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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채굴현장] 21세기 골드러시...폭염에도 채굴기 ‘윙윙’
가상화폐 채굴현장을 가다 1
컴퓨터 기기와 부품이 가득한 용산 전자상가의 한 사무실. 그래픽 카드가 장착된 컴퓨터들이 쉼 없이 돌아간다. 한편에서는 엔지니어들이 분주히 컴퓨터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같은 시간 온라인 공간 가상화폐 계좌의 숫자들이 달라진다. 금광에서 작은 금 조각이 모여 금덩어리가 되는 것처럼 ‘0.01, 0.02, …’ 그렇게 조금씩 가상화폐들이 모인다. 21세기 골드러시를 불러온 가상화폐 채굴 현장의 모습이다.
2008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하거나 실패를 예견했다. 기존에 화폐를 정부와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했던 것과 달리 비트코인은 민간에서 누구든 참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비트코인의 가치가 수백 만 원을 호가하고 일본에서는 정식으로 비트코인이 화폐로 인정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분산원장 방식으로 해킹이 어렵다는 점과 수학적 계산에 의해 한정된 화폐가 유지된다는 점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이 기존 화폐의 공식을 벗어났음에도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다양한 가상화폐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그 가치 역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 거래소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가상화폐는 복잡한 연산을 통해 창출해 낼 수 있는데, 고성능 컴퓨터가 연산에 동원되고 있다. 사람들은 컴퓨터로 연산을 함으로써 가상화폐를 창출해내는 것을 채굴이라고 부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채굴기를 운영하거나 채굴 공장을 마련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굴에 이용되는 그래픽 카드(GPU)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가상화폐 열풍, 채굴기 수요 급증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린 7월 20일 채굴기를 제작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는 용산 전자상가의 모다넷을 찾았다. 모다넷은 고성능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제작, 유통하는 기업이다. 모다넷은 채굴에 필요한 컴퓨터와 부품을 공급하는 곳으로, 실제 가상화폐 채굴의 특성을 파악하고 제품을 검증하기 위해 작업장에서는 각각 6개의 GPU를 장착한 채굴 컴퓨터 4대를 구동하고 있었다.
임태민 모다넷 폴라리스컴사업부 실장은 “4대로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채굴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의 경우 채굴을 하면 할수록 난이도가 상승하는데, 비트코인의 경우 일반 컴퓨터로 채굴할 수 있는 난이도를 넘어섰다. 요즘은 많은 사람이 이더리움을 채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상화폐를 채굴해본 임태민 실장은 단순히 컴퓨터로 채굴하겠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채굴에 AMD, 엔비디아 등의 GPU 칩을 이용하는데 가상화폐에 따라 AMD 제품으로 더 잘 채굴되는 것도 있고 엔비디아 제품으로 했을 때 잘되는 것도 있다”며 “가상화폐에 따라 칩, 부품 구성 등 필요한 특성이 존재하며 이를 잘 알아야 효율적으로 채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업장에서는 직원들이 채굴용 컴퓨터를 조립하는데 분주했다. 그만큼 채굴용 컴퓨터에 대한 문의와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저에게만 하루 200통이 넘는 (가상화폐 채굴기) 문의 전화가 온다”며 “이더리움, 제트캐시, 대시, 라이트코인 등에 대한 문의가 많다. 문의와 주문이 많아 GPU 등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업체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다넷처럼 채굴기를 제작, 유통하는 회사가 국내에만 수 십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굴기를 구매해 구동하는 개인, 기업 등도 수 백 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취재 중 접촉한 A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으로 채굴을 하고 있다. 지인들과 강원도에 채굴장을 마련해 10평 규모 공간에서 채굴기를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B씨는 “충청도에 채굴 공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임대료, 전기료 등을 줄이기 위해 지방 공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PC방 운영자들이 채굴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으며 구로, 가산디지털단지와 같이 아파트형 공장에서 채굴기를 가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채굴로 인한 수익은 전기료와 관련이 많아서 가격이 싼 산업용,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도권에서는 아파트형 공장이 산업용 전기를 쓸 수 있고 전기 설비도 잘 돼 있어 그곳에 채굴장을 차리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했다.
가정용 전기로는 수지 못 맞춰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채굴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다. 임 실장은 “채굴기를 만들어 파는 것이 사업이기 때문에 채굴을 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시범적으로 구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수익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수익 계산 방식에 대해 그는 “가령 하루에 0.1개씩 채굴을 한다고 할 때 30일을 가동하면 3개가 된다. 거기에 시세를 곱하면 채굴로 번 돈이 나온다. 여기서 전기료와 임대료 등을 빼면 수익이 계산된다”며 “(채굴기 투자 대비) 15% 정도 수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더리움의 경우 280만~300만 원 가격의 장비 1대를 가동했을 때 한 달에 30만~50만 원 규모로 채굴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상화폐 가격 등락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익의 변동폭도 크다. 전기료와 임대료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산업용 전기를 사용할 경우 채굴기 1대당 10만 원 수준의 전기료가 나온다고 한다. 실제 채굴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300만 원짜리 1대를 가동했을 때 1년 정도면 투자비용(300만 원)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본다”며 “1년 이후부터 수익이 나오는 것인데 여기에 향후 채굴 장비와 부품을 중고로 팔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을 더 높게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시내에 공간을 임대해 가정용 전기를 사용해 구동할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에 전기료, 임대료 등 비용을 낮추기 위해 지방에서 채굴기를 가동하거나 전기료를 낮출 방법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채굴장은 가정용 전기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대부분 산업용 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복합적 요인이 작용해 채굴수익이 결정된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행에 편승하기 보다는 신중하고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7월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라는 책을 발간한 빈현우씨는 “가상화폐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화폐로 봐야지 단순히 투자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특히 단기적인 투자로 큰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2호(2017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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