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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VR방, 일회성 체험장 되나
재방문 고객 없는 VR방, 콘텐츠 부족 극복해야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VR방이 도입되는 등 가상현실(VR) 산업과 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뜨거웠다. 서울 강남역, 홍대를 비롯해 부산, 대구 등 전국적으로 VR방이 등장했다. 이후 VR카페, VR 파크 등 다양한 VR 체험시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VR방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높은 기대감에 비해 현재 인기는 한풀 꺾인 분위기다.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현격히 떨어지면서 일회성 VR 체험장이 돼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VR방 기대 컸지만…재방문율 ‘뚝’
“신기하긴 한데, 다시 올 것 같지는 않은데요. 생각보다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어요.” 지난달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VR파크에서 온몸에 땀을 흘리면서 드럼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는 이재혁(경기도 용인시)씨를 만났다. VR파크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예상외로 박한 평가를 내렸다. VR파크라는 이름에 비해 콘텐츠 수가 적고 어른들이 즐길 만한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이 씨는 “성인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할 콘텐츠가 많다”면서 “콘텐츠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게임 마니아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VR방의 반응 또한 비슷했다. VR방이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는 제법 찾는 이가 많았지만, 재방문율이 낮아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매달 적자를 내고 있는 업체가 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VR방이 기존의 PC방보다 질 높은 게임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게임 마니아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동현(서울 시 신림동) 씨는 “PC 게임에 비해 몰입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 면서도 “게임 콘텐츠 난이도가 높지 않아 성인이 즐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질 높은 콘텐츠의 부재와 함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 어지러움 등 신체적 이상이다. 김지은(경기도 분당구) 씨는 “VR 콘텐츠를 체험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최근 VR 기기를 썼다가 심한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며 “그 이후에 VR 기기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김 씨처럼 VR 기기를 사용한 뒤 신체적 이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은 VR방, VR파크가 당면한 장애물 중 하나다. 현재 삼성과 오큘러스는 VR 헤드셋 권장 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HTC는 어린이의 자사 VR 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VR 기기 사용 중 신체적 이상 신호가 온다면, 바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저가의 질 낮은 기기를 활용하는 경우도 신체적으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사용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업체들도 이 부분에 대해 각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VR 기기를 많은 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위생상의 문제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VR방이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는 제법 찾는 이가 많았지만, 재방문율이 낮아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VR방이 기존의 PC방보다 질 높은 게임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게임 마니아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VR방의 하락세는 대표적인 VR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베이징 시내 VR방도 손님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2016년 현황 백서’를 통해 중국 전역에 생긴 VR방 3000여 곳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이 30%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슈퍼데이터는 중국 내 VR방 고전의 이유에 대해 ‘콘텐츠 부족’을 꼽았다.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슈퍼데이터는 이어 “중국의 VR방이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VR 경험을 제공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전 세계 VR 시장 규모 전망도 축소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은 최근 ‘가상·증강현실 보고서 2017’에서 2021 년 VR 시장 규모를 250억 달러(약 29조 원)으로 예측했다. 2015년 디지캐피털이 2020년 VR 시장 규모를 300억 달러(약 34조 원)로 내다본 것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VR 테마파크·놀이공원 건립 줄이어
그러나 VR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세 계 각국이 VR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준비하고 있다. 사용자의 마음을 끌어 당길만 한 킬러 콘텐츠만 확보된다면, VR의 파급 효과는 클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VR 테마파크, 놀이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독일의 놀이공원 ‘유로파 파크’는 기존의 열차형 놀이기구에 VR 콘텐츠를 결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관람객은 용을 타고 날아다니는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프랑스 게임 개발사 유 비소프트는 ‘래비즈(Rabbids)’ 캐릭터와 함께 VR 환경 속에서 눈썰매를 탈 수 있는 놀이기구 ‘VR 라이드(Ride)’를 개발해 여러 테마파크에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국내 놀이공원도 VR 테마파크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4월 롤러코스터 형태의 4D 시뮬레이션 기구 ‘기어 VR어드벤처’를 선보인 바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미래창 조과학부 신사업 ‘가상현실 플래그십 프로젝트’ 5대 선도과제 가운데 ‘VR 테마파크’ 부문에 선정돼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또 VR 어트랙션 개발을 위해 VR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3D콘텐츠 전문기업 쓰리디팩토리가 VRis(VR interactive space, VR 상호작용 공간) 게임을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VRis 게임은 백팩으로 제작된 컴퓨터와 연결된 VR 헤드셋을 쓰고 다른 사용자와 함께 공간을 이동하며 즐기는 콘텐츠다. 천장에 부착된 초정밀 센싱 카메라로 공간 내 모든 사용자들의 위치를 추적하고, VR 영상을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모든 사용자에게 동시 전송한다.
미국 더보이드(The Void)와 호주 제로레이턴 시(Zero Latency)에 이어 세 번째로 VRis 게임 개발에 성공한 쓰리디팩토리는 지난달 8일 대구 동 성로에 VRis 게임을 즐길 수 있는 VR방을 열었다. 이 VR방에서는 VRis 게임 이외에도 VR 레이싱 게임, VR 공포체험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VR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지난달 10 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 상암동 DMC 누리꿈스퀘어에서 ‘한국 VR AR 콤플렉스(KoVAC)’ 개소식을 열었다. KoVAC은 VR·AR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VR·AR 분야를 적극 육성하기 위해 세워졌다. 정부는 2020년까지 4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VR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용자의 마음을 끌어 당길만한 킬러 콘텐츠만 확보된다면, VR의 파급 효과는 클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VR 테마파크, 놀이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KoVAC에는 콘텐츠 쇼룸, 테스트 베드, VR 게임 체험관 등을 마련 할 예정이다. 또 단계별 맞춤형 VR·AR 기술 교육을 위한 VR 랩, VR 스튜디오 등 VR 캠퍼스를 구축하고,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KoVAC은 2020년까지 2200여 명의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는 VR방 등 일선 업계에서 제기한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동력인 VR 시장에 대한 규제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개발부터 창업까지 성장단계별 규제혁신을 통해 가상현실 신산업 성장을 지원하고, VR 기기 안전기준을 마련해 이용자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VR방 내 칸막이 높이 제한 등 불필요 한 시설 규제 개선 부분이다. 현재 PC방은 칸막이 높이를 1.3m로 제한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신체 움직임이 필요한 VR 체험시설은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 VR방 내 음식점 설치도 쉬워진다. 별 도의 비상구를 마련해야 VR방 내 음식점 설치가 가능했던 기존의 규제가 사라진다.
탑승형 VR 게임에 대한 합리적인 안전기준도 마련된다. 올해 하반기 게임법 등의 법안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장석영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HMD)가 많이 보급됐지만 아직 소비자가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며 “VR방이 민간에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M= 마송은 기자(running@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7호(2017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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