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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라이브로 ‘소셜하게’ 진화하다
2016년 7월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경찰이 필랜도 캐스틸이라는 흑인 남자가 운전하던 차를 세우도록 지시했다. 차량의 후방 지시등이 고장 났다는 이유였다.
경찰의 지시에 따라 뒷주머니에 있는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려고 필랜도의 손이 뒤로 가는 순간 총격이 가해졌다. 총기를 꺼내려는 것으로 경찰이 오인한 것이다.
필랜도의 여자친구 다이아몬드 레이놀즈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다이아몬드의 딸은 뒷좌석에 타고 있었다. 경찰이 총격을 가한 직후 다이아몬드는 페이스북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현장의 상황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동영상에서 다이아몬드는 경찰이 총격을 가한 상황을 설명했고, 필랜도의 총격 직후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필랜도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했다.
이 동영상은 수백만 명에게 실시간으로 퍼져나갔다. 유튜브 조회 수와 여러 언론 매체에서 방송된 횟수를 제외하고 오직 레이놀즈의 페이지에서만 무려 520만 번이나 공유됐다.
이튿날 이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텍사스 주 댈러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설상가상으로 시위 도중 백인 경찰이 누군가의 저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 역시 지나던 행인의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사건은 그야말로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여과 없이 전달된 페이스북 라이브 포스팅을 통해 피해자의 슬픔과 억울함이 생생하게 전달되었고,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자신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조의를 표하면서 경찰의 폭력으로 인한 죽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열린 인터넷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우리는 이미 실시간 정보가 일상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매분 매초 포털에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올라오고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서는 실시간으로 배차 정보를 볼 수 있다. TV 드라마는 실시간 시청률이, 영화는 실시간 예매율이 흥행 지표가 됐다.
모바일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블랙박스 영상이 조회 수 상위에 오르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익숙한 10대와 20대는 TV보다 스마트폰 영상이 더 친근하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도 스마트폰의 플레이 버튼을 클릭한다.
시간과 장소의 개념은 이미 없다. 모바일 영상의 시청이 일상화되며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영상의 종류와 채널들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2000년대 초 포털의 전성시대처럼, 동영상 플랫폼마다 특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며 각축 중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이 잇달아 라이브 스트리밍 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스민 혁명을 촉발한 트위터와 같이 앞으로도 소셜 미디어는 의견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열린 공간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생중계로 만나는 클래식
공연계에서도 라이브 스트리밍 기반의 SNS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주로 각종 홍보 이벤트를 SNS를 통해 생중계하는 방식이다.
네이버TV,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가 공연의 홍보채널로 떠오르고 있으며, ‘공연실황’ 자체를 SNS로 중계하는 사례가 클래식음악,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 중이다.
온라인 생중계를 통한 공연홍보의 선두주자는 뮤지컬 장르다. 개막 전 프레스콜, 쇼케이스, 주연 배우들의 토크쇼 등 관객의 흥미를 유도하는 이벤트 행사를 생중계한다. 대형 뮤지컬 ‘킹키부츠’와 ‘마타하리’는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제작발표회, 프레스콜 등의 홍보 이벤트를 생중계했다.
쇼케이스 티켓 오픈 후 1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티켓을 못 구한 관객들을 위해 네이버 TV캐스트와 ‘브이라이브(V LIVE)’로 생중계하였고, 동시접속 최대 7만 5000여 명을 기록했다.
쇼케이스 뿐만 아니라 토크쇼, 제작과정 공개 등 생중계의 재미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소스가 라이브로 방송되고 있다. 창작뮤지컬 ‘그날들’은 배우들이 캐스팅 발표부터 공연 뒷이야기까지의 토크쇼를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매주 공개하고, 뮤지컬 ‘오케피’와 ‘애드거 앨런 포’ 역시 토크쇼를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뮤지컬 ‘위키드’는 600회 국내공연을 기념하는 ‘위키드 그린 쇼박스’ 이벤트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진행해 당일 관객뿐 아니라 페이스북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우수 창작 뮤지컬과 창작 연극을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인 ‘TV캐스트’와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V라이브’를 통해 전막 실황 중계한 것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창작공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시도로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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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라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가지고 있는 공연예술의
특성상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분명 매력적이다.
클래식 음악 동호회 ‘클래식에 미치다’는 매주 아티스트를 초청하고 인터뷰하면서 이를 생중계하고 있다. V라이브는 여러 장르의 음악 채널을 오픈하고 있는데, 클래식 채널의 경우 런칭과 동시에 기하급수적으로 팔로우를 모으며 기염을 토했다.
클래식 음악 분야의 또 다른 대표적 사례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들 수 있다. 네이버 TV캐스트와 V라이브 클래식으로 생중계한 조성진 공연은 시청자 약 8만 명, 누적 시청자 10만 명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연주공간이 200석에 불과한 작은 공연장이었음을 감안하면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저변확대와 관객개발 효과를 톡톡히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예술의전당 2016 교향악축제’,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등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생중계했다.
특히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은 약 1만6000명이 동시에 시청하는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공연장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보여주었다.
소극장 연극으로는 연극 ‘Q’가 일곱 대의 카메라를 공연장에 설치, 전막 실황을 페이스북으로 내보냈다. 500 명 이상이 실시간 시청하였고 6000건 이상이 공유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소극장 관객으로는 도저히 커버할 수 없는 성과였다.
팟캐스트로 공연 홍보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체 팟캐스트를 만들어 공연 홍보를 생중계로 내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예술의전당 팟캐스트’는 예술의전당 아티스트 시리즈, 토요콘서트 등 기획공연 실황을 내보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창작 뮤지컬 신작 릴레이’도 쇼케이스 공연 실황을 팟캐스트로 공개하였다. 또한 국립극단, 두산아트센터도 자체 팟캐스트를 통해 꾸준히 공연을 홍보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15년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Royal Philharmonic Orchestra)가 독자적인 디지털 라디오 방송국 ‘더 사운드 오브 더 로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개국해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뿐 아니라 로열필의 연주곡을 들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뮤지션들이 직접 촬영하고 감독까지 맡은 관찰 다큐멘터리 형식의 방송도 로열필 홈페이지, 로열필 TV, 온라인 비디오 채널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로열필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에 관객들을 초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블로그나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무대 뒷이야기 등을 함께 공유하곤 한다. 또한 ‘RPO Rewards’라는 온라인 예약 앱을 통해 참여하는 관객들에게 로열티 포인트도 지급하고 있다.
로열필에 대한 종합 정보와 공연의 세부 사항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RPO 리워드에는 공연 티켓 예매 앱과 많은 SNS 사이트들이 있다. 유튜브에선 로열필TV 감상은 물론이고, 라이브 공연 스케줄과 공연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항상 끊임없이 발전하고 혁신하는 전통을 가진 로열필은 오늘날에도 가장 편견이 없는 진보적인 심포니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그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라이브 스트리밍’이다.
모바일 공연예술 성공 조건
모바일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는 역동적인 콘텐츠로서 향후 최소한 몇 년간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연예술분야에서는 전통적인 홍보채널에 변화를 몰고 올 플랫폼으로서 많은 기획자, 홍보담당자, 마케터들은 라이브 스트리밍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욱 아이디어를 짜내게 될 것이다.
더구나 요즘은 TV보다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익숙한 어린 세대들이 많고 이들이 경제력을 가지게 되면 광고의 주류가 모바일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크다.
아직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먼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공연예술에도 모바일 시장이 형성돼 모바일 e뮤지컬, e클래식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
공연예술 라이브 스트리밍 화면에 기업 스폰서 광고의 노출이 이뤄지고, 안정적인 사용자의 유입을 위해 수익의 일정 부분이 모바일 공연예술시장에 재투자 돼야 한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광고 단가가 올라가면, 크리에이터나 아티스트는 더욱 더 좋은 품질의 영상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양질의 영상을 보는 뷰어가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될 때 크리에이터와 플랫폼은 동반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
공연예술의 라이브 스트리밍이 실제로 관객들을 공연장까지 유입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통계로 그 효과가 검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로 웹을 접속하는데 익숙한 젊은 층과의 접점을 넓히고, 댓글이나 ‘좋아요’ 등 즉각적인 피드백과 콘텐츠 공유가 쉽게 일어난다는 점에서 일단 입소문 효과가 큰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라이브 스트리밍은 ‘양날의 검’처럼 그 방향에 따라 리스크와도 직결될 수 있다. 한 번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노출되지 말아야 할 상황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빠르게 올라오는 댓글에 대한 잘못된 대응으로 사용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도 있다. 공연장이나 공연단체일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아티스트일 경우에는 자칫 ‘인터넷 마녀사냥’으로 번질 위험성이 농후하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이에 따른 명확한 제재가 없다. 특히 모든 연령층이 사용하는 방대한 플랫폼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유해하고 자극적인 동영상에 사람들이 노출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라는 공간의 제약과 시간의 제약을 가지고 있는 공연예술의 특성상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분명 매력적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해가고, 소비자들의 욕구 또한 순간순간 계속해서 변하고 있는 공연예술시장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방법은 기민하게 트렌드를 읽어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일이다. 모바일 영상의 시대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치밀한 기획 아래 모바일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오던 공연 홍보 채널 서비스가 아닌 공연 라이브 스트리밍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라이브 영상을 잘 활용하여 시청률이나 트래픽 등 화제성을 확보하는 공연예술(단체)만이 공연 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생존할 수 있다.
현재 공연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도입기이자 춘추전국시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 분명히 승자가 나타날 것이다. 공연예술이라는 단일시장에서의 승자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좀 더 크게 라이브 스트리밍 전체 시장에서의 승자가 될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누가 먼저 발 빠르게 이제까지 표현되지 않았던 소비자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이해하며 보다 더 ‘소셜’하게 진화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6호(2017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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