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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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비서, 호기심 넘어 진짜 쓸모 증명해야
KEY POINT
. 가치 높은 서비스 얼마나 늘어날까
- 사용자 가치가 높은 AI 비서 서비스 확대를 통해 디바이스를 반복적으로 이용하도록 할 수 있느냐가 관건
. AI 비서 스피커 가격 낮아질까
- AI 비서 장치가 서비스 플랫폼이 되기 위해 디바이스 가격을 낮춰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
. 프라이버시 보호 확신 줄까
-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킨다는 확신을 주고 사용자 인증 기능을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
2014년 11월 아마존이 출시한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비서 장치인 ‘에코’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음성인식률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고, 음악을 듣거나 날씨나 뉴스와 같은 생활정보를 확인하고 일부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등 제공되는 서비스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아마존이 ‘에코닷(Echo Dot)’과 ‘에코탭(Echo Tap)’을 출시하고 7월부터는 에코를 이용해 생필품이나 피자를 주문하고 우버, 리프트 등과 같은 생활편의 서비스를 호출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주요 사업자들이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의 핵심이 음성인식 기술이나 디바이스가 아니라 서비스 생태계에 있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 및 관련 장치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은 누가 뭐래도 미국의 아마존일 것이다. 2014년 11월 기본형 장치인 아마존 에코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에코의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에코닷과 에코탭을 출시했다.
에코닷은 AI 비서인 ‘알렉사’의 서비스 영역을 거실에서 집안의 모든 곳으로 확대했으며, 에코탭은 집밖에서도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앞서 2015년 9월에는 파이어TV에서,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아마존의 파이어 태블릿에서도 알렉사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올해는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새로운 에코가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인텔과 제휴해 스마트홈 스피커의 레퍼런스 디자인을 다른 제조사들에게 제공해 더 많은 디바이스 제조사가 에코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알렉사 기반의 서비스 생태계를 강화하고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사 및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알렉사 API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키트(SDK)를 공개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를 포함해 BMW, 포드 등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가 이미 자사 차량에 알렉사를 탑재하기 시작했으며, LG전자도 ‘스마트씽큐허브’에 연동된 알렉사를 이용해 자사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아마존은 또 협력사들이 알렉사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알렉사 보이스 서비스(AVS)와 알렉사 스킬 키트(ASK)도 제공하고 있다. GE의 ‘제네바 스킬’, 가공식품기업 캠벨의 ‘키친 스킬’ 등을 포함해 이미 3000여 개의 알렉사 스킬을 제공 중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에코 제품들은 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500만 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올해 1000만 대를 추가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마존 뒤쫓는 글로벌 IT 기업들
사실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는 2011년 10월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나우’,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아마존이 알렉사 서비스와 에코를 출시했을 때만 하더라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아닌 무선 스피커를 매체로 한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AI 비서가 차세대 서비스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AI 비서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아마존의 공격적인 행보를 확인하고는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구글이었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초 ‘구글홈’을 출시했다. 구글홈은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던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인 구글나우를 업그레이드한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돼, 정보 검색은 물론 음식 주문, 가전 제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보 검색 결과는 기본적으로 음성으로 제공되지만, ‘크롬캐스트’를 이용해 TV 등의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제공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먼저 AI 비서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생태계 확장 전략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애플의 AI 비서 서비스인 시리를 ‘iOS10’ 서드파티용 API로 공개한 것을 제외하면 독자적인 AI 비서 장치를 개발할 것이라는 소문만 나돌 정도다.
반면, 가장 뒤늦게 AI 비서 경쟁에 뛰어든 MS는 지난해 11월 삼성에 인수된 하만카돈과 제휴해 올해 1분기 중에 코타나가 탑재된 홈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생태계 확대를 위해 이미 코타나 SDK 및 코타나 스킬 키트(CSK)를 공개했다.
아마존, 구글, 애플, MS가 주로 일반 소비자 대상의 AI 비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IBM은 자체 AI 솔루션인 ‘왓슨’을 제공함으로써 AI 기술이 없는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홈서비스 로봇인 ‘페퍼’는 IBM의 왓슨을 이용해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SK C&C나 롯데쇼핑 등이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국내, 이통사 중심 AI 비서 도전
해외의 경우 전자상거래 기업(아마존), 인터넷 기업(구글), 디바이스 제조사(애플), IT 기업(MS, IBM)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가 AI 비서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SK텔레콤의 ‘누구’가 대표적인데, 아직까지는 음성인식률이 낮은 편이며,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적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3~4개월 동안 팟캐스트 듣기, 무드등 제어와 같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고 음성으로 치킨이나 피자를 주문하는 등 관련 생태계 확대와 서비스 안정화에 노력하고 있다.
또 조만간 인터넷 쇼핑이나 ‘T맵’ 서비스와도 연계하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누구 API도 공개하는 등 AI 비서 기반의 생활플랫폼 생태계를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누구 이용자는 3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일찌감치 AI 비서 서비스를 출시한 SK텔레콤과 달리 KT와 LG유플러스는 올해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KT는 올해 상반기 중 AI 비서 서비스인 ‘기가 지니’를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처럼 별도의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대신 음성인식 기능이 포함된 셋톱박스를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예정이다.
음성명령을 이용한 IPTV 서비스의 제어 및 음악 재생은 물론 집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하거나 간단한 생활정보를 확인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지보(Jibo)’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던 LG유플러스는 지보가 해외 출시를 포기함에 따라 LG전자의 AI디바이스팀과 공동으로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에 나선 상태다.
그 동안 확보한 ‘IoT@Home’ 가입자를 중심으로 음성을 통한 가정용 IoT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스마트홈 허브로 활용할 예정이다.
빨라야 올해 하반기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기능이나 혜택이 없다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가전제조사인 삼성전자와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도 AI 비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플랫폼, 스마트폰, 홈서비스 스피커의 세 가지 측면에서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애플의 시리를 개발한 비브랩스를 인수했고, 11월에는 세계적인 스피커 업체인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 출시할 스마트폰 ‘갤럭시S8’에는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음성명령을 통해 모바일 결제까지 가능하게 해 생활편의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음성인식 및 AI 기술 개발에 집중해온 네이버도 올해 AI 비서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에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데뷰 2016’에서는 AI 음성인식 비서인 ‘아미카’를 공개하고 일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아미카의 API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말에는 프랑스의 스피커 스타트업인 드비알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를 정보 검색 및 생활편의 서비스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이미 온라인 쇼핑몰인 GS샵이나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인 배달의민족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스마트폰 중심의 O2O(Online to Offline) 생태계와도 연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의 에코나 SK텔레콤의 누구에서 확인됐던 것처럼 초기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낮은 음성인식률에서 그 답을 찾고 있는데, 그보다는 AI 비서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한적이라는 데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즉 아직까지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 외에 그다지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업인 스태티스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I 비서 장치를 통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가 고작 음악을 듣거나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것이다.
AI와는 크게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단편적인 기능만으로는 높은 사용자 가치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해당 디바이스를 반복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사용자 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전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AI 비서 장치와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전략의 변경이 필수적이다. AI 비서 장치가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사용자 및 서비스 제공자가 많아야 하지만, 현재처럼 스피커 가격이 비싼 상황에서는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바이스를 최소한의 가격에 제공해야 하며, 추가적인 수익은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나 콘텐츠 서비스의 중개수수료 등 다른 방법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시장 전략 관점에서도 변화가 필요한데, 현재 출시되는 음성인식 비서 장치 및 서비스가 주로 얼리어답터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일반인들(Early Majority)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IT 기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손쉽게 디바이스를 설정하고 주변기기나 생활편의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음성 명령을 이용해 서비스 디바이스를 설정하고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검색하고 등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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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서 장치가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사용자 및 서비스 제공자가 많아야 한다.
디바이스를 최소한의 가격에 제공하고,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나
콘텐츠 서비스의 중개수수료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AI 비서 서비스의 핵심은 스피커 같은 디바이스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존재하는 음성인식 기반의 AI 서비스다. 이는 음성인식 기반의 AI 서비스 API만 가져다 쓸 수 있다면,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실제로 냉장고, TV와 같은 생활가전은 물론 자동차나 액티비티 트래커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속속 채택돼 이용되고 있다.
즉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AI 비서 서비스 및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다양한 디바이스에서의 서비스 연속성이나 일관성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해지게 된다.
AI 비서 서비스의 제공과 관련해 프라이버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슈다. 음성인식 기반의 장치는 실시간으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주변의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한다.
이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항상 도청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자로 하여금 AI 비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동안에는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또 말하는 사람의 성문분석 등 사용자 인증 기능의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어린 아이들이나 방문자에 의한 무분별한 AI 비서 서비스의 이용을 제한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서비스 디바이스에 복수의 계정을 연동시키는 방법도 함께 연구해야 할 것이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AI 비서 스피커 시장 규모가 2015년 3억6000만 달러에서 2020년 21억 달러로 6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AI 비서 스피커만의 시장 규모다.
기업들은 이 시장을 더 키우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디바이스 제조사나 플랫폼 사업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되며, 시장 초기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생각의 전환이 요구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5호(2017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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