 전용보험 중 고양이까지 보장하는 상품은 1개뿐이었다. 김씨는 동호회에서 반려동물P2P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일정수준 이상 가입자가 모이면 최대 15% 가량 보험료가 저렴했다.
김씨는 “금융사에서 일방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뭉쳐서 할인받는 방식이 신기하면서도 좋았다”고 말했다.
금융과 IT의 융합인 핀테크가 활성화되면서 금융시장에서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미 은행을 통하지 않고 개인 간 대출이 가능한 P2P대출이 활성화되고 있는가하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모이면 할인이 제공되는 P2P보험도 등장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활성화가 이뤄지려면 보험업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관련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P2P 플랫폼 활성화…대출금 1조2000억 원
최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P2P대출 누적금액은 지난해 6월 기준 1525억5166만 원에서 지난해 12월 4682억5036만 원, 올해 7월 1조2093억5852만 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P2P대출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에서 개인 간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대출하는 거래다. 영국의 조파(zopa)가 2005년 처음 선보였으며 이후 미국에서 렌딩클럽과 프로스퍼 등이 등장했다.
우리나라에도 렌딧, 8퍼센트, 어니스트, 펀다 등의 플랫폼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익률은 일반 투자 상품들보다 높은 8~20% 사이에서 형성된다.

보험회사가 상품을 설계·모집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의 P2P보험도 등장했다.
미국의 P2P보험사 레모네이드의 창립자인 사갈로(Sagalow)는 지난해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 미국보험감독관협의회(NAIC)의 CIPR(Center for Insurance Policy and Research) 행사에서 “P2P보험은 17세기 신세계를 개척하기 위해 선주들이 기금을 조성해 서로의 함선을 보장했던 것과 유사하며 공유경제와 같은 개념”이라고 평했다. 우리의 전통적인 방식인 계나 두레와 비슷한 형태인 셈이다.
다만 현재는 보험업법상 보험회사만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크라우드 방식으로 소비자를 모집하는 형태로 판매된다.
기존 자동차보험이 월 보험료 2만 원이지만 가입자가 10만 명이 되면 1만 원 할인이 가능하다고 하자. P2P 중개 플랫폼을 통해 가입자를 모은후 목표가 달성되면 할인된 가격의 보험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P2P보험은 2010년 독일의 프렌드슈랑스가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2014년 영국의 게바라, 2015년 미국의 레모네이드 등이 도입했다. 프렌드슈랑스의 경우 주택보험, 개인배상책임보험, 법률 비용보험 등 다양한 보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60여개의 기존 보험사들과 제휴를 맺고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영국의 BBM(Bought By Many)보험 역시 공동구매 방식을 활용해 애완동물보험, 여행자보험,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별계약보다 최대 50% 저렴한 보험료 산정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두리와 LKMS리미티드가 각각 ‘다다익선’과 ‘인바이유’라는 브랜드로 P2P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다다익선은 롯데손해보험과 제휴를 통해 ‘펫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반려동물보험보다 보험료가 약 15% 저렴하다. 2017년 8월 기준 8065명이 모집됐을 정도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바이유는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의 피해를 보장하는 ‘금융사기 안심보험’과 상해보험, 해외여행보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대형 손보사들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엽계에서는 핀테크 발전으로 인한 P2P방식 도입이 소비자 중심 금융시장으로의 재편을 불러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소비자와 금융사 간의 정보격차가 굉장히 큰 산업이었고, 지금까지는 금융사에게 유리한 상품만 판매돼 왔다”면서 “하지만 핀테크 도입으로 인해 P2P 관련 움직임이 활성화되면 정보비대칭성이 완화되고, 결국 소비자도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성공은 결국 소비자 중심의 금융상품을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며 “기존 은행산업에서 생각지 못한 서비스 추진과 보안성 획득, 상품설계로 결국 돌풍을 일으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도입 활성화 위한 규제완화 필요”
다만 기존 산업과의 충돌과 규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P2P대출의 경우 대부업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 때문에 이자소득의 27.5%의 세금이 부과된다. 만일 연 이율 10% P2P대출에 100만 원을 투자했을 경우 이론상 세전 이자소득은 10만 원이 된다. 여기에 27.5%의 세금 2만7500원을 떼고 P2P중개업체의 중개수수료를 추가로 제외하면 수익이 반토막 난다.
P2P보험 역시 보험업법상 보험회사만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에 진정한 보상 공유가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4차 산업혁명 금융분야 TF 회의를 열고 핀테크 도입을 부담 없이 시범영업해 볼 수 있는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테스트베드를 통해 신기술 도입업체는 기존 법령의 규제가 불명확한 경우 비조치의견서를 적용해 시범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미인가 개발업체가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면 기존 금융회사에게 사용권을 위탁해 시범 영업할 수도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관련 법규에서는 P2P 도입은 불가능하므로 기존 개념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법규의 개정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금융위원회의 4차 산업혁명 금융분야 TF 구성은 핀테크 도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3호(2017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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