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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이 300대 샀어요” 채굴기 특수에 들썩이는 용산
가상화폐 채굴현장을 가다 2
“요즘 뉴스도 안 보시나 봐요? 손님, 그래픽 카드가 비싸다니요. 가상화폐 채굴 때문에 그동안 그래픽 카드 구하지도 못하다가 그나마 이번 주에 풀린 겁니다.”
“가상화폐 채굴기요? 저희 가게에서만 다음 주에 500대가 나갈 예정입니다.”
“하도 조립을 해봐서 이더리움 채굴기는 1~2시간이면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다만 가정에서 돌리실 생각은 하지마세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채굴용 컴퓨터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용산이 들썩이고 있다. 그래픽 카드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급급한 상황이다.
가상화폐 채굴기 조립은 이미 일반적인 컴퓨터 조립 업체들의 업무가 됐으며 주당 업체별로 수십 대에서 수백 대가 판매되고 있었다.
7월 22일 한 때 컴퓨터 조립과 판매의 허브로 각광받던 용산 전자상가를 찾았다. 가상화폐 채굴기는 전자상가 업체들에게 새로운 사업이 되고 있었다.
주말임에도 용산 선인상가는 PC를 조립하고 호객 행위를 하는 상인들로 북적였다. 조립PC 업체들 사이에서는 이미 가상화폐 채굴용 PC 조립과 판매가 일상화 돼 있었다.
채굴기를 전문으로 조립해 판매하는 A업체를 찾았다. A업체에는 이미 채굴기 구매 계약을 하려는 고객도 있었다.
A업체 관계자는 “어떤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지에 따라 견적이 다른데 이더리움의 경우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1060 그래픽 카드 6개를 탑재했을 때 1대당 400만 원 정도 예산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싸다는 말에 관계자는 웃으며 “말씀드린 건 일반적인 제품이고 더 고성능 GPU를 장착하면 채굴이 더 잘 된다”며 “지포스 GTX 1080 그래픽 카드는 1개당 100만 원까지 했었다. 우리는 현금가로 80만 원에 구해줄 수 있는데 6을 곱해보시라. 그 가격만 해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1~2대만 살 수 있느냐고 묻자 “1~2대 가지고는 채굴하는 의미도 없고 가정에서 돌리면 전기료 폭탄을 맞는다”며 “고객들이 최소 수십 대에서 수백 대씩 구매한다. 우리 가게에서만 다음 주에 500대가 나간다. 어떤 고객은 혼자 300대를 가져간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데 돈이 되느냐는 질문에 “돈이 되니까 투자하는 것 아니냐”며 ”구체적인 사양과 대수를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어떤 고객은 하루에 800만 원 어치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것도 봤다“고 주장했다.
선인상가 내에 또 다른 B업체 사장은 “지포스 GTX 1050 GPU로 채굴기를 만들면 채굴이 안 된다. 돈만 날리는 것”이라며 “경험상 최소 지포스 GTX 1060 GPU 6기가(GB) 이상을 돌려야 채굴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더리움 채굴기를 만드는데 1060 GPU 그래픽 카드를 현금가로 45만 원 정도로 보고 6개를 장착하고 나머지 비용은 70만 원 정도 된다. 채굴기 1대당 350만 원 정도 예산을 생각하면 된다, 조립을 하도 많이 해봐서 1~2시간이면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2대만 구매가 가능한지 문의에 대해 B업체 사장은 “솔직히 1~2대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며 "시범적으로 해보고 나중에 확장을 하려고 1~2대씩 사가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정에서 운영하면 큰일 난다. 제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전기료가 얼마 나온다고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여름에 에어컨을 가동해서 나오는 전기료 보다 채굴기 1대 돌리는 전기료가 더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체의 대표는 “채굴기는 그래픽 카드가 주요 부품인데 가격이 너무 올라서 채굴기 1대당 300만~400만 원 정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에서 돌리면 안 되고 공장이나 오피스에 산업용 전기로 돌려야 한다. 지인에게 부탁해 공장에서 채굴기를 돌리거나 시골 하우스에서 농업용 전기로 돌리는 경우도 봤다”며 “그래픽 카드 가격이 내려가야 채굴기 가격도 내릴 수 있는데 그래픽 카드 수요가 워낙 많아 가격이 내려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채굴기 제작과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그래픽 카드 가격도 급등했다.
다나와 등 전자제품 구매 사이트에 따르면 지포스 6월 중순까지 20만원대였던 GTX 1060 그래픽 카드 가격은 7월 초 45만 원에 육박했다. 지포스 GTX 1070 제품 역시 50만원 수준이었던 것이 7월 초 한 때 약 100만 원까지 올랐다.
용산 전자상가의 컴퓨터 부품업체 관계자는 “지포스 GTX 1060 그래픽 카드는 40만 원, 1070 제품은 65만 원에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오른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지난주보다 오히려 떨어진 것”이라며 “채굴기에 장착한다고 그래픽 카드를 싹쓸이 해 그동안은 비싸게 불러도 구할 수 없었는데, 그나마 이번 주부터 물량이 풀렸다. 당분간 크게 가격이 내릴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1060 그래픽 카드는 38만 원, 1070 제품은 70만원을 제시한 또 다른 매장의 관계자 역시 "GPU 가격이 올라 당분간 그래픽 카드를 싸게 사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2호(2017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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