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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 성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관건"

HIT포럼 출범 기념 컨퍼런스 "병원, 기업 협력 속 생태계 조성 절실"

2017-01-25도강호 기자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HIT포럼 출범 기념 컨퍼런스'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하나의 기관과 기술이 아니라 플랫폼과 생태계가 필요하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래의 먹거리다. 아직 절대 강자도 없고, 시장 표준을 주도하는 곳도 없다. 기회가 있다."

헬스&IT(HIT)포럼 출범 기념 컨퍼런스가 '의료혁신, 뉴 디지털 플랜'을 주제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머니투데이방송과 연세대학교 의료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의료와 IT의 융합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위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김경남 셀바스에이아이 대표, 신수용 경희대 교수, 장혁재 연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허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메디칼디바이스PD가 패널로 참석했다. 

박건우 고대 안암병원 교수는 주제발제를 통해 "개인이 스스로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디지털 기기를 통해 개인이 주도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며 "이런 부분에 사업의 여지가 있고 디지털 헬스케어가 2017년을 바꾼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질병과 건강을 아우르는 신뢰성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키워야 한다"며 "문제는 지금 생태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경우 의료비가 높기 때문에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며 "각 플레이어들이 역량을 높이고 하나의 공통된 플랫폼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패널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식 서비스가 중요하지만 약한 수익 모델이 문제라고 의견을 모았다. 

장혁재 연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존의 유비쿼터스 헬스와 같은 것"이라며 "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비대면으로 환자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장 교수는 다만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센서, 통신, 의료 서비스로 구성된다"며 "유비쿼터스 헬스는 센서를 통한 정보 수집과 통신을 통한 정보 전송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지식 서비스나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시장이 재편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남 셀바스에이아이 대표는 "센서 디바이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플랫폼,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의 세 축"이라며 "센서 디바이스를 만드는 자회사를 가진 인공지능 전문업체로서의 고민은 생태계 내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내는 사람이 있어야 생태계가 돌아가는데 돈을 내는 주체가 아직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취약하다는 것이다. 

장혁재 교수는 "구글이 헬스케어 분야에 들어왔다가 실패하고 나갔다"며 "헬스케어에서 B2C(기업-개인) 비즈니스를 하려고 했는데 B2B2C(기업-기업-개인) 비즈니스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장 교수는 "기업이 병원의 워크플로를 모르기 때문에 누가 돈을 지불할지를 모르는 것"이라며 "의료인이 능동적으로 기업에 제안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신수용 경희대 교수는 "의료기관은 돈을 벌어서는 안되지만, 그럼에도 의료는 산업"이라며 "환자를 보는 것이 병원의 목적이지만, 이를 위해 많은 일을 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을 대상으로 영업할 때 환자를 보는 부분만 생각하는데, 병원은 호텔, 식당, 물류사업을 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또 "센서 디바이스를 만드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센서 디바이스가 다 나와있다"며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프로펠러헬스라는 기업을 사례로 들었다. 이 회사는 천식환자가 사용하는 흡입기에 GPS 기능을 넣어 흡입기를 많이 사용한 곳을 알려준다. 환자들이 흡입기를 많이 사용하는 장소에 안갈 수 있도록 도와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런 식의 틀을 깨는 사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남 셀바스에이아이 대표(왼쪽부터), 장혁재 연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박건우 고대 안암병원 교수, 신수용 경희대 교수, 허영 KEIT 메디칼디바이스PD가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현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허영 KEIT PD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표준화가 잘돼 누구든지 쓸 수 있어야 하며, 소비자의 요구를 확인하고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R&D)을 해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고대병원, 연세대 의료원 등 6개 병원이 기업과 상시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을 통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와 기업들이 의료 현장에서 만나고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건우 교수도 "어떻게 기업과 병원의 접점을 만들지가 문제"라며 "병원의 시스템 자체가 기업과 이야기할 때는 기업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자 얼마나 기여하고, 성공하면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팀을 구성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고대 병원은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했다"며 "산업부 사업에 참여하는 6개 사업단이 대부분 그런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남 대표는 "세브란스 병원과 함께하고 있는 모델이 있다"며 "R&D를 위해 기업은 기술을 제공하고 의료지식 등은 병원이 투자해 공동으로 성과를 내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셀바스에이아이와 세브란스 병원이 협업을 통해 연구 실적, 특허를 공동으로 사업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신수용 교수는 "병원에 가서 계속 만나야 아이템이 나온다"며 "다만 글로벌하게 가는 것이 중요한데, 표준 준수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 교수는 "우리나라 업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준 프레임워크인 'HL7'를 잘 모른다"며 "우리나라 병원들이 많은 돈을 들여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수출한 것은 표준을 준수한 분당서울대병원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영 PD도 "표준, 특허, 디자인 같은 무형 자산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산업부도 이 부분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PD는 또 "미국의 경우 의사 출신 최고경영자(CEO)도 많고, 의료기기가 병원 현장에서 나온 사례가 많다"며 "이를 잘 이해하고 6개 병원을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주면 의료기기도 잘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크M = 도강호 기자(gangdogi@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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