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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영감, 초고속 3D프린터 개발한 카본

[MIT선정, SMART 50] 카본(CARBON)

2017-08-28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CEO 조셉 데시몬은 첨단 제조업을 위한 새로운 접근을 했고 성공했다.

 

[테크M 독점제휴=MIT테크놀로지리뷰]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의 카본 연구실에서 날씬한 기계 팔이 회색 잉크가 담긴 용기 안에 들어간다. 천천히 위로 올라오는 검은 기계 팔은 용기에서 격자 구조의 플라스틱 직육면체를 윤기 나는 잉크를 떨어뜨리며 집어 올린다. 그것은 확대된 다공 구조의 뼈였다.

카본의 대표이자 공동창업자인 조셉 데시몬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고분자 화학자인 그는 이 기계를 공동으로 개발했지만, 여전히 기계가 작동하는 모습을 즐겨 본다.

이 기계는 3D프린터처럼 생겼지만 기존보다 훨씬 빨리 제품을 만들고 매우 다양한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다. 프린터가 잉크에서 1mm씩 천천히 물체를 끄집어 올리는 모습은 마치 잉크 안에 잠겨 있던 물체를 끄집어 올리는 것 같다. 사실 이 잉크는 빛에 민감한 전구 재료로 디지털 프로젝터가 아래에서 자외선을 쏘아서 잉크를 플라스틱으로 굳히는 첫 두 단계가 시작된다.

설립 4년차 기업인 카본은 폴리우레탄과 에폭시 같은 고성능 고분자를 빠르게 프린트하는 이 방법을 통해 한 층씩 쌓아 올리는 기존 3D프린팅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내놨다. 기존 적층법은 품질의 한계가 있었지만 카본은 물체를 연속적으로 만들 수 있어 그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

데시몬 대표는 이 기술을 통해 고분자 제품을 빨리 프린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우에 따라 기존 3D프린터의 수천 배의 속도를 낼 수 있고 고무와 같은 실리콘에서부터 단단한 플라스틱까지 다양한 종류의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3D프린팅 기술은 1980년대 등장했다. 사람들은 다른 기술로는 만들 수 없는 복잡한 구조의 물체나 의료기기, 의복 같은 개인화된 제품을 마치 사진을 종이에 프린트하는 것처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3D프린팅을 주변 기술로만 남게 한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느린 제작 속도와 재료의 한계였다.

최근 HP 같이 고강도 나일론 부품을 만드는 3D프린터 회사와 다양한 금속 합금을 사용하는 데스크탑메탈처럼 속도를 높이고 산업에 적합한 재료를 사용,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카본은 바로 이런 치열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GE벤처와 알파벳의 구글벤처 등에서 받은 총 2억2200만 달러의 투자를 기반으로 이 기술을 완성했다. 회사는 그들의 방법이 신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3D프린팅 대신 ‘디지털 광합성’이라 부른다.

 

아디다스의 퓨처팩토리에 적용

3D프린팅으로 개인화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데시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점점 늘고 있는 카본의 거래처 목록이다.

아디다스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폴 가우디오는 “카본의 혁신적인 디지털 광합성 기술이 보여주는 규모와 속도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마치 마법과 같다”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개인맞춤 신발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3D프린팅 기술을 시도했지만, 어떤 것도 규모를 키우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들은 카본의 기술로 만든 실리콘 중창의 운동화 5000 켤레를 올 가을과 겨울에 생산할 예정이다. 또 2021년까지 개인 맞춤형 제품을 포함한 수백만 개의 신발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외에 전기 오토바이나 서버실, 냉각 장치에 들어갈 부품을 카본의 기술을 이용해 만들려는 기업들도 있다. 이 부품들은 모두 기존의 방법으로는 제작이 어렵거나 불가능했던 것들이다.

고분자 화학 전공 교수가 창업 나서 

2013년 카본 창업 전까지 데시몬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20년 이상을 고분자 화학자로 지냈다.

2012년 3D프린팅 기기가 일반인이 책상 위에 놓아둘 만큼 널리 퍼지자 데시몬은 실험실에서 2000년대 초반 그가 만든 약물전달 회사에서 일했던 알렉스 에머쉬킨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데시몬에게 사업 아이디어 하나를 내밀었다. 바로 저렴한 3D프린터를 만드는 회사에 관심이 있느냐는 것.

이 기술에 경험이 있었던 데시몬은 관심이 갔다.

그는 에머쉬킨에게 이 분야가 놓치고 있는 것을 찾기 위해 특허를 검색하라고 했다. 에머쉬킨은 3차원 물체를 한 번에 한 층씩 쌓는 수많은 방법을 발견했는데 그 중에는 자외선을 이용해 화학적 구조를 만들고 이를 굳혀 고분자로 만드는 기술이 있었다.

스테레오리소그래피란 이 기술은 초기 3D프린팅 기술 중 하나였지만, 자외선을 통해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유연성이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층을 쌓아 만드는 결과물은 튼튼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스테레오리소그래피는 시제품 제조에는 유용했지만 실제 부품을 만들 수는 없었던 것. 특히, 이 방법은 속도가 매우 느려 몇 시간이 걸리거나 큰 물건은 몇 일이 걸리기도 했다.

이들은 어떻게 연달아 물체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데시몬은 영화 ‘터미네이터 2: 운명의 날(1991)’에서 인간형 로봇 T-1000이 액체금속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다. 두 사람은 프린터의 팔이 제품을 들어올리는 동안 마치 영화 스크린에 영상이 투영되는 것처럼 용기 안으로 빛의 패턴이 투영되는 기계를 상상했다. 이렇게 되면 빛이 재료를 굳히는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물체가 용기 바닥에 늘어붙는 것이었다. 데시몬이 답을 찾았다. 자외선이 일으키는 화학반응을 산소가 차단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산소-투과성 창을 만든 것. 사소한 아이디어였지만 결정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카본의 재료담당 상무 제이슨 롤랜드는 "다양한 종류의 특성을 가진 혼합물을 개발, 자외선 경화 고분자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고 말한다. 이제 그들은 단단하거나 잘 늘어나고 말랑말랑한, 또는 무거운 물체를 지탱할 수 있는 등 12가지 재료를 프린팅에 이용할 수 있다.

220도의 온도를 견디는 시안산 에스테르는 자동차나 비행기의 부품에 적합하다. 아디다스가 사용할 부드러운 재질의 실리콘도 있다. 데시몬은 고객이 원하는 재질을 선택할 수 있는 ‘합성 수지를 위한 앱 스토어’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아디다스가 만든 스니커즈화  ‘퓨처크래프 4D’에는  카본이 프린팅한 신발 중창이 적용됐다.

 

대규모로 다양한 소재 지원이 과제

카본은 아디다스와 함께 프린트한 격자 구조의 중창을 넣은 새로운 신발을 만들기 위해 150가지의 실리콘을 검토했다. 중창의 특성은 격자의 형태를 바꿔 조절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카본의 로비에는 회사가 만든 모든 프린터, 곧 회사나 고객이 가진 프린터의 동작 상태를 보여주는 커다란 스크린이 있다.

이들은 프린터를 대여 방식으로 제공하는데 고객이 재료와 디자인을 선택한다.

카본은 6주 마다 현장의 상황에 맞춰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데 이는 카본의 크레이그 칼슨 상무가 근무했던 테슬라에서 배운 것이다.

카본은 어떤 물건이든 최적의 변수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기계학습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데시몬 대표는 “우리는 프린트하기 전에 문제점을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2호(2017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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