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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농업의 만남, 도시가 거대한 농장이 된다
인터스텔라, 매드맥스, 설국열차, 마션. 이들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황폐해진 미래를 배경으로 한 미래 농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최신형 스마트폰, 멋진 자동차나 금과 같은 보석도 좋지만, 이 모든 것이 있어도 우리는 하루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먹거리 위기는 현재 진행형
위에서 언급한 영화들이 공상과학 영화일 뿐이면 좋겠지만 영화의 많은 부분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며 먹거리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인터스텔라에서와 같이 대량생산을 위한 농장들은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일 품종을 재배해 기상이변이나 병충해에 취약하다. 또 황폐해진 지구를 배경으로 한 매드맥스와 같이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사고 이후 전 세계에서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크게 늘었다.
2050년 경에는 세계 인구가 100억 명 이상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지금보다 70% 더 많은 먹거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먹거리 위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글로벌 미디어인 톰슨 로이터에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9빌리온 보울스'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세계적으로 2014년에는 3조 원 이상, 2015년에는 약 5조 원이 투자됐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MBA를 떠나 농대로 진학하라고 이야기하고, 구글의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가 설립한 투자 펀드 이노베이션 엔데버는 ‘FARM 2050 프로젝트’를 만들어 전 세계의 기술 기반 농업 스타트업을 찾아내 지원과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일본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안전한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소니, 후지쯔, 파나소닉과 같은 글로벌 전자회사들이 과거 반도체 생산라인을 응용해 식물공장을 만들고 딸기와 시금치, 상추 등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환경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식물공장에서 재배된 먹거리들은 시장에서 1.5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중국 역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의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국적 종자기업을 52조 원에 인수하는 등 농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속적인 농업에 대한 투자와 혁신은 거대 자본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개인들이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서 농업을 혁신하고,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회색빛 가득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가지각색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도시에 사는 인구의 비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14년 말 기준으로 90% 이상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클릭앤그로우의 가정용 허브 재배기) |
모두가 농부가 되는 미래 주방과 거실, 베란다와 옥상, 도시의 빈 공간에서 스스로 먹거리를 재배하는 도시농부의 수가 전 세계에 8억 명, 미국에는 8500만 명 이상이다.
미셸 오바마도 그 중 한 명으로 백악관에 텃밭을 만들어 먹거리를 재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약 100만 명의 도시농부가 있고,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 각자가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스스로 먹거리를 재배한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 그 자체가 거대한 농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스스로 먹거리를 재배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재배 공간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전문적인 재배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 여러 번의 실패를 겪고 난 후에야 제대로 먹거리를 수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마저도 여유가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의 사람들에게는 쉽게 도전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도시농업은 비싼 취미활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실제로도 시간과 자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도시농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도시에서 먹거리를 재배하는 도시농부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IT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MIT 출신들이 만든 그로브랩스(grovelabs)가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기술을 활용한 실내용 야채 재배기를 만들었다. 클릭앤그로우(Click and Grow)는 가정용 허브 재배기를 판매하고 있다.
또 도시농부들이 직접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먹거리를 소비자와 연결하는 서비스인 파미고(Farmigo), 도시의 건물 옥상에서 하이드로포닉스(hydroponic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야채와 허브를 재배해 판매하는 고담그린도 대표적인 농업 분야 스타트업이다.
한국에서는 엔씽이 스마트폰으로 가정의 화초를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화분을 판매하고 있고, 텃밭과 농장의 환경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센서를 곧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런칭할 계획이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이 설립한 투자펀드 이노베이션 엔데버의 ‘FARM 2050 프로젝트’ 웹사이트. 전 세계 기술 기반 농업 스타트업을 찾아내 지원과 투자를 진행한다.) |
이 스타트업들은 모두 센서,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기반으로 농업을 혁신하고 있으며, 멀리 떨어진 농촌이 아니라 뉴욕이나 서울 같은 대도시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어느 분야의 진보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관련 기술과 산업이 발달하고, 인프라가 준비돼야 한다. 지금은 센서, 통신,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처리와 같은 기술이 개발됐고, LED 가격이 예전에 비해 크게 하락해 투자 대비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또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관심도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으로 가정의 화초를 관리할 수 있는 엔씽의 스마트화분) |
30년 전,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 보통 사람들은 컴퓨터를 사용할 일이 없었지만, 지금은 컴퓨터 없는 우리의 삶을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과거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지금 우리는 화초 하나 키우는 방법도 잘 알지 못할 만큼 우리의 삶과 농업은 동떨어져 있다.
앞으로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고 그로 인해 개인용 팜과 같은 제품과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스스로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재배해 먹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길 기대한다.
<본 기사는 테크M(테크엠) 제35호(2016년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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