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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기본료 유일한 해법 '단말기 자급제' 시행을"

2017-06-13김학용 순천향대학교 IoT보안연구센터 교수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앞 [사진 = 뉴스1]

[글 = 김학용 순천향대학교 IoT보안연구센터 교수] 세 번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문제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정위는 기본료 폐지가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에 미래부에 무조건 해법을 찾아오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반면, 미래부는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하고 이통사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미래부 주장에 따르면,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법적인 근거가 없고 기본료가 폐지되는 경우 이통사가 적자를 보게 되며 투자 여력이 낮아져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5G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통3사의 공용 와이파이 개방 확대, 한중일 3국간 로밍요금 폐지, 저소득층 통신요금 경감을 위한 혜택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고, 국정위도 앞으로 나올 신규 요금제부터 기본료를 없애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선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공약 후퇴라며 비판하고 있고, 통신 서비스 이용자들 역시 이번에는 반드시 기본료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기본료 폐지와 관련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아직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기본료 폐지와 관련해 이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흔한 말로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 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득권층을 이통사로 한정하려는 미래부와 언론의 시각이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수혜를 입는 주체는 이통사뿐만 아니라 단말기 제조사와 유통점(판매점, 대리점)이 포함돼 있다. 

이통3사의 연간 매출 합계는 약 50조 원이다. 이 중 약 19조 원이 유통점에 제공된다. 이 중에서 약 7조 원 정도는 단말기 보조금 형태로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나머지 12조 원은 가입자 유치 및 서비스 이용에 따른 판매 및 지급 수수료에 해당한다. 

문제는 7조 원에 달하는 단말기 보조금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고 유통점 수수료 역시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단말기 제조사와 이통사의 지원금을 분리해 공시하는 단말기 지원금 분리 공시제가 다시 언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편법적으로 지원되는 이통사의 정책 지원금이 존재하는 한 이 역시 해법이 될 수 없다. 

결국 단말기 자급제를 실시하는 것이 기본료 폐지를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단말기 자급제는 단말기의 구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을 분리해 진행하는 것으로, 상당수 국가에서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다. 즉 이통사는 통신 서비스로만 경쟁하고 단말기 제조사는 단말기로만 경쟁하도록 함으로써 통신 서비스 요금과 단말기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2012년 5월부터 부분적으로 단말기 자급제가 실시되고는 있으나 일부 단말기에 국한돼 적용되고 있다. 통신사별 최적화 문제, 통신료 미납 문제, 단말기의 범죄 악용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이미 해결됐거나 쉽게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이통사가 단말기 자급제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단말기 자급제가 통신사, 단말 제조사, 유통점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단말기 자급제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동통신 모듈을 사용하는 IoT 기기는 이통사별로 인증절차를 걸쳐 통신사에 등록해야 하는데, 이는 과도한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IoT 디바이스 및 이들을 활용한 서비스 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 경제 시장에서 정부가 기업의 경영활동에 관여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기본료라는 것이 통신사의 신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허용된 것이고 3G나 4G망 구축 시에는 기존 인프라를 대부분 활용하는 만큼 더 이상 기본료 유지에 대한 명분은 없다고 본다. 

또 가입자가 포화된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며 4만 여 개에 달하는 유통점을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단말기 자급제를 실시하고 통신 서비스 유통구조를 개선한다면, 통신사는 해마다 10조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기본료를 완전히 폐지하고도 남는 수준으로 5G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합리적인 정책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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