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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서비스의 완성은 UX
[테크M=글 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한지훈, 유상형, 조광수)] 아마존 에코가 환호받은 이유 중 하나는 스피커 디바이스와의 결합이다. 집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사용자 행동을 발견하고 모바일을 벗어나 새로운 스피커 디바이스에 대화형 에이전트를 탑재한 것이다.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의 성공이 눈부시다. 불과 3년도 되기 전에 스마트홈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수천 가지 서비스와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에코의 뒤를 이어 구글 홈이 출시되었고, 최근에는 애플 홈 팟도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SK텔레콤의 누구를 필두로, KT의 기가지니, 네이버의 아미카가 출시되었고, 카카오도 올 하반기 인공지능(AI) 스피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알렉사란 별칭으로 불리는 아마존 에코는 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구글나우 보다 뒤늦게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터페이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심지어 외견상으로만 봐도 인공지능 기술은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떨어진다.
그런데 어떻게 시장의 강자가 되었을까?
아마존의 에코가 환호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스피커 디바이스와의 결합이다.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 폰 중심의 스마트 홈 생태계를 꿈꿨다. 그러나 사람들은 집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집 밖에서나 스마트폰을 신주단지 모시듯 할 뿐이다. 아마존은 이런 사용자 행동을 발견하고, 모바일을 벗어나 새로운 스피커 디바이스에 대화형 에이전트를 탑재했다.
이 사례는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같은 선도적 기술은 당장 좋은 서비스, 고객이 환호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 같지만 대개 그 일부에 해당할 뿐이다. 그래서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에 신기술을 접목하거나, 기술의 우위를 선점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아마존 에코가 가진 인공지능 기술이 뛰어나서 음성인식을 잘하고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는 것이 완벽히 가능하게 된다고 하자. 그렇더라도 말을 잘하고, 정감 있고, 설득력 있고, 효과적으로 말을 하는 사용자경험의 기술이 없다면 아무 의미 없는 인터페이스가 된다. 때로는 사용자 경험(UX)과 같은 작은 차이가 큰 성공을 불러 온다.
기업 성공의 키, 기술에서 UX로
과거에는 기술 혁신이 곧 기업의 성공을 의미했다. 무어의 법칙(Moore’s Law)에 의해 칩의 성능이 먼저 개선되고, 그에 맞는 후속 제품들이 개발되면서 과학 기술 관련 기업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여전히 기술 혁신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말은 유효할까?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살펴보자. 많은 기업이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 제품에 접목하기 위해 투자와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기술 또한 무어의 법칙이 이뤄낸 것처럼 기업에 성공을 안겨다 줄 수 있을까?
MIT의 마이클 슈라지(Michael Schrage) 연구위원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글(AI Won’t Change Companies Without Great UX)을 보면 좋은 UX를 간과한 AI 기술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의 이익은 AI의 알고리즘을 얼마나 잘 개발하는지 보다는 사용자의 사용 행태(Use case)의 진화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예측하는 지에 달려 있다. 사용자 경험(UX)이 기술적 발전을 통한 혁신에 필수 요소인 셈이다.
인간의 인지한계가 UX 중요도 높여
그렇다면, 사용자 경험은 무엇일까? 흔히 UX라고 불리는 사용자 경험은 공학심리학과 함께 발전한 분야이다. 인간과 인간의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인공물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건사고를 비롯한 많은 에러가 발생하였다.
에러가 발생하는 이유는 시스템이 인간의 인지구조에 맞지 않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요인(Human factor)을 기반으로 시스템을 설계하는 공학심리학 분야가 발전하였다. 이후 단순히 에러를 줄이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쉽게 사용하고 만족감 높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학심리학이 UX 분야로 발전한 것이다.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의 UX디자인을 고려할 때,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 인지능력의 한계를 고려한 제품과 마케팅 전략으로 인한 작은 차이는 기업 전체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장(Zhang)과 마크맨(Markman)의 2001년 자료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제품을 선택할 때, 차별적 특성보다 모든 제품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의 차이에 의해 의사 결정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 제품을 구매할 때는 제품을 보거나 만지는 과정이 수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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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의인화 능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어렸을 때부터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아울러 아무리 기술력이 떨어지는 대화형 에이전트일지라도 사람은 에이전트가 사람과 같은 대화를 하리라고 기대한다.
연세대학교 UX랩 인지공학스퀘어는 나열된 특성과 함께 제품을 직접 만져보는 경험을 추가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만져보는 경험을 하는 경우에는 제품의 차별적 특성까지도 고려하여 의사 결정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발견되었다.
UX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실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든 사람의 의도와 사용자들의 사용 행태는 다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도널드 노먼(Donald Norman)은 사용자가 서비스에 기대하는 상호작용과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상호작용 방식이 다를 때 이를 ‘실행차(Gulf of execution)’ 그리고 사용자의 의도와 목적과 서비스의 실행 결과 간의 괴리가 있을 때를 ‘평가차(Gulf of evaluation)’라고 하였다. 이러한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괴리는 사용자가 얼마나 서비스를 쉽게 사용하는 지, 얼마나 만족하는 지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대화형 인터랙션은 사용자와 서비스의 괴리를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앞서 말한 대로,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말을 잘하고, 정감 있고, 설득력 있고, 효과적으로 말하는 사용자 경험의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의인화 능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어렸을 때부터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곧잘 사물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아울러 아무리 기술력이 떨어지는 대화형 에이전트일지라도 사람은 에이전트가 사람과 같은 대화를 하리라 기대한다. 에이전트가 사람과 같을 것이라는 바로 이 기대감이 대화형 인터랙션 중 문제점을 유발하기도 하고 만족감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화 인터랙션 중 오류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이에 대해 적절히 사과하는 에이전트를 좋아한다. 연세대학교 UX랩 인지공학스퀘어의 연구에 의하면 부정적인 정서의 사람들은 실수에 대해 감정 표현을 하는 에이전트를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상대방의 기분에 따라 사람들의 화해 전략이 달라지는 것처럼, 대화형 에이전트 또한 사용자의 정서를 고려하여 적절한 사과 메시지와 오류 회복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경험, 의견을 드러내는 자기 노출형 에이전트를 좋아한다. 자기 노출이란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인간적인 요소들이 에이전트에까지 그대로 적용되었을 때 사람들은 만족감과 신뢰감을 느낀다.
더 나아가 메시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에이전트의 외형(Appearance)이다. 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 연구실의 연구 결과 같은 건강 메시지를 얘기해도 에이전트의 외형에 따라 건강 메시지에 대한 효과가 달라졌다. 이는 대화형 에이전트가 외형을 갖는 하드웨어와 결합할 경우 겉모습 또한 인터랙션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는 의식하고 있든 그렇지 못하든 사람과 같은 행동을 에이전트에 기대하고, 기술력이 아닌 인간요인이나 사용 행태에 부합하는 정도에 따라 의사결정과 만족감이 달라진다.
결국 사람의 특성이라는 작은 차이가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큰 차이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수의 기업이 기술을 혁신하고 따라잡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들의 진정한 승부처는 기술력이 아닌 사용자 경험 분야일 수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1호(2017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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