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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 크기 DNA분석기로 지카바이러스 잡는다

[MIT선정 SMART 50]옥스포드 나노포어

2017-08-23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이 영국 기업이 만드는 휴대용 분석기는 DNA를 보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MIT선정 SMART 50]옥스포드 나노포어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지난 6월, 영국과 브라질의 과학자로 이루어진 팀은 임시 실험실로 꾸며진 버스를 타고 브라질 북동부 6개 도시를 순회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모기를 찾아 모기의 혈액 속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 팀은 바이러스 유전자의 진화 과정에서 지카바이러스의 원인에 관한 단서를 찾고 있다.

브라질 에반드로 샤가 연구소의 브루나 도 나시멘토가 지카 바이러스를 퍼뜨린 이집트 숲모기를 연구하고 있다.이들은 모기를 잡아 연구소로 보내는 대신, 연구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버스에 실었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담배 한 갑 크기의 유전자 분석기. 노트북 USB 전원으로 작동하며 가격은 1000 달러에 불과하다. 미니온이란 이 장비는 DNA를 500개의 나노 구멍에 넣고 DNA가 구멍을 통과하는 동안 핵산, DNA 서열을 전기신호로 읽는다.

영국 옥스포드 나노포어는 저렴한 DNA 분석장치가 생명을 바로 연구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믿고 12년의 시간과 2억 달러를 투자했다.

모든 생명체는 고유의 DNA를 갖고 있다. 이를 분석할 수 있다면 미생물을 놀라운 정확도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난해 미니온은 남극의 얼어붙은 계곡에서 생명체 확인에 사용됐고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유전자를 분석하기도 했다. ‘빅 핏’이란 지구 깊숙이 자리잡은 웰쉬탄광에도 활용됐다.

‘이런 휴대용 분석기가 정말 널리 쓰일까?’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를 자랑하는 옥스포드사의 미니온 판매는 지난해 600만 달러에 그쳤다. 때로는 장비에 필요한 소모품을 무료로 공급한다.

컨설팅 기업인 데시바이오에 따르면 고속 DNA 분석 관련 시장은 연 30억 달러 규모다. 선두 업체인 샌디에고의 일루미나의 분석기 중 최고급 기종은 100만 달러에 커다란 파일 캐비닛 크기다. 1주일에 35명의 인간 유전자를 높은 정확도로 분석하는데 비용은 한 명 당 1000달러다.

학교와 기업에서 유전자 연구에 사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암 진단법과 산전 검사 등에도 쓰이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을 언젠가는 나노포어 분석법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옥스포드는 기대하고 있다.

지금 미니온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에 적절한 도구다. 지난해 처음으로 인간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 과정은 여전히 복잡하며, 그렇게 저렴하지도 않다. 하나에 500 달러나 하는 일회용 카트리지를 2만 달러 어치 가까이 사용한다.)

오스왈도 크루즈재단의 재클린 고즈 데 제수스와 옥스포드 대학의 누노 파리아가 지카 바이러스 원인 연구를 위해 브라질 장 파쏘아에서 미니온 분석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3년전 불안하고 오류가 많았던 상황에 비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다.

옥스포드는 첨단기술에 익숙한 생물학자들을 고용, 기기의 성능을 높였다.

2년 만에 이 기기는 훨씬 더 정확해졌고 다섯 배나 빨라졌다. DNA 가닥은 나노포어를 초당 450글자의 속도로 지나간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베네딕트 파텐 교수는 “성능이 나아지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며 “이들이 유전자 분석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직 미니온은 일루미나 제품만큼 빠르고 정확하지 못하다. 비싼 현미경과 정교한 화학실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유전자 검사와 달리 나노포어 분석법은 DNA 가닥을 박테리아의 표면 작은 반지 모양의 생물학적 구멍으로 흡수한다. DNA 염기 서열이 그 구멍을 통과하는 동안 전기 신호가 바뀌는데 이를 기계가 구별하는 것.

지난 4월, 옥스포드는 주요 고객을 런던에서 열린 생물학자를 위한 연례 컨퍼런스에 초청, 미니온의 개선과 신제품의 개발에 관한 아이디어들을 연이어 발표했다.

미니온은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매우 긴 DNA 서열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일루미나의 장비는 DNA를 150 글자 단위로 읽는다. 미니온은 1만 글자를 한 번에 읽을 수 있다. 88만2000 글자를 한 번에 읽어낸 기록도 있다.

이 기술 덕분에 전체 게놈을 쉽게 만들 수 있다. 100만 개와 1000개의 조각으로 이뤄진 그림 퍼즐을 생각하면 된다. 이는 어떤 유기체의 게놈을 처음 분석할 경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또한 환자의 DNA에서 유전자가 복제 또는 삭제돼 질환이나 암이 발생했는지 연구할 때도 중요하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분석에 미니온과 달리 이 회사의 두 번째 기기인 프로메티온- 브라운은 ‘일루미나 킬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제품이다. 인간과 같은 큰 게놈 유기체 분석에 적합하기 때문. 한 번에 1만 개의 구멍으로 DNA를 통과시키는, 프린터 크기의 프로메티온은 1조 개의 DNA 서열을 한 두 시간 만에 읽을 수 있다.

브라운은 이 속도가 일루미나의 100만 달러짜리 최고급 분석 장비인 하이섹X와 비슷한 속도라고 주장하는데 가격은 그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옥스포드 이 제품을 올해 말에 판매한다는 목표다. 브라운은 연례 미팅에서 “이 제품은 여러분을 누구보다 앞서가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 케이트 루빈스가 DNA를 분석하고 있다.

초기 모델을 도입한 네덜란드의 ZF-스크린은 네덜란드의 국화인 튤립의 게놈을 분석중이다. 튤립은 꽃을 피우기까지 길게는 30년이 걸리기 때문에 튤립의 유전 정보를 이해하면 새로운 변종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이 식물의 게놈이 인간의 10배에 해당할 정도로 길고 반복되는 부분이 매우 많다는 것. 이 때문에 기존의 분석법으로는 해석이 쉽지 않았다.

ZF-스크린의 한스 잰슨은 긴 DNA를 읽을 수 있는 기술만이 미로와 같은 게놈을 가진 튤립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리는 이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2호(2017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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