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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이 심리치료 패러다임 바꾼다

2017-01-26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유상형, 조광수)

가상현실(VR)이 군인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알버트 스킵 리조 교수 팀이 제작한 ‘브레이브마인드(Bravemind)’로 주로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들의 PTSD 치료에 쓰이고 있다.

전쟁을 경험한 군인 중 일부는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심리적 외상을 겪으며, 극심한 PTSD 증상에 시달린다. PTSD는 전쟁, 성범죄, 재난사고 등 심각한 사건을 겪은 후 나타나는 불안 증상이다.

이 증상에 대한 치료법 중 하나는 ‘지속적 노출 치료법(PE)’으로 환자의 불안감이 낮아질 때까지 반복적으로 외상 기억에 노출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환자가 외상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하면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이 치료법은 외상 기억에 잘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는 VR와 지속적 노출 치료법(PE)을 결합한 ‘가상현실 노출 치료법(Virtual exposure therapy)’이 새로운 PTSD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VR, 참전 용사 스트레스 장애 치료 등에 활용

이와 같이 VR는 주로 심각한 PTSD 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우울증, 스트레스와 같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심리적 질환 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VR의 특성이 현재 심리적 질환 치료가 안고 있는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VR를 활용한 참전 용사 PTSD 치료 서비스 ‘브레이브마인드’ [출처: USC ICT 홈페이지]


첫 번째 해결 가능한 문제는 사람들의 심리치료 기피 현상이다. 이는 VR 몰입형 기기의 개인적인(private) 특성을 활용하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정신질환이 생겨도 사회적 편견이 두려워 치료받는 것을 꺼린다.

정신질환자를 사회 부적응자로 바라보는 편견 때문이다. 이는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을 견뎌야 하는 고통뿐 아니라 인사평가의 불이익 등 실질적인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겠지만, 몰입형 기기를 착용하는 VR를 이용해도 해결이 가능하다. 몰입형 기기는 주변으로부터 고립된 경험(isolating experience)을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특성이 강하다.

따라서 VR 심리치료를 이용하면 사람들은 주변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자신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용이해진다.

또 바쁜 현대인에게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VR 심리치료방식이 매우 적합하다. 오프라인 심리치료는 정해진 시간,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동과 대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시간적 부담은 바쁜 현대인들이 심리치료 받기를 주저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VR에서 언제든지 상담자에게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심리치료의 경우 VR 심리치료의 장점인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어렵다. 또 그룹 심리치료는 같은 시간대에 상담자와 여러 명의 내담자가 접속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참석하지 않으면 손해가 크다.

이는 새로운 VR 캡처 기술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VR캡처는 알트스페이스VR(AltspaceVR)이 개발한 기술로 VR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녹화하고 재생(playback)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우리가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원할 때 언제든지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어 상담자와 내담자가 진행한 그룹 대화를 마치 지금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VR는 개인의 주변에 있는 비전문 건강 조언자(LHA)와의 접근성을 높여 심리적 질환의 관리와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2016년 정신건강 종합대책’에 의하면, 정신질환의 초기 개입(intervention) 실패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심각하다.

이 문제는 개인 주변의 비전문 건강 조언자의 역할 증대로 해결할 수 있다. 비전문 건강 조언자는 개인의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족, 친구, 종교, 그리고 지역사회 구성원이다.

이들은 개인에게 우울함을 달랠 수 있는 정서적인 지지(emotional support)뿐 아니라 상담 및 치료기관을 추천하는 정보적인 지지(informational support)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이 정서적으로 힘들거나 우울할 때마다 늘 주변의 비전문 건강 조언자를 만나 도움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VR를 이용한다면 내가 정서적으로 힘들 때 내 주변의 비전문 건강 조언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VR의 아바타는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거의 유사하게 표현하고 있어 실재감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크레이지토크(CrazyTalk)와 8i은 실제 인물의 겉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해 아바타를 만들고 있다. 또 알트스페이스VR와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목소리와 제스처를 그대로 재현해 소통할 때 실재감을 높이고 있다. 

 

‘크레이지토크(CrazyTalk)’로 제작한  실존 인물의 3D 아바타


이를 종합해보면 향후 심리 치료 서비스는 개인적이며 사회적인(social) 특성을 모두 지닌 VR 기반 소셜 플랫폼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

VR 기반 소셜 플랫폼은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사용자 홀로 전문적인 심리 치료사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 주변의 비전문 건강 조언자와 교류하며 정신질환을 조기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6년 10월 세계 최대의 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선보인 ‘소셜 VR’의 프로토타입을 보면 머지않아 우리의 소통수단은 VR 속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통수단과 방식의 진화는 개인의 정신건강 증진뿐 아니라 심리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5호(2017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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