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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의 기반은 ‘협력’과 ‘배려’
얼마 전 공유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의 홍보자료 중 공유경제 서비스를 일상생활에서 이용하는 ‘공유씨의 하루’라는 콘텐츠를 접한 적이 있다. 공유씨는 카셰어링을 통해 출근을 하고, 공유옷장에서 빌린 정장을 입고 출장을 간다. 협력사와 회의를 위해 공간 공유서비스를 이용하고, 공유책장에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도 대여한다.
최근 직원들이 주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는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고, 모바일앱을 통해 카셰어링 서비스인 쏘카를 예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유경제가 우리생활에 깊게 스며들고 있음을 느낀다. 이러한 일상에서의 공유가 편리서비스를 넘어 디지털 경제의 시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 많은 기대와 놀라움을 가진다.
다양한 유형의 공유경제와 서비스들은 전통 산업이 구축한 경제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공유는 생산자와 소비자 즉 산업 주체들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고, 완전 고용과 임시 고용의 구분, 재화와 가치가 발생하는 지점을 모호하게 만든다.
가령, 우버 운전자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차량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1차적인 소비자이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자다. 그럼 우버 이용자가 사고를 당하면 누가 보상하나. 우버는 이용자와 공급자를 연결시켜주었을 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운전자가 보상한다.
반면 전통적인 택시산업에서 보험 가입 주체는 운전사가 아니라 택시회사다. 공급자와 이용자가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는 구조에서 공급자-플랫폼-이용자라는 새로운 구조로 바뀌고 공급자는 때로 이용자가 되기도 한다.
사실 공유(共有)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인류의 번영과 존속을 위해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문화이자 생활방식의 하나이다. 과거 우리선조들은 과객을 후히 대하여 사랑방을 내주기도 하였고 두레, 품앗이 등을 통해 부족함을 채우며 함께 살아가는 지혜와 문화를 만들어왔다. 이미 1948년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차를 공동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이미 존재했던 공유경제가 모바일 기기, 소셜네트워크,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소통비용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서로 나누어 쓰고 협력하는 공유가 생활 방식과 문화를 넘어 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하나의 조류로 등장한 것이다.
전통적인 임대업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는 차량과 숙박공유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스마트폰이나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관계에서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진화로 과거에는 경제의 근간이 될 수 없었던 개인의 생산 자본들이 경제활동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라마다 공유경제를 대하는 자세는 다르다. 중국은 우버(Uber), 디디추싱과 같은 차량예약서비스를 합법화한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여전히 불허한다. 에어비앤비(Airbnb)는 한국에서 영업이 가능하지만 독일에서는 불법이다. 서울시는 모바일 차량예약서비스인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우버 파파라치까지 도입하는 등 공유경제가 기존 경제시스템과 충돌하고 있다.
소위 ‘공유’ 활동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가 새로운 경제의 서막을 여는 엄청난 혁신인지, 아니면 새로운 가치 창출 없이 기존 질서를 교란하는 변형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정책이 달라진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제한은 새로운 공유경제 서비스가 가져다 줄 협력적 소비와 사회의 지속가능성보다는 전통산업 공급자 보호에 우선순위를 둔 결과다.
공유경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유경제의 다양한 서비스가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만 끝날지, 아니면 협력적 소비를 바탕으로 상호신뢰가 바탕이 된 공동체의 회복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유경제가 인류가 한 단계 도약하는 새로운 경제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물론이고 기술 혁신과 더불어 제도적 혁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다양한 공유 활동에 참여하며 사회 구성원 사이의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수 있는 인식이 자연스레 시민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또한 기업이 제공하는 공유서비스가 지역의 특성과 문화에 기반한 혁신 모델로 사회가 처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제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정책 입안자들은 공백상태로 있는 법·제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 기술·경제·사회가 함께 공진화할 수 있는 방향성이 정립될 때 우리는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를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나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우리가 기대하는 새로운 경제적 대안과 생활·문화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를 맞았다. 발전, 개발, 경제성장이라는 신기루에 취해 탐욕을 동경했던 비정상적인 모습들이 연일 촛불민심으로 이어지고 얼어붙은 국민들의 마음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혼란스러운 이 시점에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공감과 배려를 바탕으로 국민 모두가 똘똘 뭉쳐 공동체를 회복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근간이 되는 협력과 배려가 내일의 희망으로 안내하는 다부진 닭의 울음이 되어 정유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더욱더 따뜻해지길 바란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5호(2017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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