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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춘추전국 시대, 알리페이 플랫폼을 보라
카카오가 알리페이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는 핀테크 사업부문을 분리해 카카오 페이를 설립하고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으로부터 투자금 2억 달러를 유치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알리페이의 모회사로, 앤트파이낸셜과 카카오 페이는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에서 핀테크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 페이는 2014년 9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6월과 8월에 각각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페이’와 ‘삼성 페이’ 등에 비해 1년이나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발 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선점을 통한 시장 주도권 확보에는 실패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년 5월까지 국내에는 출시된 간편 결제 서비스만 32종에 이른다. 이후로도 ‘배민페이’, ‘다방페이’ 등 수많은 ‘페이’가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자가 없는 상태에서 수많은 간편 결제 서비스가 난립하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간편 결제 서비스는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인증 받은 후 사용할 때 6자리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이다. 비밀번호 대신 패턴이나 지문 등을 입력하는 경우도 있지만 큰 틀에서 사용 방법은 동일하다.
서비스 방식이 동일한 만큼 서비스 간의 격차는 사용범위와 마케팅 비용에서 발생한다. 네이버 페이, 카카오 페이, ‘SSG 페이’ 등 비교적 사용자를 많이 확보한 서비스는 대부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다른 서비스가 뒷받침하고 있다. 또 ‘페이코’는 교통카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자리 잡은 T머니와 제휴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했다.
올해는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다. 간편 결제 서비스 간의 영역 구분이 무너지고 있고, 각 기업들이 더 이상 높은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간편 결제 서비스 사업부들이 독립 법인으로 분리되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 페이는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알리페이를 앞세운 앤트파이낸셜과 손을 잡았다. 과연 앤트파이낸셜이 국내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카카오 페이와 손잡은 알리페이
제3자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는 2003년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서비스 ‘타오바오’에서 사용하는 결제 서비스로 시작됐다. 일종의 에스크로 서비스다. 알리페이는 타오바오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급격히 성장해 2004년 타오바오에서 독립했다.
알리페이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2008년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2008년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국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처럼 VAN사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결제를 알리페이가 직접 처리한다는 점이다.
특히 알리페이는 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도 바코드나 QR코드를 스캔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구매자가 상점의 QR를 스캔하고 금액을 입력하면 해당 상점으로 지정한 금액이 입금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결제나 포인트 서비스는 판매자가 POS 등을 이용해 구매자 정보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반대의 경우도 가능한 것이다.
구매자가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은 판매자의 QR 코드만 있으면 POS와 같은 별도의 결제 장치가 없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나 영세한 상점에서도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거지는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알리페이의 결제 시스템 덕분이다.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활용되는 알리페이는 여전히 매우 크게 성장하고 있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중국의 모바일 결제액은 9조4000억 위안(약 1566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52.1%, 전년도 대비 274.9% 급증했다. 이 가운데 알리페이는 ‘위챗페이’의 빠른 추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제 서비스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2014년에 회사명을 스몰앤마이크로파이낸셜 서비스컴퍼니에서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으로 변경했다. 앤트파이낸셜은 현재 알리페이뿐만 아니라 ‘알리페이 월럿’, 자산운용사 ‘위어바오’, 온라인 소액 대출 서비스 ‘앤트 크레디트’, 개인신용평가기관 ‘즈마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알리페이의 저력은 결제금액의 규모는 물론 다양한 서비스의 바탕이 되는 고객 정보에 있다. 알리페이는 타오바오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다양한 곳에서 결제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들의 다양한 소비 정보를 획득하고 있다. 소액 대출, 신용평가 등이 가능한 것도 이런 정보 때문이다. 또 입점 상점을 위한 고객 데이터 분석과 컨설팅 등 고객 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해외로 확장하는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는 중국을 넘어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국가는 인도다.
최근 인도 화폐 개혁의 여파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페이티엠’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화폐 개혁 이후 두 달 만에 하루 평균 결제 건수가 3배나 늘었다. 사용자도 1억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렇게 페이티엠이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알리페이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있다. 페이티엠의 모회사는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인 원97커뮤니케이션즈로, 알리바바가 20%, 앤트파이낸셜이 20%를 조금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다.
페이티엠의 사용자가 늘어난 것은 1차적으로 인도의 화폐 개혁 때문이다. 인도는 검은돈 근절을 위해 기존 고액권의 사용을 금지하고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다. 하지만 전체 12조 루피로 추산되는 기존 화폐의 절반에 불과한 6조 루피의 신권만 공급됐다. 화폐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서민들의 상거래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인도의 경우 국민 절반이 은행 계좌가 없고, 상거래의 98%가 현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개혁의 대상이 된 고액권 화폐의 비중이 높아 시중에 유통되던 화폐의 86%가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외신에 따르면, 화폐 개혁으로 11월 식품과 일상용품의 매출이 전달에 비해 1.8% 감소하고 소매업자의 매입량도 같은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화폐 부족으로 상거래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페이티엠은 큰 인기를 끌었다. 별도의 인프라 없이 핸드폰만으로 상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의 상점에서는 페이티엠 결제를 위한 QR코드를 붙여두는 곳이 등장하기도 했다.
페이티엠은 사용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페이티엠 앱을 통해 교통수단은 물론 주유소, 쇼핑몰, 교육기관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각종 공공요금을 지불하거나 영화, 항공권, 호텔, 버스 등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를 앱에서 직접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전략은 결제 서비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페이와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알리페이의 국내 진출은 인도와는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인도와 달리 결제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고 있고,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카드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로의 확산이다. 알리페이는 결제 서비스가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며 사용자들의 쇼핑 생활은 물론 다양한 금융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가맹점과 사용자 확보가 필수다. 이런 점에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 페이와의 제휴는 좋은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관건은 카카오가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 사용자들의 결제 빈도와 금액을 높일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테크M = 도강호 기자(gangdogi@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7호(2017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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